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60주년 앞두고 작년 취임, 설득력 있는 해석과 연주로 호평
작년 10월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의 제11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백진현씨가 취임했다. 백진현 신임 음악감독은 현재 대구시향의 수장으로서 정기연주회와 기획연주회는 물론 찾아가는 음약회 등 다양한 기획 의도에서 마련된 각종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대구시향과 함께 교향악축제에 참가해 영국 클래식의 정수를 들려주며 참신한 프로그래밍으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대구시향 호른 수석 출신으로 대구시향의 상임지휘자로 부임, 오랜 시간에 걸쳐 악단을 잘 이해하고 있는 지휘자인만큼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크게 기대된다. 최근 약업신문이 백진현감독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취임 이후 공연 활동과 단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온 소감을 들려달라. 또 대구시향 호른 수석 출신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악단을 잘 이해하고 있는 지휘자 입장에서 바라본 대구시향 고유의 특색과 악단의 잠재력에 대해 듣고 싶다.
백진현(이하 백) : 작년 11월 취임 연주회 이후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다. 지난 몇 달간 다수의 정기연주회와 기획연주회, 찾아가는 음악회 등 숨 가쁘게 연주를 이어왔고 그 과정에서 단원 개개인의 장단점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현재 대구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의 능력과 잠재력은 충분하며 연주자로서 기본적인 소양도 잘 갖추었기에 지휘자로서 이를 잘 이끌고 다듬어 나가는 무척 보람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처음 대구시립교향악단 단원이 되었을 때 존경하던 음악 선배, 선생님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자랑스러웠다. 당시 ‘굶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음악인의 꿈을 꿨던 나의 모습이 생생하다. 지금의 단원들을 보면서 그때 생각이 많이 나고 감회가 남다르다. 단원으로 시작해 호른 수석을 거쳐 지금은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지휘자로서 이 악단과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하다. 그동안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늘 함께 있었던 것처럼 고향에 돌아온 것 같다. 아무래도 지역 출신의 연주자가 많은 악단이라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서로 알고 지낸 끈끈한 유대감이 있고 오랫동안 함께해 온 앙상블 역시 남다르다. 특히 대구시립교향악단의 현악 앙상블은 전국에서 내놓으라 할 정도로 훌륭하다.
- 지난 4월 대구시향과 함께 교향악축제에 참가해 영국 클래식의 정수를 들려주며 참신한 프로그래밍으로 큰 관심을 받았고 특히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엘가 교향곡1번을 연주하며 설득력 있는 해석과 연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 창원시립교향악단,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하였고 톈진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 객원 지휘자를 비롯,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섭렵하며 지휘자로서 쌓은 경력과 함께 앞으로 대구시향과 함께 이루고 싶은 예술적 비전과 중장기적 계획이 궁금하다.
백 : 음악가이자 지휘자로서 늘 추구하는 바는 이 세상의 모든 곡을 연주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음악은 과거에서 현재로의 시간 여행이고 우리는 작곡가의 창작 의도에 충실한 연주를 통해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메신저이다. 따라서 그 시대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기까지 나름의 피나는 연구는 필수적이고 그 연구를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연주력까지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이 결국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세계화, 국제화이며 미래를 위한 비전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재연의 예술을 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서 작곡가의 창작 의도와 작품의 본질을 파악하여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또한 연주자의 곡의 이해와 해석을 돕고 완성도 높은 연주,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무대를 위해 개인뿐만 아니라 연주단체의 실력까지 함께 연마해 나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작품의 본질을 이해하고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공공 예술단으로서의 좋은 지휘자가 아닐까 싶다.
- 지휘자의 해석과 지시가 음악을 통해 이상적으로 구현되려면 단원들과의 합이 중요할 것 같다. 지휘자와 단원 간의 소통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백 : 결국 음악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상호 이해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전문 연주단체이고 연습실과 무대 위에서만큼은 철저하게 자신의 본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단원은 지휘자의 해석과 요구를 잘 수용하여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휘자는 단원들이 어떤 부분에서 연주와 표현의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해 올바른 방향으로 잘 풀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지휘자와 단원은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각기 다른 악기의 매커니즘을 토대로 음악적 동질성을 가져야 한다. 지휘자와 단원이 하나의 작품을 대할 때 함께 같은 색채로 표현하는 것이 진정한 음악적 소통이 아니겠는가.
