다양한 희귀질환 중에서도 ‘척수성 근위축증(SMA)’이라는 질환명이 익숙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SMA는 척수와 뇌간의 운동 신경세포 손상으로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질환으로, 10만 명 중 1~2명꼴로 발생한다.
SMA는 상염색체 열성 질환으로, 부모로부터 ‘유전’된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1개의 돌연변이 SMN1 유전자를 물려받으면 보유자(Carrier)가 되지만, SMA 질환이 발현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양 부모로부터 돌연변이 SMN1 유전자를 모두 물려받으면 SMA 질환이 나타난다.
더불어 SMA 환자는 SMN 단백질(생존 운동신경세포 단백질)을 생산하는 SMN1(생존 운동신경세포 1) 유전자가 돌연변이거나 아예 결여돼있다. SMN1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운동신경 세포의 건강과 기능을 유지하는 SMN 단백질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 SMA 환자는 SMN1의 백업 유전자로 SMN2를 가지고 있지만, SMN2 유전자의 SMN 단백질 생산량은 10%에 불과하다. 정상적인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SMA는 발병 연령, 신체발달 지표 등에 따라 5개의 유형으로 나뉘는데, 대부분 영아~청소년기에 발병하는 1, 2, 3형이 가장 많다. 이 중 1형 신생아들의 경우 SMN 단백질을 거의 생성하지 못해 근육이 온전히 발달되지 않아 스스로 호흡하거나 음식이 삼키기 어려워 만 2세가 되기 전에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동안 SMA는 물리치료 또는 재활치료가 치료의 전부였다. 그러나 2016년, 바이오젠(Biogen)이 현존하는 유일한 SMA 치료제인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를 개발했다.
스핀라자는 SMN2 유전자에 결합하는 과정을 통해 SMN 단백질의 생산량을 증가시킨다. SMN2 유전자 pre-mRNA의 인트론 7(intron 7)에서 발견되는 ISS-N1에 결합해 SMN2 mRNA를 생성해 이것이 SMN 단백질로 전환되는 원리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임상 결과 SMA 1, 2, 3형 모두에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세계 최초의 SMA 치료제인 것도 모자라 발병 유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환자들에서 모두 효과를 입증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먼저 ENDEAR 연구를 보면, 1형인 6개월 이하의 영아를 대상으로 스핀라자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실험 결과 스핀라자 투여군의 51%에서 운동기능 개선이 나타났다. 22%는 스스로 머리를 가눌 수 있었고, 10%는 구르기를 할 수 있었으며, 8%는 타인의 도움 없이도 앉을 수 있었고, 1%는 일어나 설 수 있었다.
무사고 생존율도 위약군은 32%인 반면 스핀라자군은 61%를 기록했다. 여기에 질병 진단 후 13.1주 이내 스핀라자를 투여받은 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생존률이 더 높았다.
CHERISH 연구는 생후 6개월 이후 증상이 발현된 2형 또는 3형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연구다. 실험 결과 15개월 시점에서 스핀라자군의 해머스미스 기능성 운동 확대 지수(HFMSE)는 3.9점 상승됐다. 위약군이 -1.0점 악화된 것에 비하면 매우 유의한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ENDEAR와 CHERISH 연구의 긍정적인 분석에 따라 임상시험에 참여한 SMA 환자들은 현재 진행 중인 ‘SHINE’ 오픈라벨 연장 임상으로 전환돼 계속해서 스핀라자를 투여 받고 있다.
향후 발표될 또 다른 추가 임상 연구를 통해 스핀라자의 장기적 안전성과 효능은 어떻게 나타날 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