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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석 교수의 약업혁신
<55> 약국의 미래: 약국은 개설보다는 창업이다
편집부
입력 2022-01-19 09:56 수정 최종수정 2022-01-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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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약사사회는 법인약국 체제의 전면적인 도입을 반대해왔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약국은 유통판매기능이 더 강조되는 개인기업의 형태이다. 작은 개인기업이 거대 기업군들이 군웅할거하는 생태계에서 존속하려면 더더욱 최신 경영학적 이론과 실기로 무장해야만 견디어 낼 수 있다. 비록 약국이 거대 법인체는 아니더라도 약국의 책임경영자인 약사는 이제부터 약국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신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소위 ‘기술창업’의 기술을 학습해야한다.

창업가 정신
창업가에게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가’ 라고 질문하는 것은 ‘왜 그렇게 사서 고생하냐’라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기업가란 직업을 택한 이유가 단지 돈을 많이 벌거나 명예를 얻기 위한 것이라면 경영과정에서 겪는 무수한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기 어렵다. 역경을 견디는 힘은 올바른 기업가 정신 즉, 내적동기에서 유래하고 이는 자기의 직업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얻어진다.
직업에서의 진정한 의미란 어떤 일을 했을 때 숭고함을 느끼는지 여부에 달렸다. 예를 들어 군인은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킬 때 숭고하고, 의료인은 목숨을 걸고 사람의 생명을 구할 때 숭고해진다. 한편, 기업가는 목숨을 걸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물자와 서비스를 제공할 때 숭고해지는 직업인 것이다. 따라서 기업가는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적이 아닌, 사람들이 원하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

창업가 정신의 분류
슘페터 이후 창업가 정신이 학자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연구되었는데, 먼저 (1)’경제학적 접근’은 노화된 사회경제의 갱신, 새로운 성장력 제고 등이 핵심요인이라는 견해이고, (2)’사회문화적 접근’은 사회문화적 요소가 창업가 정신의 특징을 부여하는 결정적 요소이며 자본주의 사회를 탄생시키고 발전시킨 원동력이라는 주장이다. (3)’심리학적 접근’은 창업가 정신 자체에 대한 연구보다는 심리적 특징이나 행동을 행동과학적으로 접근한 것이고, (4)’경영학적 접근’은 조직 내부의 구성원이나 조직 전체의 경영활동 및 성과를 조직적 현상으로 해석한 것이다.

창업가 정신의 구성요소
여기에는 보통 5가지가 거론되는데, 먼저 혁신성(Innovatineness)이다. 슘페터에 의해 처음 도입된 개념으로서 공정혁신, 기술혁신, 새로운 시장개척 등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추진하려는 경영활동으로 경영상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고 조직의 생존과 미래 성장의 기반을 제공한다.
둘째, 위험감수성(Risk Taking)은 불확실한 결과가 예상되더라도 과감히 도전하려는 의지의 정도로서 위험에 무관심하고 위험을 즐기는 것을 의미하나,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위험을 부담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새로운 사업에 참여하기에 앞서 신중하게 위험을 계산하는 태도를 가지고 불필요한 위험은 회피해야 한다.
셋째, 진취성(Proactiveness)은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서 시장변화에 참여하는 적극적 행동으로서 시장수요에 부응하려는 경영활동을 의미한다. 단순히 경쟁자들에게 대응하기보다는 먼저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 관리기법 등을 도입하는 특성을 가진다.
넷째, 자율성(Autonomy) 즉, 내부통제 위치이다. 훌륭한 기업가는 자기 스스로를 믿으며 자신의 삶과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 내부통제의 축을 보유한 자로서 운영이나 행운 등에 지배 받지 않고 강한 성취욕구를 지니고 있다.
다섯째, 경쟁적 공격성(Competitive Aggressiveness)인데, 성공하는 기업가는 유동적이고 애매모호한 상황을 견디며 이겨내는 속성을 가지며, 사업상의 실패를 충분히 예측하고 용기를 잃지 않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창업가 정신의 측정
티몬스는 창업역량 평가지표로 6가지 핵심요인을 지적했는데, 여기에는 (1)가치추구, (2)창의적 행동, (3)기회추구, (4)헌신, (5)열정, (6)위험감수의지가 포함된다. 즉 창업가는 경쟁환경 속에서 자원과 기회를 효과적으로 조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사람인데, 창업가 개인적 특성요인을 측정하는 14개 항목과 업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측정하는 8가지 항목으로 세분화되기도 한다. 이 요인들은 창업가의 개인적 특성뿐만 아니라 업무수행에 필요한 전문적 역량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그림1).
한편, 카랜드(Carland)는 창업역량 평가지표로서 (1)자기 유능감, (2)혁신 선호, (3)위험감수성, (4)창업가적 비전 등의 구성요인을 지적했는데, 예비창업자와 기창업자를 구분하여 구성하였다(그림2). 
추가적으로, 국가수준의 지표로는 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 (GEM)과 Total Entrepreneurship Activity (TEA)가 있다. 먼저, GEM은 국가별로 비교가능한 창업가 정신 수준의 지표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공동연구프로그램인데 전세계를 대상으로 각국의 창업활동수준을 조사한 것이다. 그리고 TEA는 성인(18~64세) 최소 2천 명 가운데 초기 창업활동에 참여하는 성인비율을 나타내는 국가별 초기 창업활동지수를 나타낸다. 


