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도매업계와 한국화이자의 마진 줄다리기가 화이자측의 '인상불가'와 '쥴릭行'으로 결론나며 도매업계 새판짜기가 불가피해졌다.
화이자의 '쥴릭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사항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에서 쥴릭행이 이뤄졌고, 이와 같은 맥락에서 마진방침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동물류, 인수합병, 지주회사 등 새판짜기에 나서든, 쥴릭거래로 선회하든 현 상태에서 도매업소가 취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많지 않게 됐다.
마진은 NO= 도매업계는 지난해 간담회와 양측수장의 회동에 따른 입장조율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화이자는 지난 4일자 이희구회장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국내 제약시장 및 회사의 도매정책을 신중하게 분석 및 검토한 결과 협회의 도매마진 인상 또는 현금할인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요지의 입장을 피력했다.
또 '동시에 본사의 기존 도매정책을 수정하기로 결정했으며, 국내 제약시장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도매업계의 적정마진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쥴릭거래는 YES= 커티스 L. 앤드류스한국화이자사장은 3일 이희구회장을 만나 쥴릭을 통해 의약품을 공급하겠다는 결정을 전달했다.
화이자측에 따르면 현재 화이자와 계약관계에 있으면서 쥴릭협력업체인 경우 쥴릭을 통해 화이자제품을 계속 거래하게 된다.
또 계약관계에 있으면서 쥴릭협력업체가 아닌 경우 그 회사의 결정에 따라 기존 계약대로 화이자와 거래를 하거나 혹은 쥴릭과 신규 협력업체가 돼 화이자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기존 파트너들과 거래중단이 아닌, 효율적이고 선진화된 유통시스템을 활용한 기존 거래관계의 발전도모와 회사의 장기적 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는게 화이자측 입장.
기존 도매업소를 관리하는데 필요한 업무를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함으로써 원활한 제품공급은 물론 보다 우수한 고객서비스와 의미있는 프로그램에 재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주장이다.
화이자의 이같은 입장은 이전과 같은 맥락. '변화의 가능성은 없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새판짜기 불가피= 그간 도매업계는 마진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간담회와 양측수장 회동에서 양측입장이 긍정적으로 조율됐다는 판단 때문.
최근까지도 업계내 이같은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화이자의 두가지 카드가 동시에 나오며 맥빠지게 됐다.
더욱이 화이자는 '직거래를 원하는 도매상들과 거래를 하겠다'는 입장. 쥴투위처럼 싸울 수 있는 명분도 없게 됐다.
또 직거래와 동시에 쥴릭의 신규협력업체 카드를 제시, 마진문제도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도록 구도가 짜여졌다.
이에 따라 업계는 현재의 5%(거점도매 7.5%)인 마진을 쥴릭에 참여하며 최소한 원하는 바대로 받아내는데 힘을 결집하든지, 쥴릭이상의 규모를 가진 대형업체를 탄생시키는데 힘을 모을 수밖에 없게 됐다.
업계에서도 쥴릭의 입찰시장 참여 가능성을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그간 4곳의 아웃소싱제약사로는 부족했던 쥴릭이 화이자라는 거대 외자사를 등에 업으면 입찰시장에 참여하지 않겠는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업계내 팽배했었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화이자가 쥴릭으로 가면 다른 외자제약사들의 쥴릭행이 이어질 것으로도 점쳐왔다.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볼 때 어떤 식으로든 도매업계가 생존하기 위한 새판짜기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이희구회장은 " 뜻이 맞는 사람끼리 지주회사든 합병이든 방법으로 몸집을 키워야 한다. 현재 양질의 회사가 많다. 이 회원사가 어떤 식으로든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도매협회의 한 인사도 " 외자기업들은 국내에 쥴릭수준의 도매업소가 생길 경우 방향을 선회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외자사들이 쥴릭에 간 것은 마케팅을 포기한 것으로, 이제는 도매업계가 물류의 대형화만이 아니라 마케팅면도 같이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으로 본다"며 " 그러나 절박함을 인식하면 오히려 물류와 마케팅을 끌어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쥴릭거래 도매업소들이 쥴릭과 같은 맥락으로 지주회사를 만드는 등 방법은 많다는 의미다.
실제 업계는 쥴릭이 직거래 체제로 전국을 지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향후 쥴릭과 쥴릭참여도매업소들의 도매마진과 영업이익(쥴릭)을 둔 쟁탈전이 이뤄날 것으로 예상되느니만큼 이런 상태를 탈피하고 지금부터라도 지주회사를 만들든지, 공동물류를 구축하든지, 대형화에 나서야 한다든지 하는 지적이 업계에서 이어져 왔다.
업계의 관계자도 " 그간 도매업계는 영세한 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이러한 상황이 왔다. 배신감을 느끼지만 역으로 도매업계 스스로 이같은 상황을 야기했다"며 "하지만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뭉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이자의 결정에 대한 비난도 만만찮다. 잔뜩 분위기를 띄워 놓고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 그간의 진행상황을 살펴볼 때 화이자의 결정은 지나친 면이 있다"며 " 명망있는 회사로서 아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