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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석 교수의 약업혁신
<74> 희망의 약업생태계: 인공지능시대를 이해하고 준비하자
방준석
입력 2023-03-24 12:58 수정 최종수정 2023-03-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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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희망의 약업생태계: 인공지능시대를 이해하고 준비하자

최근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말로만 듣던 AI의 실체가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었다. 그리고 불과 10년도 안되어 등장한 ChatGPT 기술은 다시 한번 AI의 위력을 실감케 하였다. 우리는 사람이 아닌 동물이나 로봇, 인공지능이 기묘한 동작이나 행위나 활동을 할 때 보다는 이들이 깊은 사고까지 할 수 있다고 느낄 때 두려움을 느낀다. 이런 현상은 약업생태계도 예외가 아니다.

AI의 역사 
대화형 AI 기술은 1950년에 Alan Turing이 시행했던 "컴퓨팅 기계 및 지능" 연구로써 대중에 알려졌다. Turing은 "과연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튜링 테스트"로 잘 알려진 실험을 하였다. 여기에는 언어학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활용되었는데 AI 기술개발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업적으로 평가받는다(그림1).

그림1. 인공지능의 발전사 

Stuart Russell과 Peter Norvig은 AI 분야의 교과서라고 여겨지는 책인 ‘인공지능: 현대식 접근방식’에서 행동기반 컴퓨터시스템을 차별화하는 AI의 4가지 잠재적 목표를 구분했다. 먼저 인간의 접근방식으로 (1)인간처럼 생각하는 시스템, (2)인간처럼 행동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이상적 접근방식으로 (3)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시스템, (4)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시스템 등인데, Turing의 정의는 "인간처럼 행동하는 시스템"의 범주에 속했다.

AI의 유형
좁은 의미 또는 ANI (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라고 칭하는 ‘약한 AI (weak AI)’는 특정 작업을 잘 수행하도록 집중적으로 훈련된 AI를 말한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대다수의 AI인데, Apple사의 Siri, Amazon사의 Alexa, IBM사의 Watson이나 자율주행차도 여기에 속한다.
한편, 강한 AI (strong AI)란, 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및 ASI (Artificial Super Intelligence)로 나뉜다. AGI나 일반 AI는 기계가 인간과 동일한 지능을 갖춘 수준이다. 이것은 문제해결, 학습, 계획 작업을 수행하며 자기인식, 즉 의식까지 보유한 모습이다. 초지능이라고도 불리는 ASI는 인간 두뇌의 지능과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강한 AI의 실례는 아직까지 등장한 사례가 없지만 연구자들은 이러한 AI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딥러닝과 머신러닝 모두는 AI의 부분집합이며 딥러닝이 머신러닝보다 하위영역이다. 딥러닝은 신경망으로 이뤄지는데, 딥러닝의 "딥"은 입력과 출력을 포함하는 3개 이상의 계층으로 구성된 신경망을 뜻하며 일종의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여겨진다. 그 차이는 각 알고리즘의 학습방법에 있다. 딥러닝은 프로세스의 기능추출 부분을 대부분 자동화함으로써 그동안 필수불가결했던 사용자의 개입활동 일부를 제거하여 더 큰 데이터의 사용을 가능케 한 것으로, 이른바 "확장형 머신러닝"인 것이다. ‘고전적 머신러닝’, 또는 ‘딥러닝이 아닌 머신러닝’은 학습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편이다. 

AI의 산업적 활용 사례
우리의 일상에는 AI가 이미 사용되고 있다. 딥러닝과 머신러닝 기반 AI 실용사례는 TIK TOK 같은 APP, 음성인식형 AI비서, 자율주행자동차 시스템,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 게임, 스마트 공장이나 농장, 아마존 고 같은 지능형 무인매장, 원격감시 및 범죄예방 시스템, 챗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이다.

