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의약계, 불확실성의 시대
미국발 금융 쓰나미가 전 세계를 덮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제2의 IMF가 온다!’ ‘이미 돌입했다’ 등 부정적인 말들이 전 국토를 뒤덮고 있다. 각 산업은 이미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의약품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경제위기에 더해, 달러화,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제약사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정부의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한 약가인하가 가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글로벌시대에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백억 원을 들여 건설 중인 cGMP 공장에 막대한 추기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환차손이 100억 원이 났다느니, 200억 원이 났다느니 하는 얘기들이 많다.
이 영향으로 당장 올해 3분기 제약사들의 영업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제약사들의 이 같은 위기는 고스란히 의약품도매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진으로 경영하는 도매업계 내에서도, 당장 매출감소와 관련한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제약사들이 경영악화를 보전하기 위해 내년부터 마진을 인하할 것이라는 분석들도 여기저기서 나오며, 더욱 부담을 주고 있다.
무너지는 경제, 경기 악화는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닫게 만들며, 약국과 병의원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급한 약이 아니라면 참는다는 심리의 발산이다.
의약품산업도 금융위기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따져볼 것이 있다. 우리가 얼마나 규모에 맞춘, 정도에 맞춘, 투명한 경영을 해왔느냐는 점이다.
의약품산업은, 공정 공시 등을 통하여 볼 때 제약이건 도매업계 건 수년간 괜찮은 영업을 해왔다. 건강보험재정 문제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때문에 정부 사회로부터 부정 불법 영업 마케팅에 대해, 더 심한 간섭을 받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잘 나갈 때 미래를 대비한 인력 기술개발 등에 투입하지 않고, 눈앞의 목표만을 달성하기 위해 영업 마케팅을 벌였고, 이것이 큰 부담으로 왔다는 분석이다.
지금의 상황은 개별 기업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할 문제는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과거처럼 우리나라에서만 잘 통하던 일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세계는 지금 한 데 묶였기 때문이다.
이 시대는 투명화를 이루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고, 주먹구구식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더더욱 생존이 불투명해지는 시대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위기는 맞지만,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이 위기 이후 전 세계는 다시 재편되고, 재편된 시장에서 우리만의 리그'는 통하지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때문에 이 불확실성의 시대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단, 먼저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기회는 더디 오고, 생존경쟁의 시대에 남들 보다 늦게 잡을 수 있는 기회는 그만큼 생존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08-12-02 0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