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함캠퍼스, 폴란드포스터전 《침묵, 그 고요한 외침_폴란드포스터》
국내 유일, 최초의 대규모 폴란드포스터 전시가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세계 포스터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신적인 폴란드포스터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로 양평에 위치한 이함캠퍼스(이사장 오황택)가 소장한 1만 점의 폴란드포스터 중 선정된 200점의 그래픽 전시이다. 시안쿠크, 토스카니,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등 현대 시각 디자이너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그래픽의 진수이자, 디자인과 예술 관련 전공자들이 꼭 봐야 하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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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함캠퍼스에서 펼쳐지는 폴란드포스터의 향연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1950, 60년대 폴란드포스터는 세계 그래픽 디자인계에 커다란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 20세기 중반까지 포스터 디자인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 대중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하듯이 디자인되었다. 하지만 폴란드 디자이너들은 좀 더 함축적인 방식으로, 또 개념적인 방식으로 포스터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어디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인 포스터가 등장한다. 이런 현상을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에서는 ‘폴란드포스터 학파(Polish School of Posters)’라는 이름으로 개념화할 정도로 높이 평가한다. 폴란드포스터 학파가 접근한 태도는 그 이후 전세계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폴란드포스터 전시의 특징 중 하나는 포스터를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표현의 결과물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탄생하게 된 시대적 배경을 통해 맥락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서 대중을 설득해야 하는 포스터는 그 시대의 흐름과 사회적 환경을 반영한다. 그렇게 시대적 맥락을 살린 포스터가 어떻게 국가의 꿈과 기업의 기대와 개인의 욕망을 표현했는지 이번 전시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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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폴란드 대통령이 방한했고 폴란드와는 대규모의 무기거래가 이루어지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우호 관계가 증진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 파병으로 남북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국에 이번 전시는 폴란드 현대사가 끊임없는 전쟁의 고통을 받으며 그런 비극으로부터 평화와 자유를 얻어낸 결과로써 포스터의 역할에 주목한다. 폴란드포스터 학파는 억압과 폭력에 부드럽게 저항한 시적인 포스터다. 전쟁의 긴장이 고조되는 이 시기에, 폴란드포스터가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함캠퍼스는 가구와 같은 실용적인 오브제를 컬렉션하는 미술관으로 그 위상이 독특하다.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생활 속의 도구들에서 예술적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대중에게 소개한다. 오황택 두양문화재단 이사장은 우연한 계기로 폴란드포스터를 컬렉션하기 시작했고 그 수가 1만여 점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 이번 전시는 그 컬렉션의 일부로서 이함캠퍼스 소장품으로 구성되었다. 앞으로 이함캠퍼스는 다양한 방향으로 폴란드포스터를 한국에 소개할 계획이다.
문화예술의 가능성을 담는 큰 그릇, 이함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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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함캠퍼스는 양평에 위치한 곳으로 2022년 7월 중순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이함캠퍼스는 이름에 철학이 담겨있는데 이함의 뜻은 ‘이함以函’– 써 이(以), 상자함(函). 빈 상자로서. 그릇을 비워야만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듯이 다양한 문화적 시도를 담아내고 비우기를 실천하는 함(열린 공간)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화를 경험하고 성장하는 배움의 장소인 셈이다. 이함캠퍼스는 전시가 이루어지는 미술관과 전시장별관, 이함창고와, 아트샵을 겸비한 베이커리 카페 페니키아, 연회동과 사무동, 그리고 아티스트가 거주할 수 있는 아티스트 레지던시로 구성되어 있다. 차가운 콘크리트 건물과 따스한 자연이 어우러져 현대적이면서 편안한 느낌을 준다. 남한강을 앞에 둔 만 평 가량의 부지를 담은 콘크리트 건물들은 건명원 예술분야 위원이기도 한 ‘선(禪)의 건축가’ 김개천 교수의 건축 철학을 중심으로 구현됐다. 미술관 외관을 따라 흐르는 물길이 캠퍼스 중앙 정원으로 이어지며 대범하게 뻗은 건축 획을 따라 각각의 건물과 정원의 공간이 절묘한 변 주로 물 흐르듯 연결되어 하나의 유니버스를 이룬다. 웅장하면서도 소박한, 투박하면서도 세련됨이 어우러진 건물들, 건물 외부에는 넓은 잔디밭과 조형물이 있어 사진을 찍기에 좋고 둘레길이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좋다. 24년에는 경기도 유니크베뉴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전시 외에 교육과 공연,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 또한 활발하게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 대해 이함캠퍼스측은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서 대중을 설득해야 하는 포스터는 그 시대의 흐름과 사회적 환경을 반영한다"며 "그렇게 시대적 맥락을 살린 포스터가 어떻게 국가의 꿈과 기업의 기대와 개인의 욕망을 표현했는지 이번 전시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6월 22일까지. 유료 관람.
