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社는 지난 4일 1/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의료보험 개혁으로 인해 1∼3월 3개월 동안 5,600만 달러의 매출이 줄어드는 영향이 미쳤을 뿐 아니라 올해 전체적으로는 약 3억 달러의 매출감소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머크&컴퍼니社도 올해 1억7,000만 달러, 내년에는 3억∼3억5,000만 달러 정도의 매출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같은 날 예측했다.
1/4분기 ‘어닝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제약기업들의 경영성적표에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특이사항이 한가지 눈에 띄고 있다. 의료보험 개혁이 착수됨에 따라 저소득층 및 장애인들을 위한 의료보호(Medicaid) 프로그램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장(Medicare) 제도에 공급한 의약품들에 강제된 약가할인, 퇴직자 약제비 보조금(RDS)에 부과된 세금 등으로 발생한 매출감소분이 실적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의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당초 제시했던 수준에 비해 하향조정하는 업체들이 속출했다. 한 예로 당초 한 주당 4.85∼4.95달러로 잡았던 존슨&존슨社는 4.80∼4.90달러로 수정했고, BMS社도 올해의 예상치를 처음보다 12센트 낮춰 잡았다.
게다가 이 같은 여파는 오는 2014년 의료보험 신규수혜자 수가 대폭 확대되면 제약기업들의 경영지표에 더욱 확연히 투영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의료보험 개혁이 비용절감에 주안점을 두고 있고, 개혁에 소요될 재원은 제약업계를 비롯한 의료계 전체가 일종의 준조세처럼 상당부분 분담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또 한가지 우려를 증폭시키는 것은 제약업계가 이처럼 고통을 감수해야 할 시점이 공교롭게도 기존의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드럭들이 집중적으로 특허만료시점에 도달하는 오는 2011~2012년과 절묘하게(?) 겹쳐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가뜩이나 ‘특허 나락’(Patent Cliff)이라는 신조어가 유행어 반열에 오른 현실에서 눈앞에 놓인 절벽이 더욱 깊고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 동안 환자들을 위해 획기적인 신약을 개발
‧공급하는데 올인했던 제약기업들이 이제는 위기에 직면한 자신들을 위한 특효약부터 내놓아야 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