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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약국의 미래: 약업계는 플랫폼을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편집부
입력 2022-07-08 11:07 수정 최종수정 2022-07-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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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약국의 미래: 약업계는 플랫폼을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요즘 약사사회로부터 자주 요구 받는 주제가 디지털 헬스케어의 미래상과 약사의 대응방안이다. 솔직히 필자도 우리나라의 디지털 헬스케어 미래 모습이 궁금하다. 따라서 하루 앞을 예측하기 힘든 지금의 상황에서 미래상을 논하기 보다는 변화된 시장환경을 이해하고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 생각한다. 특히 약업계 구성원들은 디지털 시대의 ‘기술’과 ‘플랫폼’에 대해 심화된 이해가 필요하다.

기술의 이해
하루하루 기술의 발전이 빠르고 경이롭다. 기술을 표현하는 영단어에는 technique과 technology가 있다. 먼저 technique (technic)은 ‘솜씨’라고 번역하며 사람의 손이나 발을 사용하여 사물을 대상으로 전문적 행위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종이카드로 마술 쇼를 하는 것이다. 이는 종이를 변형시키지 않고 손을 움직여 관객에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수리, 정비하는 것도 technic에 속한다. 하지만 technology란, 사물을 가공하는 행위를 의미하는데, 종이를 가지고 종이비행기를 만든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산업혁명’이란, 기술에 의한 생산성의 증대를 시대적으로 구분하는 용어다. 지금은 제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1차와 2차 산업혁명은 그 기술이나 파급효과, 사회적 변천상 등으로 그 구분이 어느정도 뚜렷했지만, 3차부터는 모호하다는 주장이 있다(그림1).

그림1. 연속되는 산업혁명의 구분

3차와 4차 산업혁명을 구분하는 명백한 차이는, 4차 시대에 들어와서 기존 정보통신기술(ICT)산업 이외 분야 즉, 전통 산업분야가 다시 신성장 산업으로 재조명 받게 되었다는 것인데, 기존의 비 ICT산업에 ICT가 융합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로 꼽는다. 왜냐하면 3차 산업혁명은 전기, 전자 및 ICT 산업으로 불리는 기술의 진보가 한정된 영역에서 이루어졌고, 그 밖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 ICT산업 분야에서 기술의 진보가 한정되었기 때문이다(그림2).

그림2.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인공지능과 기술의 파도

예로써, 그 유명한 ‘무어의 법칙’은 전자 및 ICT 분야에만 적용되고 기계나 화학 분야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반전 현상이 나타났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을 ‘2차 산업혁명의 시즌2’ 라고도 불린다.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한 부의 기반, 플랫폼
플랫폼(platform)이란, ‘구획된 땅’ ‘형태’란 의미의 ‘plat’과 ‘form’이 합쳐진 말이다. 이는 ‘구획된 땅의 형태’,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이해한다. 플랫폼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협력’과 ‘상생’이 전제되어야 한다. 플랫폼에선 참여자가 공평하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 때 발전하는데, 다수가 각자의 뚜렷한 역할을 갖고 참여하며 협업을 전제로 자생하여 각기 ‘다르면서도 같은’ 운명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그림3).
현재는 각종 최신 기술(technology)로 무장한 일명 ‘플랫폼 기업’이 등장하였다. 경영학자들에 의하면, “플랫폼 사업(business)은 인공위성과도 같다”고 표현한다. 인공위성은 종종 올라가야 할 곳에 오르지 못하며 최악의 경우, 공중에서 폭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 궤도에 잘 정착하기만 하면 오랜 기간 궤도를 공전할 수 있다. 

그림3. 플랫폼과 플랫폼 기업

플랫폼 기업들이 설립 초기에 ‘급격히 성장’했던 것은 플랫폼의 본질인 협력과 상생이란 철학을 가지고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Microsoft는 제3자(3rd party)의 도움을 받았으며, Google은 모든 참여자에게 자사 플랫폼을 개방한 뒤 여기서 창출되는 혜택을 차별없이 분배했었다. ‘동등한 연결’이란 이상을 추구했던 META (구 Facebook)나, 클라우드 기술에 기반한 Amazon도 이 같은 철학을 유지할 때 성장했었다.
플랫폼 전략론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Andrei Hagiu MIT 경영대학원 교수는 ‘장(場)을 가진 자가 부의 미래를 지배한다’고 주장했고, 일본의 경제학자 오마에 겐이치 역시 ‘21세기 부(富)는 플랫폼에서 나온다’고 예측하였다.

