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수 추계 연구자 “의대정원 합리적으로 늘린다면 500~1000명”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 신현영 의원 주최 토론회서 연구 결과 설명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3-07 14:42   수정 2024.03.07 14:44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가 7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의사인력 적정 규모에 대한 연구자로서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과거 의사인력의 적정 규모를 연구했던 연구자가 적절한 의대증원 규모는 2000명보다 적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는 7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주체로 열린 ‘의사수 추계 연구자 긴급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4년 전 보건복지부에 ‘미래사회 준비를 위한 의사인력 적정성 연구’라는 연구보고서 결과를 제출한 바 있다.

홍윤철 교수는 신현영 의원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연구자들의 연구 근거로 정부가 2000명 증원을 계획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제 보고서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한 결과 합리적으로 정원을 늘린다면 500~1000명이라고 정의했다”며 “이는 4년 전 결과로, 2000명이 적절한 인원 증가라고 보고서에 쓴 바가 없다. 500명, 750명, 1500명의 시나리오를 지역별로 분석했는데 그 결과 어느 하나도 다 만족할 수는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 이유는 의료제도 개혁이 안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연구자로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를 고른다면 500~1000명 구간이라며, 정부가 자신의 보고서를 완전히 적절하게 인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여겼다.

권정현 KDI 박사 역시 자신의 정책 제안이 많이 인용되고 있지만, 연구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는 여지가 있다며 결과 내용을 부연했다.

권 박사는 “저 역시 2022년 의대 정원을 어떻게 증원하면 부족한 인력을 다 충족할 수 잇을까 하는 관점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며 “2024년부터 1000명씩 증원해서 4000명을 만드는 시나리오와, 5%씩 매년 증원해 2030년에 약 4500명을 유지하는 안, 7% 증원하는 안, 10% 증원하는 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그 중에서도 그는 5~7% 내외로 매년 증원해서 인력을 확충하는 시나리오가 지금 가장 적합한 안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연구자의 시계와 정부의 시계는 당연히 다를 수 있다”면서 “저는 수요 변곡점이 발생하는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수요가 계속 증가하다 감소로 돌입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증원을 한 후 다시 감원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정부는 다르게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점진적인 증원을 주장했던 것은, 한꺼번에 큰 규모의 증원을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교육현장, 수련현장의 문제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정부가 2000명을 증원한다는 것은 현재 정원의 60% 이상을 늘리는 것인 만큼,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여러 가지 정책 지원과 교육현장 개선 등을 동반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권정현 KDI 박사는 적정한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5~7% 내외라고 밝혔다. 

또한 권 박사는 ‘5~7% 내외’의 개념이 점진적인 증원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은 점진적인 증원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비용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점진적 증원을 할 경우, 어느 지역에 먼저 학생 수를 배정할 것인지, 어느 학교에 먼저 배정할 것인지와 관련해 여전히 갈등이 있을 수 있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보고서에는 점진적인 5% 수준을 제안했지만, 현재는 다른 여러 가지 비용을 고려했을 때 그보다 더 큰 폭의 증원이 가능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명예위원도 정부의 2000명 증원 계획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연구자의 연구 결과와, 그것을 토대로 정책으로 만드는 정부의 입장은 명확히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신영석 박사는 2035년을 기점으로 한 2000명 증원에 대해선 동의하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정부가 내놓은 안은 현재 3058명에서 매년 2000명을 늘린 5058명을 5년간 유지하고, 이후 다시 판단해서 조절한다는 것”이라며 “2035년까지 1만명 증원 계획을 차라리 1000명씩 10년 계획으로 했다면 보다 속도조절이 되지 않겠나. 내년에 신입으로 입학하는 학생들이 아직 의료시장에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의 상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좀더 긴 호흡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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