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시그널[CLASSI그널]

약업닷컴 홈 > 팜플러스 > 문화

안현정의 컬쳐 포커스

맛과 춤의 시각화, ‘단짠’전시와 ‘다섯오’의 승리

편집부

기사입력 2021-09-24 06:51     최종수정 2021-09-24 09:2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문화오감의 시대를 넘나드는 코로나 시대의 기획 방식” 

다섯오 공연포스터 ▲ 다섯오 공연포스터
달고 짠 맛을 시각화한 전시 <설탕과 소금, Sugar and Salt>展(기획 임종은, 9.2-9.26, 서울 문래동‘술술센터), 전통 처용무를 코로나 시대의 위로공연으로 전환한 <다섯오>(감독 손인영, 9.2-9.5, 국립무용단 달오름극장), 이들의 공통점은 기존 전시와 공연이 갖는 정통성을 오늘의 시선에 맞게 다각화한 융합형 예술이라는 점, 코로나시대 지나 우리가 만들어나갈 총체적 감각을 총동원한 영리한 기획이라는 점이다. 

국립무용단 손인영 감독의 한국적 아방가르드 ‘다섯오’

전통을 과거가 아닌 오늘에 살게 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예술가들의 숙제다. 그 치열한 예술현장에서 춤꾼에서 지도자로, 동서고금을 아우른 다채로운 하모니로 한국무용계를 견인하는 손인영 감독의 부임 후 초연작 <다섯오>가 코로나로 인한 1여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막을 올렸다. 1962년 창단된 국립무용단은 전통춤 모둠 <코리아 환타지>, 극무용 <춤, 춘향>, 스타일리시 한 전통 <묵향> <향연>,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 춤의 가능성을 확장한 <회오리> <시간의 나이> 등 각기 다른 미학의 춤 예술로 한국창작무용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어제의 감동을 미래의 전통으로 이어가고자 하는 법고창신의 미학, 풍부한 레퍼토리와 무대경험을 바탕으로 한 손 감독의 <다섯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손인영 감독 ▲ 손인영 감독
다섯오가 초연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은 최근 전시장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관객들과 소통하느라 한창인 공간이다. 불안한 현대인에게 건네는 국립무용단의 따뜻한 위로가 이번 전시의 컨셉이라면,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손인영이 부임 이후 안무가로 이름을 내걸고 선보이는 첫 작품으로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전석마감 되었다. 손감독은 2020년 9월14일자 객석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적 창작무용의 해외시장 개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우리가 고민해야할 부분은 '세계성'이다. 

세계시장에서 봤을 때, 우리의 움직임이는 '전통'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하나의 독창적인 움직임으로서 받아들여져야 한다. (중략) 한국무용도 그 재료중 하나라면, 우리의 것을 우리가 재고성, 재창작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해외 프로듀서, 스태프와도 협업하여 연결고리를 넓혀야 하고, 앞으로 10년 뒤를 보면서 작품에 투자해야 한다." 손 감독의 바람인 한국적 원형의 세계화 가능성은 '다섯오'의 세련됨과 '위로무'로서의 처용해석 속에 충분히 탑재돼 있다. 

무용의 새로운 지평을 확장하고 있는 손 감독은 ‘현대적 한국무용’을 어떻게 무대에서 구현할지를 고심해왔다. 공연이 열린 순간 선과 색을 살린 세련된 무대와 1년을 기다린 단원들의 춤사위는 완벽한 일체를 이루며 관람객들의 숨을 멈추게 만들었다. 손 감독은 기획인사에서 “<다섯 오>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고통 받고 불안해하는 현대인에게 긍정의 힘과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며 “동양의 오행(五行)과 다섯 원소(목·화·토·금·수)를 상징하는 다섯 처용의 춤인 오방처용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지혜롭게 조화와 균형을 꾀하는 세상으로 관객을 안내한다.”고 설명한바 있다. 

국립무용단 무용수 전원이 출연하고, 공연계가 주목하는 정민선이 무대·의상·영상디자인을 맡아 통일감 있는 시각적 효과를 구현한 작품으로, 독창적인 음악세계의 작곡가 라예송이 새로운 한국춤을 만드는 여정에 동참했다. 지난해 초연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순연된 만큼, 벌써부터 빠른 시일 안에 앵콜 공연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충만하다는 평이다. (유튜브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xxplAGVIbuc)

단짠을 통해 보는 미감을 제시한 ‘임종은 총괄큐레이터’ 

                                                  <설탕과 소금> 전시포스터 

공장지대로 가득했던 영등포구 문래동은 몇 년 전부터 도심재생사업과 더불어 다양한 예술집단의 새로운 기획들로 가득 찬 곳이 되었다. 새로운 활력을 이끄는 문래동엔 새롭게 들어선 ‘술술센터’, 이곳을 독특한 미감으로 채운 전시 <설탕과 소금, Sugar and Salt>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우수전시 선정작이다. ‘설탕’과 ‘소금’의 역사와 기억, 이른바 단짠을 통해 살펴본 현대인의 일상을 본다는 독창적 설정은 대중코드 속에 은밀한 예술인류학을 숨기는 임종은 독립큐레이터와 김정현 협력 큐레이터의 기획이다. 아시아 현대미술가 10인(팀)으로 구성된 국제전시로, 김지평, 김화용, 노승복+신판섭+쏠티 캬라멜, 문형민, 이완(, 탕 마오홍, 이루완 아멧 & 티타 살리나, 엘리아 누르비스타, 첸 칭야오, 키요코 사카타 등이 참가했다. 

