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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Prologue!
오월, 여자들의 소리
김보람
입력 2024-05-13 17:13 수정 최종수정 2024-05-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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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여자들의 소리

 사십여 년 전 오월의 광주 이야기를 다룬 공연 두 편이 관객과 만난다. 5월 첫 주서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 참가작으로 삼일로창고극장에서 공연한 <지정남의 오월 1인극 환생굿>(이하환생굿)과 2024 남산소리극축제의 네 번째 메인 공연으로 5월 18일 두 차례 서울남산국악당 무대에 오르는 <방탄 철가방-배달의 신이 된 여자배달순>(이하방탄 철가방)이다.

환생굿 

 4광주에서의 이틀 공연이 모두 전 석 매진된 <환생굿>은 서울에서 나흘간 펼쳐진 공연도 매진 사례를 이어갔다굿을 배운지 얼마 안 된 무당이 단골 식당 사장의 의뢰를 받아 망자의 환생을 위해 굿을 펼치는 내용으로화순의 능주 씻김굿과 버무려 풀어낸 창작 굿극이다이들은 환생굿을 통해 망자뿐 아니라 1980년 5월 광주에서 이름도 없이 스러진 영혼들과 이름이나 흔적을 지운 채 상처 속에 살다 죽은 이들을 소환해낸다고풀이길닦음 등 능주 씻김굿의 절차를 빌려와 공연 틈틈이 관객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킨다가족을 찾아 나선 간절함차마 이웃을 외면하지 못한 선의에 죄의 굴레를 씌웠던 시대의 비극이 객석을 공명케 하고망자로 분한 관객들이 진혼鎭魂과 해원解冤의 시간을 공유한다.

마당극 배우이자 방송 진행자로 유명한 지정남이 연출과 극작까지 맡았다광주에서 아름다운 전라도말 자랑대회’ 사회를 도맡아 본 실력으로 생생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1인 3역을 능란하게 소화해낸다그는 이 공연을 위해 능주 씻김굿을 1년여간 공들여 배웠는데실제 그의 스승이기도 한 능주 씻김굿 보유자 조웅석 명인이 공연의 악사이자 초짜 무당의 스승 역할로 함께 무대에 선다능주에서 이름난 세습무계의 전승자인 조웅석 명인은 징대금태평소 연주와 구음 등으로 극의 음악을 이끄는 한편고개를 돌리는 것만으로 객석의 폭소를 이끌어 내는 일품 연기를 선보인다. 5월 11()에는 마당극 운동 50주년을 기념하여 부산 신명천지소극장에서 공연하였으며, 6월 14()에는 앙코르 공연으로 광주에서 관객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방탄 철가방>은 1인 창작 판소리극 <방탄 철가방 – 배달의 신이 된 사나이>의 여성 버전이다첫사랑 애경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던 주인공 최배달단짝 친구 애경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운 주인공 배달순으로 바뀐 것

2014년 8국립극장에서 초연한 사나이’ 버전은 4회 공연 전 회차가 매진되었고극작과 소리를 맡았던 소리꾼 최용석은 이 작품으로 그해 말 열린 창작국악극대상 시상식에서 남자창우상을 수상했다또 10년 동안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이데일리 문화대상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에서 우수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작곡은 황호준 작곡가가 맡았다이번 공연에서는 최용석이 연출을 담당하고소리꾼 정상희가 배달의 신배달순 역에 도전한다.

신의 경지에 이른 자전거 타기 실력으로 광주 짜장면 배달계의 고수가 된 주인공은 5월 어느 날 광주 금남로에 닥친 대재앙에 배달로 평탄작전에 돌입하며 시대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된다시민군의 마지막 거점이었던 전남도청으로 짜장면을 배달하는 주인공과 동료들은전남도청에서 밥을 하던 <환생굿속 여인들과 꼭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2024 남산소리극 축제 포스터 

 

지난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소리극으로 프로그램을 꾸렸던 서울남산국악당은 올해 남산소리극축제의 테마를 여설뎐女說傳으로 하고,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란 부제를 붙였다. 5월 18() <방탄 철가방>까지 총 여섯 개 작품이 이어진다세상의 난제 혹은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이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솔의 기억>(5.8.)은 이화여대 한국음악과의 전통 성악 전공 학생들로 이루어진 앙상블 이화Sori’가 만든 작품이다김수미 명창이 야외마당에서 선보인 <유관순 열사가>(5.9.)는 월북한 명창 박동실이 지은 창작 판소리 열사가’ 중 하나로아우내 장터에서 만세 운동을 진두지휘한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창작하는 타루의 공연 <정수정전>(5.11.)은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여성 영웅 소설을 원전으로 했다. 남장을 하고 나라에 큰 공을 세워 대장군이 되는 여걸의 일대기를 다뤘다또 제주의 여신을 앞세워 환경 문제를 이야기할 사부작당의 <청비와 쓰담 특공대>(5.15.), 일제 강점기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김학순의 투쟁을 담은 <별에서 온 편지_김학순가>(5.16.)도 관객을 기다린다.

 

<필자소개>

김보람 씨는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를 졸업했으며국립국악원에서 소식지 국악누리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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