그 중에서 헬스케어 분야의 발전속도가 눈부신데, 최근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헬스케어’ 분야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AI기술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환자를 대면하지 않고 진단 또는 수술, 처방이 가능하다. (2)X-ray, CT, MRI 결과를 바탕으로 진단을 내린다. (3)각 환자에게 적합한 약을 택배로 전달한다. (4)질병에 관한 Big data를 활용한 희귀질병, 난치병 연구에 가속도가 붙었다. (5)환자의 음성이나 얼굴색, 근육 움직임을 판독하여 질환의 회복속도, 수명 등 다양한 예측이 가능하다. (6)고난도 수술을 인공지능 로봇이 대신 수행한다. (7)다양한 인공지능 진단키트가 실용화되었다.

AI 기술의 확대 적용에 주목해야
일반적으로, 상용화된 앱이나 플랫폼이 등장해야 우리는 AI기술의 실체를 체감하지만, 사실은 유관 기술이 헬스케어 분야로 확대, 접목되는 상황에 더 주목해야 한다. 예로써,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된 인공지능 교육기술이 확장되면 약사의 복약지도나 환자교육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간파해야 한다(그림2).


그림2. 보건의료 관련 인공지능 시장규모 증가 전망(출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디지털타임스)

AI가 접목된 대부분의 교육서비스는 학습자가 학습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여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례로, 틀린 문제를 분석한 뒤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분석기능은 AI 교육이 구체화되기 전에도 가능했었다. AI가 접목된 교육이란, 마치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문제와 원인을 파악한 뒤 해결점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학습자가 특정한 유형의 문제에 오답을 제시하면, 학습자의 이해가 부족한 개념은 무엇이고 어떤 부분에 보완학습이 필요한지, 이전 교육과정까지 조사하여 구체적 개선점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AI 교육이다. 
약사도 복약지도를 할 때에 순응도를 높일 기술과 기법을 접목하여 환자의 이해수준 파악과 알맞은 용어의 사용, 순응도 저하 요인의 파악과 대응방안을 제공하는데 AI기술은 일련의 과정에 큰 개선점을 제공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스마트홈 기술도 있다. 이것은 가전제품을 비롯해 집 안의 모든 장치를 네트워크로 연결, 제어하는 기술이다. 심지어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 스피커가 사용자 음성을 인식해 집안의 모든 사물인터넷 기기를 연결하고 사용자 취향에 맞춰 작동, 원격조종까지 가능하다. 더 나아가 AI가 집안 상황과 사용자의 취향을 학습하고 스스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까지 발전하는 중이다.

이런 기술들은 만성질환자의 재택관리에도 활용도가 높다. 복약지도의 고도화와 더불어 생활습관교정, 각종 위해요인에 대한 지속적 관리가 수월해지면 노인환자의 재택관리나 만성질환자의 통원치료, 상시관리에 적합한 원격의료의 기반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란, 차세대 전력망, 지능형 전력망으로 불리는데,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더하여 전력의 생산과 소비 정보를 양방향,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소규모 또는 대규모 지역에 산재한 의약품 생산, 유통, 재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면 배분과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다. 또한, 일부 독자는 불편할 수 있겠지만, 의약품 배송분야에 도 이런 기술이 접목되면, 지금 우려하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거나 위험요소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

끝으로, 번창하는 게임산업에서 획득한 파생기술을 노인의 노쇠 및 질환관리, 식이-음주-흡연-스트레스 등 생활습관관리에 응용하는, 이른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 확산된다면 다양한 헬스케어의 실행이 원격으로, 재택으로, 이동 간, 24시간 상시관리 방식으로 현실화될 것이다(그림4).


그림3 인공지능의 의료 적용분야

어느덧 AI가 대세이자 국가와 기업의 핵심경쟁력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 이미 우리나라의 대표적 물류기업이나 플랫폼기업이 보유한 전산개발자의 수는 회사별로 1,000~2,000명 규모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인데 전문인력도, 핵심기술도, 기술이 작동할 통합플랫폼도, 미래전략과 재원까지 부족한 약업계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약국을 비롯한 약업계 구성원들은 무서운 파도와 같은 격변기일수록 주체성을 잃고 세상 변하는 시류에 편승하면서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유연하고도 분명한 전략과 전술과 조직문화를 기반으로 기술과 인재와 플랫폼과 자본을 축적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지렛대로 활용하면 좋겠다.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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