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올해로 59회째를 맞는 주요 국제학술대회중 하나로 전세계 400여 제약회사에서 수행중인 총 3000편 이상의 연구논문초록이 포스터(구두발표) 형태로 공개되었다. 이 기간중 암치료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임상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어 기존 면역·표적 항암제의 효과와 첨단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신약의 출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ASCO 2023 행사장에는 국내 제약사도 대거 등장했는데 유한양행·한미약품을 필두로 에이치엘비, GC셀, 제넥신, 유틸렉스 등은 자사의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연구 결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비슷한 시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류머티즘학회(EULAR 2023) 역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비롯한 혁신제품들의 임상 성과가 집중적으로 발표되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어모았다. 이 자리에는 암젠을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 47곳이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130개나라 1만8000여명의 의료계와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참석, 건선성 관절염·강직성척추염·류마티스성 관절염과 관련된 혁신형 치료제의 임상진행 상황과 연구결과에 대한 최신 정보와 트렌드를 공유한 바 있다. 이 자리에도 예외없이 K제약바이오기업들은 해당질환 치료에서 유의한 성과를 보인 국산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앞세워 시장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또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바이오USA행사장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국가대표급 회사들로부터 바이오벤처 스타트업까지 무려 5백여곳 이상의 우리 기업들이 참석해 기술력과 제품력을 과시한 바 있다. 위수탁의 최대강점을 가진 CDMO기업, 연구개발 제품소싱이 가능한 신약개발기업, 항체약물접합체(ADC) 연구 부문의 앞선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들은 자사의 특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글로벌 파트너를 찾는 구체적 활동에 나서는가 하면 비록 지금은 미약하지만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중소기업들은 유관단체·협회 KOTRA가 주선하는 각종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네트워킹과 파트너링에 주력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ASCO와 EULAR, 바이오USA 등 국제행사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대한민국이 이제 더 이상 이들 행사의 들러리나 옵저버가 아닌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유망한 제품을 보유하거나 개발가능성이 높은 임상데이터를 갖춘 잠재적 시장주도주로 안팎의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신약개발 전(全)과정에서 각자의 영역별 특성을 가진 제약기업, 바이오벤처, CRO, 학회 등 다양한 기관과 회사들이 국가관 형태의 공동부스 혹은 개별기업 부스에서 치열한 홍보전과 파트너 찾기에 나서는 등 상당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더구나 후기임상 상용화단계에 접어든 국내기업들의 임상 결과 발표장에는 글로벌 빅파마들조차 큰 관심을 갖고 발걸음했다는 전언까지 있는 만큼 이제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K제약바이오 위상을 실감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