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업 도전 어려운 신약 R&D, 정부가 지원해야”
묵현상 KDDF 단장 “투자 방향성 재설정해 민간 투자 활성화 필요”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12-01 13:22   수정 2017.12.01 13:26


국내 제약·바이오 민간 기업들에 대한 정부 투자의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해 더욱 많은 신약 개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11월 30일 열린 ‘한국바이오포럼 2017’에서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의 묵현성 단장은 “정부의 R&D 투자를 늘리긴 어려우나 올바른 방향 제시를 통해 더 많은 기업들이 임상 시험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 단계를 빠져 나와 신약 개발의 기회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2015년 발표된 신약개발 정부 R&D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자료를 보면, 정부가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자금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민간 기업 투자 금액의 20%에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묵 단장은 정부의 R&D 자금 지원은 현재보다 더 늘릴 수 없다는 것을 대전제로 한 상태에서 이 자금이 어디로 집중돼야 할 것인지, 즉 ‘투자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묵 단장은 “정부가 투자해야 하는 곳은 먼저 시장의 실패, 즉 리스크가 너무 높아 민간 기업이 가까이 하지 않는곳에 투자해야 한다. 즉 개발 초기 단계에 많은 위험을 안고 있는 하이 리스크(High risk) 분야에 자금이 투자돼 신약 개발의 기회를 넓힐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는 희귀질환 및 저수익 분야 등 국민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한 분야다. 전세계 환자가 10만명 미만이면 희귀질환이라고 하는데, 특히 이보다 적은 수의 환자수가 집계되는 질병을 대상으로 개발하기에는 경제적 리스크가 따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묵 단장은 “세번째는 장기 투자와 대규모 투자 또한 민간 기업이 하기는 어렵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민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장기 투자에 뛰어들어 성과를 이뤄낸 경우지만 이들을 제외한 많은 기업들이 장기투자와 대규모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를 받는 기업의 단계는 설립 연도에 따라 △초기 단계 기업(1~3년) △죽음의 계곡 단계 기업(3~10년) △굴지의 제약 기업(10년 이상)으로 나뉜다.

초기 단계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적 연구 개발 및 글로벌 트렌드를 읽는 역량이며,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매니지먼트역량이다.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비즈니스로 연결하지 못하면 곧 실패로 끝나기 때문이다.

죽음의 계곡 단계 기업은 어떻게 이 계곡을 넘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더구나 이 단계를 넘어가도 어떤 상황이 펼쳐질 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고비를 겪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굴지의 제약기업 단계는 프리미엄 마켓을 진입하지 못하면 별 소득이 없다. 당장 먹고 살 수는 있지만 순위권에 들기는 어렵다는 것. 역사가 오래된 만큼 경험, 자금, 네트워크 역량이 바탕된 글로벌 임상 수행 능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임상 시험, 특히 3상에서 실패하게 되면 엄청난 비용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항상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다고 묵 단장은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업 단계에 따른 투자의 특성은 어떨까?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바이오 투자 중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비용은 2015년에 비해 34% 증가했다. 이는 초기 기업 투자가 증가하며 미국의 스타트업들이 국내 펀딩을 매입하기 때문이라고 묵 단장은 분석했다.

죽음의 계곡 단계의 투자는 상장한 기업들을 포함해 상장 직전의 기업들이 대부분 포함되는 만큼, 상당한 비용이 임상 시험을 위해 투자된다. 물질 탐색 단계는 약 30억 가량 소요되며, 임상독성실험과 임상 1상 단계는 연간 최소 10~20억의 비용이 소요된다. 다행히도 이 단계의 초기에는 정부의 R&D 자금 지원을 비교적 많이 받을 수 있다.

묵 단장은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기업공개(IPO) 정책은 ‘양날의 칼’이라고 언급하며 상장은 쉽게, 퇴장은 더 쉽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가 $1 미만이 1개월 지속되면 시장에서 퇴장시키고, 현 퇴출 기준(년 매출 30억원 미만, 5년 연속 영업 적자) 대신 주가가 액면가 이하로 하락한 상태로 1개월 지속되면 퇴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묵 단장은 “국내 기업들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극대화하고 개발 속도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 확대를 위해 정부는 죽음의 계곡 단계를 넘을 수 있는 인적·물적 지원, 경영활동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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