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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의 보상 범위와 신청 편의성을 확대하는 한편, 피해구제 처리기간 단축과 부작용 보고 활성화에 나선다. 올해부터 입원 전후 외래진료비까지 보상 대상을 넓힌 데 이어 진료비 보상 상한을 기존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피해구제 신청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를 간소화하고 의료진을 통한 제도 안내를 강화해 부작용 피해를 입은 환자가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원장 손수정)은 3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을 대상으로 '약물안전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 운영 현황과 주요 개선 사항, 약물안전캠페인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노은선 의약품부작용피해구제팀장이 피해구제 제도 운영 성과와 개선 계획을 발표했으며, 손수정 원장은 의약품 부작용 보고 활성화와 지역의약품안전센터의 역할, 향후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 강화 방향을 설명했다.
피해구제 누적 지급 212억원…외래진료비 보상 확대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는 의약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했음에도 예상하지 못한 중대한 부작용으로 피해를 입은 환자와 유족에게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다. 환자는 별도의 소송 없이 피해구제급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의약품 부작용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2014년 12월 19일 시행된 이후 보상 대상과 범위가 단계적으로 확대됐다.
안전원에 따르면, 올해 9월 30일 기준 피해구제 누적 접수는 1947건, 지급 결정은 1401건으로 집계됐다. 누적 지급액은 212억원이며, 발표에서 제시된 피해구제 지급률은 84%다.
피해구제급여는 사망일시보상금, 장애일시보상금, 진료비, 장례비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진료비 지급 결정이 108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사망 관련 지급은 137건, 장애 관련 지급은 45건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인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지급 사례를 분석한 결과, 주요 부작용으로는 드레스증후군(DRESS syndrome),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독성표피괴사용해(TEN), 아나필락시스 쇼크, 약물발진 등이 확인됐다.
드레스증후군과 스티븐스-존슨증후군, 독성표피괴사용해는 중증 피부 이상반응에 해당한다. 원인 의약품 유형별로는 항생제와 항경련제, 진통제, 통풍치료제, 백신 등의 순으로 피해구제급여 지급 사례가 많았다.
안전원은 실제 환자가 부담하는 치료비를 보다 폭넓게 보상하기 위해 올해 5월부터 진료비 보상 범위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부작용으로 입원한 환자의 입원 치료기간에 발생한 비용을 중심으로 보상했지만, 현재는 입원 전후 외래진료비까지 보상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는 입원에 앞서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부작용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는 경우가 있다. 퇴원 이후에도 추가 검사와 통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지만, 종전에는 이 같은 비용이 보상 범위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노은선 팀장은 "부작용으로 입원하기 전 응급실을 이용하거나 진단을 위한 검사를 받고, 퇴원 후에도 통원 진료비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같은 비용까지 보상하기 위해 입원 전후 외래진료비로 범위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진료비 보상 상한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피해구제 진료비는 부작용 치료비가 30만원 이상인 경우 신청할 수 있으며, 최대 3000만원까지 보상한다. 안전원은 식약처와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해 상한을 5000만원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노 팀장은 "중증 피부 이상반응 환자 가운데 치료비가 3000만원을 넘는 경우가 있다"며 "올해 12월 개정을 목표로 상한을 5000만원까지 높여 보다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한이 5000만원으로 높아지면 기존보다 최대 보상 가능 금액이 2000만원 늘어나 중증 부작용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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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서류 간소화…피해구제 처리기간 단축도 추진
보상 범위 확대와 함께 피해구제 신청 절차도 개선하고 있다.
안전원은 지난해 8월 행정정보 공동이용 대상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피해구제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단계적으로 공동이용 대상에 포함했다.
주민등록표 등본과 장애인증명서에 이어 올해 3월에는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와 가족관계증명서까지 공동이용 대상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신청자가 관련 기관에서 서류를 직접 발급받아 제출하는 대신 본인정보 제공에 동의하면 안전원이 행정정보 공동이용망을 통해 필요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노 팀장은 그동안 신청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서류 작성 방법 등을 안내해 왔지만, 실제 제출해야 하는 서류 자체를 줄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피해구제 처리기간 단축도 향후 개선 과제다.
