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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을 되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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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0-08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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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혁재 경희의료원 한약물연구소 상임연구원(약학박사, 한국병원약사회 홍보이사)

한방의료계가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올 줄 모른다. IMF 직후인 10년 전만 해도 경기가 재점화하면서 연일 상종가였지만, 최근의 한의계는 시름이 짙기만 하다.

아직까지도 일반인의 인식은 한의사가 훨씬 더 일반 개업의보다 고수익을 올리고 부를 축적하는 지름길인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면 관련 종사자의 한숨은 땅이 꺼지고 있는 것이다. 이유가 뭘까? 한두 가지로 요약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근원은 있다. 바로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핸드폰 하나로 TV 시청, 영화와 음악 감상, 위치추적, 금융거래까지 하고 있는 세상인데, 한약의 제형은 97.8%가 따뜻하게 다려먹는 탕약이다.

전통의학의 명분으로 영 먹기 불편한 탕약을 고수하다 보니 21세기 트렌드와 점점 부자연스러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거기에다 기존 한방 의료는 대부분 의료보험 비급여 대상이었다.

전체 의료보험 급여의 4%에 지나지 않고, 그나마 보험이 적용되는 한약제제는 180억에 머물고 있다.

임의적인 약가적용이라는 것이 활황기에는 고수익의 원천이었으나 경기불황 등의 변수를 만나면서 오히려 1차적으로 지갑을 닫게 하는 우선순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여기에 매년 수백 명의 한의사와 한약사가 배출되면서 기존의 파이를 점점 잘게 나누고 있다. 당연히 한방 의료의 불황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기존의 패러다임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생존을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누구나 한약하면 보약을 생각하는 것부터 떨어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몸을 튼튼하게 하는 이미지에 치중되다 보니 훨씬 먹기 좋은 홍삼이 그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했고, 국내 기능성식품 시장의 1/3을 차지하고 말았다.

여기에 수년전부터 급성장한 각종 기능성 식품이 안그래도 작아지는 파이에 숟가락을 얹고 있는 것이다. 한방의료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통한 영역 확장에 눈을 돌려야만 활성화 될 것이다.

보약에 대한 지분은 과감히 포기하더라도 일반적인 의학적 치료에서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새 영역을 발굴해야 한다. 만성적인 질환은 널려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아토피성 피부염과 천식, 만성 피로 등 대중적인 요법을 지속적으로 써야 하는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보다 인체에 친화적이고 오랫동안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치료제를 원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객관적인 치료의 근거가 있는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의료의 질은 동반하여 높아질 수 있고, 한의사 외에도 의사나 약사도 역시 득을 볼 수 있는 기반이 설 수 있을 것이다.

절대적인 명제와 완고한 주장이 빛을 잃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 일이다. 눈으로 불 수 있는 효과만 있다면 분명 한약을 기초로 한 한방의료계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다.

물론 전문의약품과 동일한 관점에서 평가하려는 잣대는 수정되어야 한다. 국가경쟁력 제고의 차원에서도 규제보다 활성화의 마인드를 주무부서에서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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