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생명공학 분야의 학문과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ACT)社가 인간 배아복제에 성공함으로써 과학적 성과 더불어 생명윤리에 대한 문제를 촉발시켜 전세계 여론을 뒤흔들고 있다. 이와 함께 생명공학 관련 학회나 업계 모임이 있는 곳에는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모여 실험동물에 대한 적절한 보호와 관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는 아직 배아복제 등 생명공학 연구와 실험동물에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없는 가운데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논란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생명윤리와 실험동물과 관련한 문제점과 대안을 간추려 본다. 1. 배아복제와 생명윤리 2. '동물실험 천국' 오명 3. 사회적 합의가 '중요' [① 배아복제와 생명윤리] ◇실태·문제점= ATC사가 "인간 배아복제는 난치병 치료를 위해서만 이용할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반응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같은 과학자들조차도 특허 문제를 조심스럽게 거론하면서 "ATC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곱지 않은 시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특별히 규제하는 법이 없어 연구자의 양심에 맡겨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연구의 진보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거나 학자적 양심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8년 11월 경희대 불임클리닉 김승보 박사팀이 시험관아기 시술 때 폐기된 인간난자에 체세포핵을 이식, 4세포기까지 배양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사례가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가 36살의 한국인 남성에게서 채취한 체세포를 이용, 배아복제를 통해 배반포 단계까지 배양하는 데 성공, 배아복제에 대한 윤리문제를 본격적으로 점화시켰다. 당시 시민·사회·종교단체에서는 "생명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수정 14일까지 배아단계를 단지 세포덩어리로 보는 학계의 입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황 박사는 인간배아 복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연구를 계속하는 것은 책임 있는 과학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며 올 중순에 연구를 스스로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것은 '생명체'의 범위. 생명체의 범위를 정하는 문제는 낙태문제와도 연관돼 있어 결정짓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제도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법의 입법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지난해 생명윤리자문위원회를 구성, 11월부터 올 8월 14일까지 9개월간 공청회 1회를 포함해 18차례 회의를 거쳐 가칭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을 만들어 과학기술부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복지부도 연구용역 사업을 통해 가칭 '생명과학보건안전윤리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은 생명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고 인체의 안전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가가 부담해야 할 책무와 생명과학 관련 종사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인간 배아복제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그러나 인공수정 시술, 새로운 치료기술의 개발목적으로 세포치료 유전자 시술을 하고자 하는 등의 경우는 관련 기관장의 승인을 받도록 함으로써 연구의 길은 일부 터놓고 있다. 이 법은 복지부와 과기부의 의견 조율과정을 거쳐 빠르면 이달 말 입안예고될 전망이다. ◇해결책은 있는가= 새로 제정되는 법은 위반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등 윤리적인 측면을 다소 강조하고 있어 법 제정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논란의 여지를 없애고 과학자들의 연구풍토 진작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과학계와 종교계는 입법과정에서 보다 많은 목소리를 수렴해 배아복제에 관한 우리 사회의 논란을 차단시키는 방안을 구체화할 시점이 왔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