- 2024년 대구시향이 창단 6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작년 대구시향 창립공연을 재연하는 뜻깊은 공연을 지휘했으며 악단을 맡은 현 음악감독으로서 남다른 마음가짐일 것 같다. 대구시향 창단의 배경과 지나온 발자취를 간략하게 듣고 싶다. 아울러 국내 3번째 공립 교향악단으로서 대구시향이 대구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해 왔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백 : 1964년, 서울 부산에 이어 탄생한 국공립 교향악단인 대구시립교향악단은 한국 전쟁 직후 음악을 통한 사회 운동에 앞장선 초대 상임지휘자 이기홍 선생을 비롯해 지역 음악인, 기업가, 행정가, 시민 등이 한마음으로 탄생시킨 지역 오케스트라라는 점에서 큰 자부심이 있다. 지역 문화예술 선구자들의 노력과 헌신, 희생정신 덕분에 지금의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있을 수 있고 그 뜻을 잘 받들고 이어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지난 60년간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대구시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 속에 지역 오케스트라로서는 보기 드문 티켓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시민의 큰 사랑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지속해서 새로운 기획과 다양한 공연 레퍼토리로 관객에게 다가서고 있으며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을 선도하고 있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은 대구 경북 대표 오케스트라로서 지역민의 정서 함양과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 대중화, 문화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 대구를 대표하는 예술단체로서 시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고 음악이 흐르는 도시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정통 클래식 음악을 레퍼토리로 하는 ‘정기연주회’와 다수의 ‘기획연주회’, 공연장을 벗어나 관객들에게 찾아가는 ‘시민행복콘서트’, 지역 클래식 음악계 유망주 발굴과 육성을 위한 ‘청소년/대학생 협주곡의 밤’, 청소년들의 교양과 감수성을 풍부하게 자극하는 ‘스쿨 콘서트’, ‘교실 음악회’ 등 연간 다채로운 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 1964년 출범한 이래 대구시향은 폭넓은 활동을 이어왔다. 교향악축제 초청연주, 타 시도 음악제 참가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등 해외 공연도 성황리에 마친 바 있다. 음악감독이 생각하는 대구시향이 나아가야 할 앞으로의 이상적인 방향성은?
백 : 결국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오케스트라가 되는 것이 대구시립교향악단의 나아갈 방향이다. 우리의 연주를 통해 시민과 문화적 소통, 공감대를 형성하고, 수준 높은 공연을 부담 없이 일상처럼 즐길 수 있도록 시민 문화 향수권을 신장하는 것이 공공 예술단체의 역할과 책임일 것이다. 클래식 입문자부터 마니아까지 다양한 관객층을 아우를 수 있는 시대별, 장르별 심도 있는 연주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시민 모두를 위한 교향악단’이라는 대구시립교향악단 창단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은 대구시립교향악단이 60년 역사와 전통 위에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 대구시향은 상당수의 공연이 전석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국내 어느 주요 악단보다 시민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는 오케스트라로 졍평이 나 있다. 많은 대구지역 클래식 애호가들이 대구시향을 찾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백: 대구는 시민들의 문화 수준이 매우 높고 클래식 음악을 정기적으로 관람하는 관객층 역시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 한 마디로 문화예술의 토양이 비옥하다. 특히 지역에 우수한 음악대학이 다수 있는 데다 음악을 사랑하는 지역민의 정서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연주가 매주 수시로 개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공연에 늘 관객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대구는 연주자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이 가득하다. 따라서 늘 더 좋은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음악감독이 직접 기획을 이끈 참신한 공연들이 계획되어 있다고 들었다. 이번 8월에 독주악기 '피아노'를 조명한 대구국제피아노페스티벌 소개와 더불어 음악감독의 향후 계획을 들려 달라.
