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조금만 신경 쓰면 상생할 수 있다.
약업계가 혼란스럽다. 약가 인하로 제약사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계속되는 일반약 판매 부진으로, 많은 약국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중간에 낀 의약품도매상들은 말할 것도 없다.
약업계에 불어 닥친 변화는 당분간 이어지며, 제약사 도매상 약국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긴 터널에 돌입했다'고 표현되는 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협조할 수 있는 부분은 협조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본다.
제약사와 약국도 힘들겠지만, '샌드위치' 입장에서 양쪽에서 부는 바람을 고스란히 '역풍'으로 맞는 의약품도매상은 상대방의 협조를 더욱 필요로 한다.
배송이 한 예다. 치솟은 유가, 계속되는 마진 인하, 무한 출혈경쟁 등으로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모두 경영에 치명타를 주는 요인들이다.
하지만 현재의 3배송을 1배송으로 할 수 있게 약국들이 협조만 해주면, 상당한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 어려운 게 아니라, 매일 주문할 때 조금만 신경 쓰면 줄일 수 있는 문제다.
반품도 마찬가지다. 선입선출을 지켜 주면 도매상은 그만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반품시 약국은 잔고에서 즉석 차감하면 되지만, 도매상은 정리에 보통 5,6개월이 걸린다. 이 기간만큼 회전을 못 시키는데 따른 비용이 상당하다.
또 생물학적제제는 반품이 안 되고, 다국적제약사는 수입약이라는 점에서 반품시 페널티를 준다. 각 도매상 영업사원을 놓고 보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다.
사용되지 않는 약을 1년간 쌓아 놓고 있다가 반품하는 경우 등을 포함해, 반품과 관련해 발생하는 내용들은 조금만 신경 쓰면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일들이다.
재고관리를 통해 2,3일내 소비가 안 되는 제품은 반품하는 등 조금만 관심을 가져 주면 제약사와 도매상에도 도움이 되고, 약국에도 이득이 되며, 반품한 의약품은 폐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도 이득이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현재 도매상은 반품 배송 외, 경영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들이 많다. 실제 약국은 몇 개월 어음을 끊는 반면, 6.5%-7%에 불과한 마진을 주며 1개월 회전에 현금으로 받아가는 다국적제약사들은 회전을 앞당기고 있다. 국내사들도 60일에서 90일 만에 현금으로 줘야 한다.
치부이기는 하지만, 마진에서 4-5%를 빼내면 현실적으로 운영이 힘든 게 현실이다.
토종 도매가 살아야 약사들도 편하다. 토종이 밀린 동남아시아에서는 약사들이 현금을 주고 약을 산다. 토종이 무너지면 약사들도 지금까지와 같은 혜택과 서비스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려운 시기지만 서로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조금씩 신경써 주며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2008-09-10 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