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신약 시판허가 후 육성책 시급
약가·심사기준 신속결정, 의료계 애정 요구
노경영 기자 kynoh@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2-02-18 06:40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한 신약이 4품목이나 탄생, 신약보유국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으나 신약 시판허가 이후 보험약가 산정 및 심사기준 승인까지 너무 많은 시일이 소요, 국산신약의 실질적인 시판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제도적·절차상 문제와 함께 의료계 또한 국산신약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부족, 국산신약이 성장하는 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육성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대웅제약의 '이지에프외용제'(5월 30일자 허가)와 동화약품의 '밀리칸주'(7월 6일자 허가), 중외제약의 '큐록신정'(12월 17일자 허가)등 3품목의 국산신약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이들 신약들은 약정당국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시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보험약가와 심사기준이 정식으로 고시되지 않아 환자들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대웅제약의 이지에프와 동화약품의 밀리칸주는 보험약가와 심사기준 결정이 거의 마무리돼 보험당국의 고시만을 기다리고 있어 빠르면 이달 중에 최종 고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 2품목이 이달 중 고시된다 해도 이지에프는 시판허가 후 9개월만에, 밀리칸주는 시판허가 후 8개월만에 실질적인 시판에 들어가는 셈이 된다. 이같은 추세라면 큐록신정은 올 상반기 시판도 어려울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신약개발 전문가들은 "신약은 시판 타이밍이 중요한데 정부가 시판허가(식약청)를 내주고도 보험약가 및 심사기준결정(복지부)에 많은 시간을 소요함으로써 그만큼 실질적인 시판 타이밍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정부의 융통성있는 제도운영을 촉구했다.

특히 국산신약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자국에서의 보험등재(약가) 여부와 시판 이후의 시장상황 등을 협상 상대측에 제시하게 되는데 국내에서 이 문제로 발목이 잡혀 협상 진척이 안되거나 시기를 놓쳐 불리한 입장에 놓일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보험약가 및 심사기준 결정 지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설사 이 문제가 해결됐다해도 정작 처방을 내려야 할 의료기관들의 자세가 신약 발전에 더욱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국산신약 1호를 기록한 SK제약의 선플라주는 발매 3년째를 맞고 있지만 아직도 연간 매출이 30여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는 협소한 적응증 등의 문제도 있지만 엄격한 심사기준 운용과 국내의료기관들의 애정과 배려 부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약을 보유한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신약개발 자체를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이제는 신약 탄생 이후의 육성지원책 마련에도 관심을 가질 때"라고 말하고 "일본 의료계가 자국 개발신약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세계적인 신약으로 성장시킨 것처럼 우리 의료계도 국산신약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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