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종료, 향후 추진과정은?
설문조사, 약제비 절감 여부 등 평가진행…공정성 담보가 관건
손정우 기자 s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7-07 06:01   수정 2008.07.07 13:02

지난해 9월 17일부터 국립의료원에서 진행된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이 6월 30일 마무리됐다. 시작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사업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특별한 사고 없이 무난하게 마무리됐다는 점만으로도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시범사업이 가지는 한계를 감안한다면,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의 확대 또는 제도화까지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오히려 오는 9월부터 진행될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평가 작업이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확대 실시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의 향후 추진과정을 정리해 본다.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이 종료된 직후 국립의료원 강재규 원장은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년 내로는 성분명처방이 어렵다”며 시범사업의 성과가 좋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강 원장은 성분명처방 비율이 당초 50%이상 상회하기를 기대했지만 평균 40% 내외여서 아쉽다고 밝혔으며, 성분명처방 제도를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고 의약계의 조율, 약제 품목수 정리, 환자 선택권 강화, 단골약국 활성화 등 제반 여건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실제 해보니 성과가 좋지 않았고, 성분명처방 시행을 위해서는 상당한 준비와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립의료원의 문전약국인 동문약국을 운영하는 김동근 중구 약사회장은 일단 모든 언론과의 인터뷰를 사양한 채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중구 약사회장은 2일 약업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로선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인터뷰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심정을 이해해 달라. 일단 성분명처방 비율 등 약국에서 취합할 수 있는 자료는 모두 정리해 대한약사회에 넘겼다. 성분명처방 시범사업과 관련한 내용이라면 대한약사회의 공식 발표를 통해 듣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 측은 “현재로선 동문약국에서 취합한 자료 공개나 입장 발표 등 공식적인 언급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에 관한 각종 자료들은 복지부의 발표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국립의료원에서 진행된 시범사업 결과에 대해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좀 더 면밀한 검토를 해봐야겠지만, 성분명처방이 4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하지만 40%라는 수치는 10개월간의 전체 총 누계이고, 주 단위로 잘라보면 50%를 상회하는 때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시범사업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태도를 보였다.

의사, 약사, 환자, 일반인 설문조사…약제비 절감 여부 평가

6월 30일로 마무리된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은 7월 중 시범사업 평가 정책연구 공모를 거쳐 6개월간의 평가 작업을 통해 이듬해 3월 최종보고서가 마련될 예정이다.

<성분명처방 시험사업 향후 추진일정>

2008년 6월30일: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종료
2008년 7월 중순~8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평가 정책연구과제 공모 및 계약
2008년 9월~2009년 2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평가작업 진행
2009년 3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최종 보고서 작성

복지부 관계자는 “7월 중순에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평가를 위한 정책연구과제를 공모할 예정이며, 9월쯤 연구를 시작해 6개월간 평가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평가 작업은 이미 마련된 성분명처방 평가 지표를 대입해 결과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일반인 설문조사를 통한 인식조사와 심평원 청구 데이터 분석을 통한 약제비 절감 여부를 주요하게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평가 작업은 크게 두 축으로 진행되는데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에 직접 참여한 의사, 약사, 환자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인식조사가 한 축을 이룬다.

일반인 대상 설문조사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지만, 일단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인식조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복지부의 계획이다.

또 다른 축은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을 통해 약제비가 얼마나 절감됐느냐는 것이다. 심평원 청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료과목별, 월별, 성분별 분석을 통해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전후의 약제비 변동 추이를 가늠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크게 두 축으로 진행되는 평가 작업의 결과를 취합해 종합적인 판단을 거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누가 시범사업 평가를 맡을 것인가?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평가 작업에 관한 또 다른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어떻게 평가 작업의 공정성 확보할 것인가이다.

일단 복지부는 평가 작업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평가 정책연구과제의 형태로 제3자에게 공모하는 방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평가 작업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복지부 자체 평가가 아닌 제3자에게 평가를 맡길 예정”이라며 “이미 만들어진 평가 지표를 대입해 결과를 산출하는 형태가 될 것이기 때문에 누가 하더라도 공정한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시범사업의 평가를 누가 맡느냐에 따라 최종보고서의 뉘앙스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복지부도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평가 작업을 맡는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애써 부인하지 않는 눈치였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사안이 매우 민감하다보니 평가 작업을 맡겠다고 나서는 연구자 분들이 적을 것 같아 고민”이라며 “일단 연구자가 결정되면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해 달라고 부탁을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7월 중순에 공모를 해봐야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보건사회연구원 쪽이나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평가 지표를 개발하셨던 교수님들께서 평가 작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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