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안내서 발간…사용자 중심 관점에서 글자 크기·색상·시각 변별력 표준 지침 마련
점안제·좌제·외용제 등 오용 위험 품목에 “먹지 마세요”, “눈에 넣는 약” 직관적 표시 의무화 권고
제약사·약사회·소비자단체 1년여간 민관 협력 논의 결실…조제실·임상 현장 실효성 극대화
현장 약사들의 조제 과정이나 환자들이 약을 복용하는 과정에서 겉모양이 엇비슷한 약병이나 포장 때문에 발생하는 치명적인 ‘투약 오류’ 사고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의약품 간 혼동으로 인한 사용 오류를 예방하고 환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제약업계가 제품 디자인 시 참고할 수 있는 ‘의약품 유사 용기·포장 및 표시 개선 사례집(민원인 안내서)’을 1일 전격 제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의약품의 용기 및 포장은 환자와 의료 전문가가 제품을 식별하는 가장 중요한 1차적 수단이다. 그러나 특정 제약사의 패밀리 브랜드 디자인이나 성분·함량별 제품 디자인이 지나치게 유사할 경우, 긴박한 임상 현장에서 조제·투여 오류를 유발하거나 환자가 약을 오용해 심각한 안전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식약처는 철저히 ‘사용자 중심 관점’에서 제품 간 변별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의약품 핵심 정보가 오인 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디자인 권장사항과 시각적 개선 예시를 이번 안내서에 집약했다.
이번 사례집은 실제 약국 및 병원의 조제실과 가정 내 복용 환경을 정밀 분석해 시각적 인지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안내서에는 의료진과 환자에게 ▲제품명 ▲유효성분의 명칭 및 정확한 분량 ▲제형 ▲투여 경로 ▲포장 단위 등 의약품 안전과 직결되는 필수 정보를 오독 없이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표시 위치, 글자 크기, 대비 색상 조합 및 레이아웃 등 디자인 요소에 대한 정밀한 실무 기준이 수록됐다.
특히 제형의 특성상 다르게 투여할 위험이 큰 ▲점안제(안약) ▲외용제(연고·크림) ▲좌제 ▲질정 등의 제품군은 용기·포장에 직관적인 그림(픽토그램)이나 쉬운 용어, 또는 “먹지 마세요”와 같은 고대비 경고 문구를 전면에 배치하도록 강력히 안내했다. 예를 들어 기존의 딱딱한 의학 용어 대신 ‘눈에 넣는 약’, ‘손·발톱에 바르세요’ 등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한글 표현을 예시로 제시했다.
이번 디자인 혁신 가이드라인은 정부의 독단적인 규제가 아닌, 실제 약물이 유통되고 사용되는 생태계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으로 완성됐다.
식약처는 지침의 실효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해 제약업계 디자인 실무자를 비롯해 대한약사회, 한국병원약사회 등 임상 현장의 약사 전문가, 그리고 소비자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후 약 1년여간의 치열한 소통과 끝장 토론을 거쳐 조제실과 가정 내 유통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생생한 요구사항과 현장 실무 경험을 가이드라인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사례집은 제약업계 및 헬스케어 디자인 업체들이 용기·포장을 시각적으로 개선할 때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가장 표준화된 고품질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실제 투약 오류 가해·피해 사례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업계와 소통하여, 약물 오남용 위험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 웰니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확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