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실적 놓고 긴장감 쌓인 제약 도매업계
제약사와 도매업계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 4월 일괄약가인하가 시행된 이후 제약사의 마진정책과 관련해 큰 충돌은 없었지만, 연말이 들어서며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제약사들의 실적에 기인한다. 당초 예상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같은 실적 부진이 내년 도매업계에 대한 영업정책 변경으로 연결되고 핵심에 마진이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도매업계 내 퍼지고 있다.
당장 마진인하를 내건 제약사는 없지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유통가의 시각이다.
실제 최근 들어 일부 제약사에서는 결제일 단축, 회전% 축소 등을 만지작 거리는 제약사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마진인하는 아니지만, 비슷한 효과를 내는 내용들이다.
제약사에서도 이 같은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한 중견 제약사 관계자는 “아직 영업정책에 대해 손은 대지 않고 있지만 올해 결산이 끝나고 이익이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나면 생각해볼 수도 있는 문제 아닌가”고 전했다.
실적에 따라서 다양한 정책을 세울 수 있고, 도매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중견 제약사 관계자는 “도매와 대립해 봤자 득 될 것이 없고, 이 때문에 약가인하로 피해를 입으면서도 마진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제약사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나타나며 도매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약가인하 이후 마진인하를 들고 나온 일부 중소형 제약사들과는 다른 차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소형 제약사들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도 하고, 논란 끝에 잘 해결됐지만 중형 이상의 제약사들은 다르다는 것.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약가인하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마진축소는 생존과 직결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도매업계에서도 각 제약사의 마진을 포함한 도매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도매상 사장은 “제약사들도 이유가 있겠지만 만일 정책변경이 마진축소 저마진 등으로 나타나면 가만있을 수 없는 것 아닌가”고 말했다.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제약 도매업에서는 대화와 타협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갈등 마찰을 감수하고라도 정책을 펼 것인지, 불리하게 작동하는 정책이 나왔을 경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인지는 개별 제약사와 도매업계가 판단할 일이지만, 모두 피해를 보는 것 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권구
2012-12-12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