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지금은 신발끈을 바짝 조여야 할 때
입력 2022-12-28 09:10
수정 2022-12-29 09:08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된 지난 3년간 제약바이오업계를 향한 안팎의 관심과 기대감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할 정도였다. 백신과 치료제의 중요성을 인정한 이후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평가는 차세대 먹거리이자 국가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아무런 이의도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굳건했다. 정부도 개발부터 제품화까지 전단계 지원을 약속하며 흔들림 없는 R&D를 주문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사이 상황이 확 달라진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마라톤 경기에서 힘든 레이스를 펼쳐 온 마라토너가 결승점을 불과 몇 걸음 앞둔 지점에서 갑자기 피니쉬라인이 사라진듯한 상실감에 비견될 정도이다.
복수차관제를 도입해서라도 보건의료와 관련된 분야의 정책을 관장토록 해야 한다는 오랜 소망이 이뤄져 급기야 보건복지부 2차관이 신설되고 관련산업계 역시 적지않은 기대와 희망을 갖고 정책개선을 기대해왔다. 이에 부응하듯 2차관은 부산한 발걸음으로 의약 관련단체와 산업현장을 방문하는 성의를 보였다. 제약바이오협회와 KRPIA와의 간담회 역시 이같은 기조 선상에서 적지 않은 기대감을 갖고 업계의 애로를 전달하는 자리가 됐다. 결과가 중요하다. 제네릭약가 등재절차, 급여재평가 기준, 보험약가산정기준 등과 관련된 업계의 애로해소와 민원해결 주문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지 의문이다.
올 한해를 뒤돌아볼 때 성과도 적지 않았다. 우선 매출 2조원 신기원을 연 기업이 탄생했고 스카이코비원 국산 코로나19 백신도 개발하고 당뇨병치료제 엔블로 등 신약도 2개 새롭게 추가했다.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신약 임상 결과가 국제학회에서 발표되고 파이프라인 보강과 함께 제품 출시까지의 구체적 스케줄도 공개됐다. 여기까지는 온전히 관런업계와 개별기업 스스로의 노력과 힘으로 얻어낸 결과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금융을 비롯한 타산업계의 협력과 관심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정부차원의 지원이 동반돼야 할 때이다.
제약바이오업계의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머물러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업계는 정보의 자동화를 넘어 자율화가 강조되는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이해하고 융복합, 초연결, 탈경계, 무한확장이라는 개념 속에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는 적극적인 협업과 M&A, 그리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구현되기 시작했다. 이제 막 걷기 수준을 벗어나 달리기 시작한 제약바이오 업계의 내연기관을 더욱 힘차게 가동할 수 있는 에너지와 동력은 정부의 지원 의지가 어떻게 발휘되는지에 달렸다. 새해를 앞두고 신발끈을 다시 매고 있는 업계 입장에서 확실하게 밀어주지 않는 복지부는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미운 시누이가 될 수도 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