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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의 컬쳐포커스

비엔날레 진단, 위드 코로나 전초전

편집부

기사입력 2021-10-22 10:35     최종수정 2021-10-22 11:4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2021 가을, 물리적 거리두기와 온라인 시대의 비엔날레 모색” 

코로나가 우리 삶으로 다가온 지 2년차가 넘어섰다. 거리두기의 금기를 깨고 이제 전시와 공연들은 공존을 모색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 중이다. 비엔날레의 계절인 가을, 연기돼 올해 열린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대구사진비엔날레·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포함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광주디자인비엔날레,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울산) 등이 성황리에 시민들을 맞이하는 중이다. 코로나에 대한 대처 역시, 부산·대전·창원·금강·여수 등 2020년 비엔날레를 경험해선지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와 온라인 전시를 대하는 대중들의 눈높이도 확연히 달라졌다. 

개막규모 축소, 온라인콘텐츠 확장, 최신 아이디어 실현 

전시들은 잇따라 VR·AR 전시를 유튜브와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선보이고, 온라인전시 감상후, 오프라인전시를 예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상과 현실을 연결한 전시기법의 확장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른 현장관람의 유연한 대처와 더불어 새로운 문화기획시대를 열고 있다. 2년마다 열리는 국제미술제인 비엔날레, 동시대의 다양한 작품을 매개로 관람객과 문화계 주체들이 만나는 대규모 전시행사다. 코로나19로 힘겨웠던 예년과 분위기와 다르게 방역 조치에 있어서도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졌다. 온라인 전시 콘텐츠가 대폭 강화됐고, 개막규모는 대폭 축소됐다. 코로나 확산 상황에 따라 현장 관람을 제한하고 온, 오프라인의 동시 활성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예산과 운영에 있어 자금규모가 확대됐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사회분위기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분위기다. 이 모든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면서 취재한 내용들을 정리했다.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9.8~11.21) <하루하루 탈출한다>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포스터.

디지털 세계로의 탈출을 선택한 미디어시티는 세계 미디어에서 채집한 ‘도피주의’ 속에서 라는 제목으로 우리를 ‘너머의 길’로 초대한다. 2000년 출범이후 전 지구적 디지털·미디어 혁명에 주목해온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디지털·미디어 변화의 물결을 속에서 봉쇄된 도시문제를 직접 꺼내든 것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 방영한 TV 시트콤 <원 데이 앳 어 타임(One Day at a Time)>에 착안한 전시로, 남미계 간호사 싱글맘 페넬로페가 두 아이를 키우며 마주한 문제들을 우리의 일상에 대비시켜 설명하는 방식이다. 

답답한 현실로부터의 ‘탈출’은 팬데믹 상황 속 도시 봉쇄가 갖고 온 우리 모두의 염원이 아닐까. 온라인상의 어딘가로 향하는 탈출구, 메타버스라는 무형의 세계에 대해 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은 융마(Yung Ma; 20년전 인 비엔날레의 출범 외국감독)는 “‘탈출=도피주의’는 우리가 세계와 만나고 연결해주는 비평적 메커니즘”이라고 말한다. 세상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로서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미술관과 도시 전역으로까지 확장된 이야기들은 촘촘한 연결망을 통해 실현되는 것이다. 비엔날레는 퍼포먼스, 온라인 채널, 작가 토크, 유통망 등을 아우르는 스마트폰의 작동논리를 기저로 진행된다. 

제9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9.1~10.31) ‘d-Revolution’
광주비엔날레 포스터 ▲ 광주비엔날레 포스터

‘디자인을 통한 혁명’의 표현으로 과거의 발명에 의한 혁명이 아닌 ‘재발견’, ‘재정립’, ‘재생산’에 주목한다. 2020을 기준으로 변화된 관계의 패러다임을 통해 예측 불가한 미래 불확실성을 강력한 혁명(Revolution)이라 명명했다. 일상변화에 대한 대응과 치유를 비대면, 비접촉 등의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안에서 정보(Data), 차원(Dimension), 일상(Day), 행위(Doing), 표현(Description)이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혁명적 발견으로 표현되었다. 총감독 김현선은 “모두가 낯선 일상,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일상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일상의 변화에 주목한다.”며 “디자인이 처음 주목한 이로운 쓸모(usefulness)의 개념을 ‘다름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 치환했다”고 밝혔다. 환경, 장애, 인종, 젠더, 사상, 문화 등 다름을 이유로 소외된 이들에 대한 존중을 디자인을 통해 실현한 기획이다. 

