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196> 안전성 신뢰 획득이 우리나라 경제의 활로(活路)?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6-04-06 09:38 수정 최종수정 2016-04-15 13:53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옛날에 일본 가전제품(家電製品)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신뢰는 가히 절대적이었다. 당시 일제(日製) 소니 티브이는 최고급 티브이의 대명사였다. 어느 해인가는 일본에 여행간 아주머니들이 줄지어 코끼리표 밥솥을 사 들고 오는 모습이 고발성 기사로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그런데 벌써 오래 전부터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티브이가 소니를 능가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일부 한국 사람들은 이것이 정말일까 의아해 한다. 너무 오랫동안 일제를 신앙처럼 신뢰해 왔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어떤 제품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도 어렵지만, 대신에 한번 신뢰를 얻으면 매우 오랫동안 소비자의 뇌리에 남는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최근 독일 자동차가 연비(燃比)를 속였다는 뉴스를 듣고도 ‘독일 자동차 회사가 정말 그랬을까?’ 하며 여전히 독일차에게 신뢰를 보내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얼마 전에 일간지를 보니, 생리대와 분유(粉乳)처럼 안전성이 우선시되는 제품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취지의 글이 있었다. 중국 제품에 대한 신뢰가 낮다 보니 중국인들이 이들 제품을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구입하는 현상을 보고 내린 전망이었다. 중국 시장의 거대함을 생각할 때 대번에 공감이 가는 기사였다.

이 기사는 흔히 첨단 과학기술 제품의 개발과 수출만이 나라 경제를 살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생활 수준이 올라가면 사람들은 안전성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소득의 상승속도보다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 상승속도가 더 빠르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지구촌 사람들이 한국의 식품(특히 어린이 식품), 의약품 및 위생용품의 안전성을 무조건 믿게 되는 날, 이들은 더욱 더 한국 제품을 구입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될 것이다. 해외 시장에서 가짜(짝퉁)와 저품질 제품이 범람하면 할수록 이와 같은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신뢰가 곧 ‘돈’임을 철저히 깨닫고 모든 상품을 정직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품질은 정직함만으로 얻어지지는 않는다. 정직과 함께 기술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기술이란 제조하는 기술은 물론, 만의 하나라도 불량품이 만들어질 수 없는 품질관리 기술을 말한다.

그러므로 식약처를 비롯한 정부는 안전성이 중시되는 제품들(생리대, 기저귀, 마스크, 화장지, 유아용품, 식품, 건강기능식품, 유아용 식품 등)에 대해서는 단 한 건의 불량제품도 국내에서 제조 유통될 수 없음을 보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기술이다. 그냥 “한국 제품 믿어 주세요”라고 할 것이 아니라, 한국 제품은 믿을 수 밖에 없는 완벽한 관리 시스템을 통하여 제조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이는 간단한 일은 아니다. 어쩌면 첨단 기술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시간과 노력이 더 소요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일단 한국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믿음이 확립되면, 과거에 우리가 일제 전자제품이나 독일제 자동차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세계의 사람들은 모든 한국 제품의 품질을 신앙처럼,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날이 올 것이다. 비용과 시간을 투입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만 되면 이들 제품의 중국 등지로의 수출은 첨단 기술 제품 이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제약회사도 신약개발에 여전히 힘을 쏟아야 되겠지만, 기존 의약품의 품질에 대해서도 모든 국민의 신뢰를 얻는 노력을 계속하여야 한다. 아직도 일부 국민들은 아무리 설명을 해도 국산약이 소위 미제 약이나 일제 약보다 품질이 좀 떨어지지 않나 의심한다.

신뢰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제약업계가 배전의 노력으로 품질 보증 시스템을 가동시킨다면 우리나라 의약품은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인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에라도 미꾸라지 한 마리가 호숫물 전체를 흙탕물로 만드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다시 한번 챙기고 정비해야 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다.

국산 의약품 파이팅!!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196> 안전성 신뢰 획득이 우리나라 경제의 활로(活路)?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196> 안전성 신뢰 획득이 우리나라 경제의 활로(活路)?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