백 : 1900년 3월, 미국인 선교사 부부가 한국 최초의 피아노를 대구 사문진 나루터에 내린 이후 피아노는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클래식 악기로 사랑 받아왔다. 피아노라는 독주 악기가 주인공인 ‘대구국제피아노페스티벌’은 세계 각국의 명연주자를 초청하여 그들의 개성이 묻어있는 차원이 다른 연주를 통해 피아노 협연을 공연의 일부가 아닌 전부로 오롯이 만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앞으로도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시민 모두가 클래식 음악을 어렵지 않게 접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새롭고 다양한 기획을 펼쳐나갈 계획이며 우수한 실력으로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을 선도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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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60주년 앞두고 작년 취임, 설득력 있는 해석과 연주로 호평
작년 10월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의 제11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백진현씨가 취임했다. 백진현 신임 음악감독은 현재 대구시향의 수장으로서 정기연주회와 기획연주회는 물론 찾아가는 음약회 등 다양한 기획 의도에서 마련된 각종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대구시향과 함께 교향악축제에 참가해 영국 클래식의 정수를 들려주며 참신한 프로그래밍으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대구시향 호른 수석 출신으로 대구시향의 상임지휘자로 부임, 오랜 시간에 걸쳐 악단을 잘 이해하고 있는 지휘자인만큼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크게 기대된다. 최근 약업신문이 백진현감독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취임 이후 공연 활동과 단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온 소감을 들려달라. 또 대구시향 호른 수석 출신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악단을 잘 이해하고 있는 지휘자 입장에서 바라본 대구시향 고유의 특색과 악단의 잠재력에 대해 듣고 싶다.
백진현(이하 백) : 작년 11월 취임 연주회 이후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다. 지난 몇 달간 다수의 정기연주회와 기획연주회, 찾아가는 음악회 등 숨 가쁘게 연주를 이어왔고 그 과정에서 단원 개개인의 장단점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현재 대구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의 능력과 잠재력은 충분하며 연주자로서 기본적인 소양도 잘 갖추었기에 지휘자로서 이를 잘 이끌고 다듬어 나가는 무척 보람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처음 대구시립교향악단 단원이 되었을 때 존경하던 음악 선배, 선생님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자랑스러웠다. 당시 ‘굶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음악인의 꿈을 꿨던 나의 모습이 생생하다. 지금의 단원들을 보면서 그때 생각이 많이 나고 감회가 남다르다. 단원으로 시작해 호른 수석을 거쳐 지금은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지휘자로서 이 악단과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하다. 그동안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늘 함께 있었던 것처럼 고향에 돌아온 것 같다. 아무래도 지역 출신의 연주자가 많은 악단이라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서로 알고 지낸 끈끈한 유대감이 있고 오랫동안 함께해 온 앙상블 역시 남다르다. 특히 대구시립교향악단의 현악 앙상블은 전국에서 내놓으라 할 정도로 훌륭하다.
- 지난 4월 대구시향과 함께 교향악축제에 참가해 영국 클래식의 정수를 들려주며 참신한 프로그래밍으로 큰 관심을 받았고 특히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엘가 교향곡1번을 연주하며 설득력 있는 해석과 연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 창원시립교향악단,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하였고 톈진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 객원 지휘자를 비롯,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섭렵하며 지휘자로서 쌓은 경력과 함께 앞으로 대구시향과 함께 이루고 싶은 예술적 비전과 중장기적 계획이 궁금하다.
백 : 음악가이자 지휘자로서 늘 추구하는 바는 이 세상의 모든 곡을 연주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음악은 과거에서 현재로의 시간 여행이고 우리는 작곡가의 창작 의도에 충실한 연주를 통해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메신저이다. 따라서 그 시대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기까지 나름의 피나는 연구는 필수적이고 그 연구를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연주력까지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이 결국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세계화, 국제화이며 미래를 위한 비전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재연의 예술을 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서 작곡가의 창작 의도와 작품의 본질을 파악하여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또한 연주자의 곡의 이해와 해석을 돕고 완성도 높은 연주,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무대를 위해 개인뿐만 아니라 연주단체의 실력까지 함께 연마해 나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작품의 본질을 이해하고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공공 예술단으로서의 좋은 지휘자가 아닐까 싶다.
- 지휘자의 해석과 지시가 음악을 통해 이상적으로 구현되려면 단원들과의 합이 중요할 것 같다. 지휘자와 단원 간의 소통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백 : 결국 음악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상호 이해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전문 연주단체이고 연습실과 무대 위에서만큼은 철저하게 자신의 본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단원은 지휘자의 해석과 요구를 잘 수용하여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휘자는 단원들이 어떤 부분에서 연주와 표현의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해 올바른 방향으로 잘 풀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지휘자와 단원은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각기 다른 악기의 매커니즘을 토대로 음악적 동질성을 가져야 한다. 지휘자와 단원이 하나의 작품을 대할 때 함께 같은 색채로 표현하는 것이 진정한 음악적 소통이 아니겠는가.
