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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인 의약품 안전관리
김인범/식약청 의약품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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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0 09:34 수정 2010-10-2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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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범 식약청 의약관리과 과장▲ 김인범 식약청 의약관리과 과장

지난 10월 14일 식약청은 ‘시부트라민’ 성분 함유 비만치료제에 대하여 국내 판매를 중지하고 자발적으로 회수할 것을 권고했다. 이 조치의 진행 과정을 두고 여러 가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왜, 처음부터 판매중지를 하지 않았는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를 기업의 입장만 고려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 아닌가, 미국 발표 이후 입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외국 정부의 조치를 따라서만 하는가 등이다.

식약청은 지난 1월과 7월에 시판유지 결정을 한 바 있다. 당시에는 국내에서 심혈관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없었고, 시판을 중단하면 대체약인 향정신성 비만치료제의 급격한 사용증가(현재에도 사용량 세계 3위)가 우려되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아울러 허가 비만기준 환자 외는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등 사후 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보완방안도 같이 마련했으며, 새로운 증거가 수집되면 추가로 안전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에 이어 원개발국인 미국에서 시장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비록 국내에서는 별다른 문제나 달라진 상황이 없다 하더라도 더 이상 국내 시판을 유지할 명분이나 사회적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했으며, 중앙약심의 의견도 식약청과 같아 판매중지와 자발적 회수를 권고하게 됐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식약청이 자체 검토 및 결정 능력이 없고, 외국 조치에 따라 결정내용을 번복하는 동안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비난도 있었다.

 의약품은 질병에 대한 치료 효과라는 유익성과 함께 부작용이라는 위험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약품 시판허가 전후의 모든 안전관리 단계에서 유익성과 위험성을 비교 평가하여 시장에서 판매 또는 퇴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예측 가능한 모든 위험성을 최소화해 판매 허가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시판허가 후 실제로 사용되면서 얻어지는 사용성적과 부작용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평가하는 재심사 및 안전성 정보처리 등을 통해 허가사항을 보완하고 위험성이 크다면 시장퇴출과 같은 안전조치를 하게 된다.

 외국의 조치를 따르지 말고 독자적으로 판단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으나, 아직 우리는 자체 개발한 세계적인 신약이 거의 없으며, 다른 나라에서 개발된 신약에 대한 위해 여부를 평가할 충분한 과학적 자료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개발국 보다 먼저 조치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식약청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늘어나고 있는 국내 부작용 보고의 효과적 활용을 위한 “의약품안전정보관리원” 설립 등 인프라 확충과, 허가 시 필요하면 추가 임상시험을 실시하도록 안전관리체계를 개선하는 등 전문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의약품 안전관리에 대한 식약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식약청의 적극적인 개선노력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의약품 안전관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독자적인 의약품 안전관리 역량은 모두 같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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