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희귀질환 신속등재 시범사업', 선정 지연 이유는?
예상 밖 많은 약제 접수, 심사 지연… 복지부 "10월 중 대면심의 거쳐 확정"
3대 1 바늘구멍, 선정의 핵심은 '중증도·재정영향' 종합 평가
약가·예상청구액 협상 기간 간소화 등 파격 혜택
김홍식 기자 │ kimhs423@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0-02 06:00   수정 2026.10.02 06:01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보건복지부가 하반기 중점 사업이자 정부의 주요 보건의료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의 대상 약제 선정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 최대 5개 이내의 약제를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예상 밖에 많은 약제가 신청서를 제출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여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1일 공고를 내고 8월 31일까지 시범사업 참여 신청을 받았다. 공고된 일정에 따르면 9월 중 선정 심사 및 결과 통보를 마치고 10월부터 본격적인 시범사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심사 대상 약제가 대거 몰리면서 일정이 순연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대면심의를 통해 선정 기준에 따른 항목별 평가 등을 반영해 대상 약제를 선정할 예정"이라며, "예상보다 많은 약제가 접수돼 검토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으나, 10월 중으로는 선정을 마무리지어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애타는 환자들에게 신속하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시범사업 기간은 2026년 9월부터 2029년 12월 31일까지다. 제약업계가 이번 사업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파격적인 등재 절차 단축과 약가 혜택 때문이다.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급여 등재 기간을 대폭 단축하기 위해 추진되는 '선(先)등재 후(後)평가' 신속등재 시범사업에 국내외 제약사들이 대거 도전장을 냈다. 13개 제약사에서 총 14개 약제가 신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초고가 혁신신약들이 유력 후보군으로 대거 이름을 올리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신속등재 제도의 핵심은 절차의 획기적 간소화다. 임상적 유용성을 중심으로 우선 평가해 급여를 신속히 적용한 뒤, 등재 이후 축적되는 실제 임상 성과를 기반으로 사후평가 또는 경제성 평가를 실시하는 구조다.

특히 통상 수개월이 소요되던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절차 기간을 줄였다. 'A8(선진 8개국) 조정 최저가의 90%' 수준에서 즉각 계약을 체결하며, 예상 청구액 또한 최대 300억 원 범위 내에서 제약사가 제출한 금액을 그대로 수용한다. 여기에 제약사 신청 시 환급제나 총액제한 등 다양한 방식을 결합할 수 있는 약가유연계약제 적용까지 허용되는 등 유례없는 유인책이 담겼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체 신청 목록이 공식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파악된 유력 후보군에는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중증·희귀질환 신약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주목받는 한국MSD의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소타터셉트)'와 한국BMS제약의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등 치료제 '레블로질(루스파터셉트)', 입센코리아의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치료제 '아이커보(엘라피브라노르)' 등이 대표적이다.

수십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 원샷 치료제인 CSL코리아의 B형 혈우병 유전자치료제 '헴제닉스(에트라나코진 데자파르보벡)'도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급여권 진입을 노린다. 아울러 레오파마코리아의 전신농포건선(GPP) 치료제 '스페비고(스페솔리맙)' 등 치료 대안이 절박한 질환군 약제들도 합류했다.

최종 시범사업 대상은 대면심의를 거쳐 5개 이내로 압축된다. 복지부는 단순히 가격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대체약제 유무 ▲질환의 중증도 ▲재정 영향 ▲사후평가 계획 및 환자 치료 보장 계획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은 등재가 끝이 아니라, 사후평가 결과에 따른 엄격한 이행 의무가 뒤따른다는 점이 특징이다. 참여 제약사는 사후평가 결과를 반드시 수용하고 후속 조치를 성실히 이행해야 하며, 임상 성과 평가 결과에 따라 급여가 전액 본인부담으로 조정될 경우 기투여 중인 환자의 지속 치료 보장 계획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약 3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어떤 약제가 신속 등재의 첫 수혜를 입게 될지, 10월로 예정된 보건복지부의 최종 결과 발표에 제약업계와 환자단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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