모든 비엔날레들이 그러하듯 본전시-특별전-국제학술행사-인공지능관-체험관 등이 운영 중이며, 50개국 421명 작가, 국내외 기업 1039종 작품을 선보였다. 인공지능관은 인공지능의 패턴과 유사한 DNA 염기서열의 무한히 확장되는 비하이브(Be-Hive) 구조로 구성된 DNA X를 콘셉트로 기획, 광주의 정신성을 AI의 비전 위에서 제시했다. 체험관에서는 이번 행사의 주제인 ‘혁명, 디레볼루션’을 커다란 변화로 인식한다.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변화에 대한 우리들의 대응이 궁극적으로 인류의 진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속에서 기술과 감성의 의미 있는 콜라보를 디자인을 통해 제시했다는 평이다. 

제11회 청주공예비엔날레(9.7~10.17), ‘공생의 도구’

청주공예비엔날레 포스터 ▲ 청주공예비엔날레 포스터
공예 본연의 가치를 ‘공생’에서 찾는 40일간의 대장정은 꽤나 화려하다. 1999년 시작된 공예분야 세계 최초‧최대 축제는 팬데믹 시대 앞에서 ‘공생’를 꺼내 놓았다. 그 서막은 ‘제11회 청주국제공예공모전 시상식’이다. 공모전 수상자들과 비엔날레 참여 작가 등 50명 내외가 참석한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치러졌다. 대상에는 5,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대상을 비롯한 총 114점의 작품이 비엔날레 기간 동안 관람객을 만났다. 

본전시는 세계 32개국 309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공생의 도구’를 주제로 1,192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직관과 랜선 관람을 동시에 살펴보면서 ‘비하인드-위드코로나’ 시대 국제 공예전시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이다. 코로나19로 국내외 관람객의 직접 방문이 제한적인 만큼 본전시를 비롯해 초대국가관, 국제공예공모전, 충북공예워크숍, 크래프트 캠프, 미술관 프로젝트 등 모든 프로그램을 공식 홈페이지(www.okcj.org)를 통해 공유한다. 


360도 VR촬영으로 전시장에 온 듯 둘러볼 수 있게 한 VR갤러리는 기본, 모바일 앱 오디오 가이드(큐피커) 운영, 작가의 작업과정 및 인터뷰 영상 등을 도입했다. 새롭게 시도된 <드론 투어>는 시그니처 콘텐츠 되었고, 작가가 재료를 다루는 순간부터 최종 작업에 이르는 과정을 ‘소리’로 특화한 <브이로그 공예> 등이 국제적 비엔날레의 진화를 보여주었다. 

제15회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10.14~11.7)에 6개국 12팀 참가

태화강 국제설치미술제 포스터 ▲ 태화강 국제설치미술제 포스터
경상일보는 오는 2021년 10월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제15회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aehwa River Eco Art Festival · TEAF21)를 개최한다. ‘누구의 눈에도 숨겨 놓지 않았지만,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것(Unhidden/Unseeable)’이라는 제목으로 격변하는 새로운 현상 속에서 시각문화의 역할을 고찰하는 이번 전시는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에서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인도, 캐나다, 미국 총 6개국, 12팀의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해까지 약 열흘 정도에 머물렀던 전시 기간이 올해부터는 연장되어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국제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해외 협력 큐레이터와 코디네이터가 합류해 COVID19로 현장에 오지 못하는 해외 작가와의 적극적이고 원활한 소통뿐만 아니라 해외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전시 홍보를 통해 한층 더 풍부하고 업그레이드된 전시로 외연을 확장한다. 제15회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사용자인 주체와 가장 밀접하게 소통하며 매일(또는 매 순간) 새로운 관계를 맺는 ‘집’에 주목하고, 그것이 물리적 공간이든 정신적 상태이든, 각자마다의 ‘집’을 직조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는 해석을 시도한다. 나아가 중요한 사건 혹은 과거에 머물러 있거나 기약 없는 미래에 상정된 집과의 관계 맺기를 고민함으로써 패러다임의 변화로 요구된, 무한히 변주하는 우리 자신을 살피는 계기를 제공해 줄 것을 기대한다.



<필자소개> 
 안현정씨는 예술철학전공 철학박사출신의 문화평론가이자 방송인으로 현재 성균관대학교박물관 학예관, 유중재단 이사, 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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