플랫폼 활성화의 본질은 ‘연결’의 속성 
전통시장이나 시골장터, 슈퍼마켓도 플랫폼이다. 학교도 종합병원도 약국도 교육과 의료를 위한 플랫폼이고, 도시 자체도 거대한 생활 플랫폼이다. 모여서 교류하고 교환하면서 가치를 창출하고 부가 축적되는 모델로서 이 플랫폼이 인류의 역사에서 언제 어디서나 등장하는 속성을 지녔다면, 현대의 플랫폼 기업이란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하여 소위 디지털 전환에 빠르게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인 것이다.
특히 서비스 플랫폼을 예로 들면, 그 성패를 좌우하는 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안에서 연결되느냐, 즉 구성원 간 협력이 중요하다. (1)기술과 규모, (2)서비스의 양과 질, (3)차별화와 경쟁우위, (4)시장 지배력과 표준으로서 위치 등을 모두 갖출 수 있는게 플랫폼이므로 많은 기업들이 플랫폼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최근 약업생태계도 플랫폼 기업을 약국과 약사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하여 경계하는 시각이 우세하고 대응도 거칠다. 아쉽게도 국내 등장한 소규모 플랫폼 기업들이 코로나19라는 틈새를 활용해서 주요 사용자들의 협조와 상생을 유도하기보다는 정부의 정책기조나 사회경제적 변화상에 편승해서 소비자의 편리성 이란 모토를 내세우면 모든 것이 용인되고 수용된다는 단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약업계도 플랫폼 기업의 등장 때문에 약국경영수지가 악화되었거나, 폐업이 유의미하게 증가했거나, 개별 약사의 수입 감소폭이 크거나, 의료 플랫폼 기업 이용자의 약화사고의 빈도와 강도를 실증적으로 입증해야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다. 약업계의 경계심과 거부행위의 근거가 데이터로 증명되었기 보다는 관측과 예상과 추론에 기인한다는 것도 일부 인정하면서 그동안 왜 약국은 스스로 플랫폼 이면서도 디지털 전환에 뒤쳐지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약국은 진화가 정체된 플랫폼
인류는 정보와 산물을 교환하며 생산이 증가하고 부의 규모가 커지는 플랫폼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호해왔다. 생산성의 증가가 산업혁명이며 이번 4차 혁명은 ICT기술에 바탕을 둔다고 언급하였다. 그렇다면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과 이를 활용하려는 플랫폼 기업의 등장을 약업계는 과연 예측하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대비하지 못한 것일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은 자사 서비스 특징에 적합한 오픈 API 정책을 도입하여 빠르고 편리하게 사용자층을 확대시켰다. 이에 따라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도 자사가 아닌 대부분 제3자에 의해 개발됐다. 플랫폼 보유 기업이 개발자 지원에 힘썼기 때문이다. 단순히 API 개방에서 멈추지 않고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개발자 지원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런 사회경제적 역사로부터 시사점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도 이미 언급했었다. 이제는 약국이 전통적 플랫폼의 특성을 벗어나 환자와 의약품과 질병과 케어와 상행위 관련 정보가 교환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 거기다 약국의 생태계를 디지털 전환시켜줄 크고 작은 기업들을 적극 수용해야한다(그림4).

그림4. 디지털 전환 시대의 가치창출방법과 이를 위한 플랫폼의 역할

20여년전 의약분업 이후에 안정된 플랫폼을 유지하다가 약국은 많은 사람을 연결시킬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약화시켰다. 한국형 의료전달체계의 좁은 채널에 적응하면서 자신이 가진 ‘플랫폼의 확장성’까지 제한시켰다. 환자나 소비자와 접촉을 늘릴 수 있는 일반약, 건기식 등을 제쳐두고 전문약 처방조제와 복약지도에만 전념하였다. 
조제와 복약지도에서 추가적 가치창출을 하지 못한 채 정작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이란 시대적 흐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것이다. 환자의 안전보장은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환자 1인당 복약지도 시간과 상담 수준을 높이면 환자의 안전성과 건강증진이 얼마나 증가한다는 실증데이터는 아직도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 
약업생태계는 미래 약국모델과 약사의 위치를 어떻게 안착시킬 지 마스터플랜이 불확실하다. 그래서 이러한 전략수립이 이뤄지는 동안에 현행 약국모델을 당분간 유지하면서 어떻게 디지털 전환을 실현할 지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무차별적인 플랫폼 기업의 위협에 근본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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