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박능후 복지부장관과 일련번호 바코드 표준화 공감대
어그리게이션 없인 업무 가중 등 현장 방문…반품 문제도 부각
김정일 기자 jiki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11-21 07:45   수정 2017.11.21 09:35

20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유통업체 현장 방문은 의약품 일련번호 시행을 위해서는 밑단부터 표준화돼야 한다는 것을 공감하는 자리였다.

이날 동원약품과 신창약품의 의약품 입고 출하 현장을 방문한 복지부 장관은 제조사에서부터 미비한 상태로 입고되는 의약품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밑단의 표준화가 선행돼야 정책의 표준화로 이어질 수 있음에 공감했다.

이번 방문은 복지부가 일련번호 관련 현장 상황을 모른다는 국정감사 당시 지적에 따라 이뤄졌다.

박 장관은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등과 함께 오후 4시 경 대형 유통업체 동원약품을 방문한 후 5시 40분 경 신창약품을 방문했다.

박 장관은 먼저 RFID 탑재 의약품이라도 어그리게이션(묶음번호)이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입력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 장관은 “RFID로 처리하면 한꺼번에 해결된다고 들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RFID로 나와도 어그리게이션이 안 돼 있으면 유통업체가 제품 하나하나를 찍어야 하는가?”, “강제 규정이 없어 제약사가 (어그리게이션을) 안 해서 보내는 건가?”라고 재차 물었다.

RFID가 효율적인 수단이긴 하지만, 어그리게이션이 안 돼 있으면 유통업체의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이는 결국 배송 지연으로 이어져 소비자가 피해 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박 장관은 코드의 일원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현재 2D 바코드와 RFID의 통일화 필요성이 언급되지만, 실제 현장에는 둘 다 없는 제품도 많았다.

신창약품 우재임 대표는 "바코드와 RFID 둘 다 없는 약은 사용번호와 유통기간을 손으로 직접 입력하고 있다. 즉 3개의 방법으로 출하하는 상황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배송 지연을 유발한다"면서 "2D 바코드와 RFID 중 하나로 통일한 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 장관은 “전혀 코드화돼 있지 않은 의약품에서부터 어그리게이션이 안된 제품 등 다양한 것 같다”면서 “읽는 방식도 제각각인 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1차원 바코드가 대부분인 일반의약품과 혼재돼 들어오기 때문에 유통업체의 출고 부담은 몇 배 증가한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전혜숙 의원은 “정부는 전문의약품의 흐름을 보기 위해 일련번호를 시행하지만 실제로 주문은 일반약과 전문약이 혼재돼 들어오고 둘의 코드 방식이 달라 따로 리딩한 후 다시 합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인력 부담이 몇 배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충분히 알겠다. 제약사에서부터 일반약이든 전문약이든 표준화된 코드를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박능후 장관의 현장방문에서 동원약품과 신창약품은 모두 반품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일련번호 시행에 앞서 그동안 반품을 잘 받아주던 제약사도 출고근거가 없는 제품의 반품을 거절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창약품 구기연 실장은 “약국이 여러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상황에서 반품이 일어날 경우 이를 어느 유통업체가 거래한 의약품인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특히 1~2년 단위로 판매사가 바뀌는 아웃소싱 제품의 경우 일련번호로 인해 바뀌기 전후의 회사에게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는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와 관련해 미흡한 점을 채운 후 시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동원약품 현준재 대표는 “일련번호는 낱알 반품 문제 등 각종 사안이 많아 밑단에서부터 매듭을 풀지 않으면 윗단의 정책으로 올라갈 수 없다”며 “좀 더 세심하고 깊게 연구한 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제약사, 유통업체, 요양기관까지 모두 사회적 합의를 이룬 후 시작하지 않으면 결국 정상적인 의약품 공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전 의원도 “현재로서는 주문은 했는데 배달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준비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현장의 어려움이 있음에도 유통과정 등을 파악하는 정책의 목표가 있으니 그 정책 목표를 달성하되, 현실적인 것을 감안해 유통업계의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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