전시기획에 고심 중인 임종은 독립큐레이터  ▲ 전시기획에 고심 중인 임종은 독립큐레이터
전시에서는 아시아 현대 미술가들이 설탕과 소금을 통해 그들의 역사와 현재를 돌아본 현대미술작품을 선보인다. 달고 짠 것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소비하는 ‘단짠’이라는 현상을 계기로 설탕과 소금을 돌아보며, 이를 매개로 근대화 과정, 세계화, 사회 현상, 환경문제 등을 탐구한다. 출품작은 설탕과 소금으로 우리의 몸, 역사와 문명, 그리고 자연환경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유기적인 연결을 가시화하며 미래와의 공존에 대한 선택과 상상을 제안한다. 기획의 글을 살펴보자. 

“‘단짠’은 설탕과 소금의 과소비를 상징하는 신조어이다. 하나는 중독의 맛으로 다른 하나는 생존의 맛으로 설탕과 소금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졌지만 개항, 식민지, 분단 등 한국 근대 역사 속에서 유입, 생산 되었고, 소비가 급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중매체를 통해 익숙해진 단짠이라는 현상은 중독과 생존의 굴레에 있는 현대인의 일상을 떠올리게 한다. <설탕과 소금> 展은 현재 설탕과 소금의 중독적인 소비 현상부터 이것을 매개로 연결된 근대화 과정, 세계화, 사회 현상, 환경문제 등을 탐구한다. 특히 설탕과 소금의 생산, 유통, 소비 등의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는 아시아의 현대미술작가들의 참여를 통해 동시대성과 아시아성이 교차되는 논의의 장을 형성할 것이다. 

              죽음의 섬 The island of death slave strike(2021), 2D 유니티, 사운드 2분 45초

흔한 식재료인 설탕과 소금을 주제로 한 현대미술전시를 통해 삶과 사건, 감각을 입체적으로 해석하는 장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아시아 현대 미술가들은 설탕과 소금을 통해 역사와 기억을  돌아보며, 예술적인 상상력으로 설탕과 소금의 다층적인 의미를 해석한다. 매일 먹는 설탕과 소금이지만, 우리의 몸, 역사와 문명 그리고 자연환경의 관계를 성찰하는 출발점이 되어 공존을 위한 새로운 선택으로 이어지길 상상해 본다.” 

실제 이들이 제시한 방식처럼 작가들은 깊이 있는 위트와 일상적 해석 사이에서 작가 나름대로 21세기 단짠의 미학을 해부한다. 김지평은 <두 개의 신화>에서 소금과 연관된 구전 설화와 현대의 신화를 보여준다. 조선시대의 소금장수는 전국을 유람하며 소금을 파는 상인이면서도 소문과 이야기의 전달자이자 당대 유행을 전파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김지평 작가는 소금장수가 전하는 옛날이야기 위에 현대의 소금 광고 이미지를 선별해 로고와 문구를 덧그렸다. 노승복+신판섭+쏠티 캬라멜 팀은 <죽음의 섬>에서 설탕과 소금의 역사와 사건들을 디지털 게임 형식으로 재해석한다. 

게임 스토리는 XYZ년 설탕왕국과 소금왕국에서 시작한다. 이 두 왕국은 백설탕과 정제염이 지배하는 왕국으로 백설탕은 마스코바도를 노예로 삼아 설탕을 생산하였고 정제염은 천일염을 노예로 소금을 만들었다는 세계관을 설정하고 있다. 오늘의 게임세대를 반영한 예술작품과의 교유가 놀랍도록 신선하다. 첸 칭야오(Chen Ching-Yao)는 역사와 사회구조의 따라 변화하는 산업과 노동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계화의 영향에서, 산업의 구조는 조정되고 혹은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작가는 어떤  장소가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 커다란 내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그 장면을 그의 특유의 시선과 유머로 재해석한다. 대만의 국영 산업이었던 설탕공장의 변화를 관찰하고, 현재의 모습 속에 예술가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설탕과 소금> 전시는 공식 SNS를 통해 다양한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인스타그램: instagram.com/sugarandsalt_art)

 

<필자소개> 
 안현정씨는 예술철학전공 철학박사출신의 문화평론가이자 방송인으로 현재 성균관대학교박물관 학예관, 유중재단 이사, 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기사공유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공감   구글
독자 의견남기기

독자의견쓰기   운영원칙보기

(0/500자) 로그인

리플달기

댓글   숨기기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

뉴스홈으로    이전페이지로    맨위로

(광고)이노텍

인기기사    댓글달린기사    공감기사

실시간 댓글 더보기

구인    구직   매매

사람들 interview

[인터뷰]“척추 수술 환자 좋은 예후,수술 후 통증 관리가 핵심”

일반적으로 수술 환자들은 수술 후 통증을 불가...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의약정보 더보기

약업북몰    신간안내

약무행정 외길 40년

약무행정 외길 40년

일송(逸松) 이창기(李昌紀) 박사가 최근 ‘약무행정 외...

이시각 주요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