                 그림1. 티몬스의 창업역량 평가지표                             그림2 카랜드의 창업역량 평가지표  
                                           

알파기업과 베타기업의 차이
알파기업과 베타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인간관 곧 ‘인간의 노동에 대한 태도’이다. 알파기업은 ‘사람은 모두 노동을 싫어한다’ 라는 생각을 전제로 운영된다. 기업의 최상위 목표인 이윤창출을 위해 사원들에게 성과창출을 강요하며 그 결과를 ‘평가’하며 경쟁을 유도한다. 그러나 이런 평가방식은 객관성이 결여되고 시간과 자본이 크게 소요되며 많은 오류를 낳는다. 
객관적이지 못한 평가방식 때문에 결국 승자와 패자로 양분되며, 승자는 진정한 의미 없는 노동에 안주하고 패자는 노동의욕을 상실하여 결국 공동체 내에 불신이 고착된다. 이런 인간관을 기반으로 야기된 경쟁은 퇴사율이 높아지는 원인이며 결국 생산성은 저하되어 기업은 침체에 빠진다.
반면, 베타기업은 ‘인간은 노동할 때 비로소 행복해진다’는 인간관에 기초한다. 그래서 기업은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고 불신의 장막을 걷어내는데 최선을 다할 뿐이다. 직원들은 자율과 책임, 위임과 경청, 승복의 균형적 구조 속에서 일하며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적 역량을 가지게 되어 상호 신뢰하고 또 신뢰받는 리더가 된다. 
더불어 생각해보자. 현재 내가 경영하는 약국은 알파기업인가 베타기업인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차이
스타트업(Startup)과 중소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성장(Growth)’이다. 중소기업은 통상적으로 매출을 높이는데 목표를 두지만 스타트업은 성장할 가능성(Potential)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스타트업이란 성장을 목표로 만든 인위적 조직이다. 그리고 기업성장과 경과시간 사이의 관계를 그래프로 표시하면 기울기, 즉 성장률은 매우 급격히 증가한다. 급격한 성장세의 스타트업은 일반적으로 한 주당 7%의 성장을 기록하며 1년에 12배 정도 성장한다.
스타트업을 경영하면 여러가지 문제와 직면하지만 모든 문제는 오로지 ‘성장’으로 해결할 수 있고다소 부족한 부분은 외부 투자를 받아 충당하면 된다. 따라서 어떤 스타트업이라도 만약 성장하지 않거나 성장 이외의 일에 집중한다면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한편, 중소기업은 일반적으로 1년에 5% 정도 성장하며 외부 투자는 잘 받지 않는다. 또한, 기업을 스타트업으로 구분하는 기준은 ‘어떤 시장에서 어떤 것을 누구에게 팔 것인지 정해져 있느냐’이다. 이것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스타트업이라 부를 수 있다. 어떤 가치를 실현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으면 사업경험을 통해 최소비용으로 실패하는 법을 터득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며 점차 뚜렷한 회사의 가치를 세워나가야 한다. 회사의 가치가 정해지면, 사업계획서, 즉 어떤 시장에 어떤 것을 누구에게 팔 것인지를 명확히 정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약국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여 벤처기업으로 성장하였다가 차츰 중소기업의 속성을 가지는 순서로 변화 혹은 발전하는 것일까? 아니면 정체되어 있을까?

약국은 창업이어야 한다.
기업은 창업 후에 무조건 성장해야 한다. 그런데 기업을 창업하여 성장시키는데 필수적인 창업자 정신과 경영원리를 소개하면 약사들은 공감하면서도 왠지 낯설고 어색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통상적으로 약사나 의사 등 보건의료전문인이 자신의 기업을 가지는 것을 ‘창업’이라 하지 않고 ‘개설(개국 또는 개원)’이라고 불러왔다. 마치 약국의 개설은 물건을 파는(장사하는) 점포를 여는 것과 같은 이미지다. 한 명의 약사가 관리, 운영하는 약국의 크기와 자본조달 능력, 전문약 처방전 수의 제한, 그리고 취급 가능한 모든 의료제품의 수를 감안한 자기 역량의 최대치를 고려한 선택의 결과물인 것이다. 
게다가 이 어의에는 약국이나 의원의 규모와 기능과 역할이 어느정도 한정되어 있는 듯하다. 약사법에 따르면, 약사의 약국경영은 ‘약국의 개설’로 시작된다. 즉 약국이란 공간은 조제실을 설치하고 약사면허증과 약국개설증을 동시에 게시한 이른바 조제와 의약품의 판매를 위한 공간이지, 약국과 약사의 본원적 역할과 기능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는 ‘개설(開設)’보다는 먼저 약사의 창업의 중요성을 되새겨보고 싶다. 창업(創業)이란 나의 평생의 업(業)을 시작하는 숭고한 행위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약사의 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리고 약사로서 약국을 통해 자신의 약업을 이루려는 것은 ‘개설’이란 용어에 담기보다는 분명 ‘창업’이 더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까? 
새해는 우리 안에 고착된 바, ‘약국이란 공간을 관리하는 약사의 역할’로부터 ‘자기의 일을 창업한 약사가 약국이란 공간을 어떻게 경영’ 할 지를 고민하면서 이른바 ‘창업가 정신’을 가다듬는 시작점이 되면 좋겠다.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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