2024년 11월 22일(금) – 2025년 6월 22일(일) (매주 월요일 휴관)
https://ehamcampus.com/ 관람문의 031-773-7888
동절기 (11월~2월) 오전 10시 - 오후 6시 (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
하절기 (3월~6월) 오전 10시 - 오후 7시 (오후 6시 30분 입장 마감)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강남로 370-10 이함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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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안현정씨는 예술철학전공 철학박사출신의 문화평론가이자 방송인으로 현재 성균관대학교박물관 학예관, 유중재단 이사, 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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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최초의 대규모 폴란드포스터 전시가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세계 포스터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신적인 폴란드포스터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로 양평에 위치한 이함캠퍼스(이사장 오황택)가 소장한 1만 점의 폴란드포스터 중 선정된 200점의 그래픽 전시이다. 시안쿠크, 토스카니,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등 현대 시각 디자이너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그래픽의 진수이자, 디자인과 예술 관련 전공자들이 꼭 봐야 하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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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함캠퍼스에서 펼쳐지는 폴란드포스터의 향연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1950, 60년대 폴란드포스터는 세계 그래픽 디자인계에 커다란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 20세기 중반까지 포스터 디자인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 대중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하듯이 디자인되었다. 하지만 폴란드 디자이너들은 좀 더 함축적인 방식으로, 또 개념적인 방식으로 포스터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어디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인 포스터가 등장한다. 이런 현상을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에서는 ‘폴란드포스터 학파(Polish School of Posters)’라는 이름으로 개념화할 정도로 높이 평가한다. 폴란드포스터 학파가 접근한 태도는 그 이후 전세계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폴란드포스터 전시의 특징 중 하나는 포스터를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표현의 결과물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탄생하게 된 시대적 배경을 통해 맥락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서 대중을 설득해야 하는 포스터는 그 시대의 흐름과 사회적 환경을 반영한다. 그렇게 시대적 맥락을 살린 포스터가 어떻게 국가의 꿈과 기업의 기대와 개인의 욕망을 표현했는지 이번 전시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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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폴란드 대통령이 방한했고 폴란드와는 대규모의 무기거래가 이루어지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우호 관계가 증진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 파병으로 남북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국에 이번 전시는 폴란드 현대사가 끊임없는 전쟁의 고통을 받으며 그런 비극으로부터 평화와 자유를 얻어낸 결과로써 포스터의 역할에 주목한다. 폴란드포스터 학파는 억압과 폭력에 부드럽게 저항한 시적인 포스터다. 전쟁의 긴장이 고조되는 이 시기에, 폴란드포스터가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함캠퍼스는 가구와 같은 실용적인 오브제를 컬렉션하는 미술관으로 그 위상이 독특하다.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생활 속의 도구들에서 예술적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대중에게 소개한다. 오황택 두양문화재단 이사장은 우연한 계기로 폴란드포스터를 컬렉션하기 시작했고 그 수가 1만여 점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 이번 전시는 그 컬렉션의 일부로서 이함캠퍼스 소장품으로 구성되었다. 앞으로 이함캠퍼스는 다양한 방향으로 폴란드포스터를 한국에 소개할 계획이다.
문화예술의 가능성을 담는 큰 그릇, 이함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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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함캠퍼스는 양평에 위치한 곳으로 2022년 7월 중순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이함캠퍼스는 이름에 철학이 담겨있는데 이함의 뜻은 ‘이함以函’– 써 이(以), 상자함(函). 빈 상자로서. 그릇을 비워야만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듯이 다양한 문화적 시도를 담아내고 비우기를 실천하는 함(열린 공간)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화를 경험하고 성장하는 배움의 장소인 셈이다. 이함캠퍼스는 전시가 이루어지는 미술관과 전시장별관, 이함창고와, 아트샵을 겸비한 베이커리 카페 페니키아, 연회동과 사무동, 그리고 아티스트가 거주할 수 있는 아티스트 레지던시로 구성되어 있다. 차가운 콘크리트 건물과 따스한 자연이 어우러져 현대적이면서 편안한 느낌을 준다. 남한강을 앞에 둔 만 평 가량의 부지를 담은 콘크리트 건물들은 건명원 예술분야 위원이기도 한 ‘선(禪)의 건축가’ 김개천 교수의 건축 철학을 중심으로 구현됐다. 미술관 외관을 따라 흐르는 물길이 캠퍼스 중앙 정원으로 이어지며 대범하게 뻗은 건축 획을 따라 각각의 건물과 정원의 공간이 절묘한 변 주로 물 흐르듯 연결되어 하나의 유니버스를 이룬다. 웅장하면서도 소박한, 투박하면서도 세련됨이 어우러진 건물들, 건물 외부에는 넓은 잔디밭과 조형물이 있어 사진을 찍기에 좋고 둘레길이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좋다. 24년에는 경기도 유니크베뉴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전시 외에 교육과 공연,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 또한 활발하게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 대해 이함캠퍼스측은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서 대중을 설득해야 하는 포스터는 그 시대의 흐름과 사회적 환경을 반영한다"며 "그렇게 시대적 맥락을 살린 포스터가 어떻게 국가의 꿈과 기업의 기대와 개인의 욕망을 표현했는지 이번 전시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6월 22일까지. 유료 관람.
2024년 11월 22일(금) – 2025년 6월 22일(일) (매주 월요일 휴관)
https://ehamcampus.com/ 관람문의 031-773-7888
동절기 (11월~2월) 오전 10시 - 오후 6시 (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
하절기 (3월~6월) 오전 10시 - 오후 7시 (오후 6시 30분 입장 마감)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강남로 370-10 이함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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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안현정씨는 예술철학전공 철학박사출신의 문화평론가이자 방송인으로 현재 성균관대학교박물관 학예관, 유중재단 이사, 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