현행 약사법상 안전원이 피해구제 신청을 접수한 뒤 심의를 요청하기까지 근무일 기준 90일이 주어진다. 신약 등 조사가 어려운 경우에는 30일을 추가로 연장해 최대 12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심의위원회는 두 달에 한 번 개최되며, 지급 결정 이후에도 관련 서류 검토 등을 거쳐 30일 이내 보상금이 지급된다.
안전원은 법정 처리기한을 준수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와 서류 보완, 심의위원회 개최 일정 등에 따라 환자가 보상금을 지급받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노 팀장은 "법령상 처리기한이 정해져 있지만 실제 조사를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조사 과정을 최대한 효율화하고 식약처와 협의해 심의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수정 원장 역시 심의와 행정절차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원장은 "법정 처리기한은 지키고 있지만 환자가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많아 보완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고, 심의위원회 개최를 기다리는 행정적인 시간도 있다"며 "내년에는 심의를 더 신속하게 진행할 방법과 행정정보 공동이용 확대 등을 포함해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전원은 전문성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심사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조사 절차를 효율화하고, 환자가 피해구제 제도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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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구제 인지 경로 66%가 전문가 권유…의료진 역할 강화
피해구제 제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상 확대뿐 아니라 환자가 제도 자체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안전원이 지난해 피해구제 신청 206건을 대상으로 제도 인지 경로를 분석한 결과, 전문가 권유를 통해 알게 됐다는 응답이 66%로 가장 많았다. 광고와 홍보, 인터넷 등을 통한 인지는 24.8%, 기타 경로는 9.2%였다.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 조사에서도 의료진의 역할이 중요하게 나타났다.
효과적인 피해구제 제도 홍보 수단을 묻는 질문에 의사와 약사, 간호사 등 의료진의 설명을 선택한 응답은 87.3%였다.
안전원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와 직접 접촉하는 의료진을 중심으로 피해구제 제도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의료진과의 협력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대한의학회와 협력해 관련 심포지엄과 홍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피해구제 지급 사례에서 항생제가 주요 원인 의약품으로 확인된 점을 고려해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 사업과 연계한 홍보도 추진하고 있다. 의료진 보수교육 과정에 피해구제 제도 관련 교육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는 방송과 라디오, 버스 광고, 약 봉투와 의약품 용기를 활용한 안내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제도를 알지 못해 피해구제 신청 기회를 놓치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현장과 일상생활에서 제도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한편, 안전원은 피해구제 제도 개선과 함께 의약품 부작용 보고 활성화에도 나서고 있다.
손 원장은 인사말에서 의약품 안전관리를 위해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상사례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전원에 따르면 실제 발생한 의약품 부작용 가운데 보고되는 비율은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부작용을 인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보고로 이어지도록 국민과 의료진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안전원은 이달 2일부터 18일까지 전국 28개 지역의약품안전센터와 함께 '나의 부작용 정보, 나눌수록 안전해집니다'를 주제로 약물안전캠페인을 진행한다.
특히 2일부터 8일까지는 전 세계 129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MedSafetyWeek'와 연계해 부작용 보고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전국 28개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의약품 이상사례 수집과 평가, 환자 상담, 재발 예방 안내, 의료진과 지역주민 교육 등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센터를 통해 수집되는 이상사례는 전체 보고의 약 70%를 차지한다. 올해 상반기 환자 상담과 안전사용 안내는 2만160건, 교육·홍보·소식지 활동은 1113건으로 집계됐으며, 병원과 의원, 약국, 보건소 등 협력기관은 1385곳에 달한다.
다만 지역센터 운영 여건 개선은 향후 과제로 제시됐다. 정현주 의약품안전정보본부장 직무대리에 따르면 지역센터 운영이 시작된 2013년 당시 센터당 예산은 약 88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당시보다 줄어든 수준이다.
손 원장은 지역센터가 자발적 부작용 보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의료진의 헌신에 의존한 측면도 있다며, 현장의 어려움과 식약처 지원 방안, 해외 운영 사례 등을 분석해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원은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방대한 의약품 안전정보를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의약품 안전정보 관리시스템 통합 구축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손 원장은 "의료 현장의 이상반응 보고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에서 위험 요인을 찾아내고, 과학적인 평가 결과를 다시 안전한 의약품 사용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의약품 안전관리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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