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직불금이 뭐길래'… 공단 국감 파행
정형근 이사장 자료열람 거부… 정책질의 한 건도 없어
이호영 기자 lhy37@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10-20 17:50   수정 2008.10.20 17:03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정감사가 단 한건의 질의가 진행되지 못한 채 '쌀 직불금' 문제로 아수라장이 됐다.

20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공단 국정감사는 의원들의 질의가 시작되기 전 가진 의사발언 시간에서 논란의 불씨가 만들어졌다.

논란의 시작은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2007년 감사원으로부터 쌀 직불금 수령자 명단을 넘겨받아 직업과 신분 등을 확인해 감사원에 회신한 자료가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이에 정형근 이사장이 "보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문제는 양승조 의원이 공단에 자료제출을 요구했을 때 공단 전산실 및 감사실에서 사내 업무 규정상 산출된 자료를 폐기했다고 주장했던 것.

정형근 이사장이 자료가 있다고 답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집중적으로 명단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했다.

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국회에서 증언요구나 제출요구를 받았을 때 누구든지 응해야 한다고 법적으로 되어 있다. 기관장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기관도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 버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정형근 이사장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말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반드시 응하게 되어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은 국회 권위가 철저하게 유린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현의 의원도 "민주당은 사생활 침해의 목적으로 자료를 요구하지 않고 원칙에 맞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의가 오전 내내 진행된 가운데 변웅전 위원장이 "열람정도로 합의해서 국회의원에 한해 자료열람을 했으면 한다"며 "이사장은 최대한 협조를 해야 한다"고 말하며 일단락 됐다.

그러나 오후 3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국정감사는 3시를 조금 넘길때까지 정형근 이사장의 명단 열람을 거부하면서 다시 논란이 증폭됐다.

오후에 시작된 국정감사는 새롭게 시작하자는 변웅전 위원장의 말에도 불구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이 됐다.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여야가 절충점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사장이 열람을 거부하는 것은 의원을 무시하는 처사다. 자료가 폐기됐다고 거짓말을 한 것과 이사장의 행동은 법에 고발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도 "법률에 근거해서 볼때 이러한 상황에서 자료제출 거부, 열람 거부라는 것은 국회 전체 권위에 관련되 문제다"라며 "이런식이라면 복지위가 앞으로 공단을 상대로 어떻게 업무를 진행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동조했다.

한나라당의 의원들은 이 상황을 접고 다른 문제로 넘어가서 국정감사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백원우 의원이 실무자들에게 자료폐기에 대한 문제를 질의하는 과정에서 정형근 이사장과 고성이 오가는 백태를 보여줬다.

정형근 의원이 자료 폐기문제에 대해 "잘 모르는 일이다"라며 "사과한다"는 입장을 보이자 백원우 의원은 "언제부터 정형근이 부하 직원이 한 일을 나몰라라 하는 비겁하 정치인이 됐냐"라고 쏘아 붙였다.

이어 "정형근 의원이 이재용 전 이사장을 상대로 할 때는 그렇게 안했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상황이 이렇게 이어지자 결국 변웅전 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하며 파행을 거듭했다.

결국 단 한건의 의원 질의도 진행하지 못한 채 계속 '쌀 직불금 명단'에 대한 논의만 반복되는 모습을 보이며 공단의 국정감사도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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