- 2024년 대구시향이 창단 6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작년 대구시향 창립공연을 재연하는 뜻깊은 공연을 지휘했으며 악단을 맡은 현 음악감독으로서 남다른 마음가짐일 것 같다. 대구시향 창단의 배경과 지나온 발자취를 간략하게 듣고 싶다. 아울러 국내 3번째 공립 교향악단으로서 대구시향이 대구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해 왔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백 : 1964년, 서울 부산에 이어 탄생한 국공립 교향악단인 대구시립교향악단은 한국 전쟁 직후 음악을 통한 사회 운동에 앞장선 초대 상임지휘자 이기홍 선생을 비롯해 지역 음악인, 기업가, 행정가, 시민 등이 한마음으로 탄생시킨 지역 오케스트라라는 점에서 큰 자부심이 있다. 지역 문화예술 선구자들의 노력과 헌신, 희생정신 덕분에 지금의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있을 수 있고 그 뜻을 잘 받들고 이어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지난 60년간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대구시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 속에 지역 오케스트라로서는 보기 드문 티켓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시민의 큰 사랑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지속해서 새로운 기획과 다양한 공연 레퍼토리로 관객에게 다가서고 있으며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을 선도하고 있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은 대구 경북 대표 오케스트라로서 지역민의 정서 함양과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 대중화, 문화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 대구를 대표하는 예술단체로서 시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고 음악이 흐르는 도시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정통 클래식 음악을 레퍼토리로 하는 ‘정기연주회’와 다수의 ‘기획연주회’, 공연장을 벗어나 관객들에게 찾아가는 ‘시민행복콘서트’, 지역 클래식 음악계 유망주 발굴과 육성을 위한 ‘청소년/대학생 협주곡의 밤’, 청소년들의 교양과 감수성을 풍부하게 자극하는 ‘스쿨 콘서트’, ‘교실 음악회’ 등 연간 다채로운 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 1964년 출범한 이래 대구시향은 폭넓은 활동을 이어왔다. 교향악축제 초청연주, 타 시도 음악제 참가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등 해외 공연도 성황리에 마친 바 있다. 음악감독이 생각하는 대구시향이 나아가야 할 앞으로의 이상적인 방향성은?
백 : 결국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오케스트라가 되는 것이 대구시립교향악단의 나아갈 방향이다. 우리의 연주를 통해 시민과 문화적 소통, 공감대를 형성하고, 수준 높은 공연을 부담 없이 일상처럼 즐길 수 있도록 시민 문화 향수권을 신장하는 것이 공공 예술단체의 역할과 책임일 것이다. 클래식 입문자부터 마니아까지 다양한 관객층을 아우를 수 있는 시대별, 장르별 심도 있는 연주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시민 모두를 위한 교향악단’이라는 대구시립교향악단 창단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은 대구시립교향악단이 60년 역사와 전통 위에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 대구시향은 상당수의 공연이 전석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국내 어느 주요 악단보다 시민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는 오케스트라로 졍평이 나 있다. 많은 대구지역 클래식 애호가들이 대구시향을 찾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백: 대구는 시민들의 문화 수준이 매우 높고 클래식 음악을 정기적으로 관람하는 관객층 역시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 한 마디로 문화예술의 토양이 비옥하다. 특히 지역에 우수한 음악대학이 다수 있는 데다 음악을 사랑하는 지역민의 정서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연주가 매주 수시로 개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공연에 늘 관객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대구는 연주자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이 가득하다. 따라서 늘 더 좋은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음악감독이 직접 기획을 이끈 참신한 공연들이 계획되어 있다고 들었다. 이번 8월에 독주악기 '피아노'를 조명한 대구국제피아노페스티벌 소개와 더불어 음악감독의 향후 계획을 들려 달라.
백 : 1900년 3월, 미국인 선교사 부부가 한국 최초의 피아노를 대구 사문진 나루터에 내린 이후 피아노는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클래식 악기로 사랑 받아왔다. 피아노라는 독주 악기가 주인공인 ‘대구국제피아노페스티벌’은 세계 각국의 명연주자를 초청하여 그들의 개성이 묻어있는 차원이 다른 연주를 통해 피아노 협연을 공연의 일부가 아닌 전부로 오롯이 만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앞으로도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시민 모두가 클래식 음악을 어렵지 않게 접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새롭고 다양한 기획을 펼쳐나갈 계획이며 우수한 실력으로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을 선도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