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에서 매년 10명 내외 의사들이 마약류 의약품을 셀프처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립암센터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국립암센터로부터 받은 ‘국립암센터 마약류 의약품 자가처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의사직 현원이 95명인 국립암센터에서 지난 5년간 매년 10명 안팎의 의사들이 마약류 의약품을 셀프처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10명 중 1명 꼴이 넘는 수준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에는 12명 의사가 571정을 셀프처방했고 △2019년에는 13명이 622정 △2020년 9명 530정 △2021년 7명 618정 △지난해 12명이 581.5정을 처방했다.
최연숙 의원은 19일 열린 국립암센터 국정감사에서 서홍관 원장에게 “셀프처방을 하는 의사는 환자에게 쉽게 마약류 처방을 낼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며 “암센터에 셀프처방을 제한하는 시스템이 있는지 알아봤더니 구축돼 있지 않았다. 필요한 경우 경영진에게 수시보고하고 원내 의사직에게 마약류 처방 안내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셀프처방을 완전히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처방을 함부로 하지 않도록 안내는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5년간 암센터에서 셀프처방한 마약류 의약품은 마약 7종, 향정신성의약품 8종이다. 약품별로 처방량을 살펴보면, 마약은 △마이폴 320정 △코데인 20mg 403정 △히드로코돈 5/325 56정 △히드로모르폰 2mg 28정 △옥시코돈 IR 10mg 6정 △옥시코돈 IR 5mg 33정 △타진 SR 10/5mg 26정으로 총 872정이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알프라졸람 0.25mg(향) 86.5정 △디아제팜 2mg(향) 72정 △로라제팜 0.5mg(향) 27정 △로라제팜 1mg(향) 70정 △졸피뎀 10mg(향) 1,586정 △졸피뎀 CR 12.5mg(향) 84정 △졸피뎀 5mg(향) 14정 △졸피뎀 CR 6.25mg(향) 111정으로 향정은 총 2050.5정이었다.
최 의원은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등 9곳은 병원 전산시스템으로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셀프처방을 막고 있다”며 “반면 암센터는 병원 특성상 암 환자가 많기 때문에 마약류 의약품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다. 이 병원들과 같이 암센터도 시스템을 도입해서 의사와 환자 모두가 안전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서 원장은 “저희도 셀프처방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말씀하신대로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