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임상
'최-노련한 대안 vs 변-젊은 패기'… '현실 가능' 공약 아쉽다
부산시약사회장 후보자 정책토론회는 노련한 대안과 젊은 패기의 치열한 설전이 오가는 자리였다. 아쉬운 부분은 과연 '현실 가능한가'이다.
현실성 없는 공염불과 같은 공약으로 청중을 어이없게 만들기도 했고, 정책 논의보다는 개인사에 대한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22일 오후 8시 '제 30대 부산광역시약사회장 후보자 정책토론회'가 부산시약회관에서 개최, 기호 1번 변정석 후보와 기호 2번 최창욱 후보는 약사사회의 현안과 부산시약사회 현안을 놓고 각자의 공약을 제시해 회원들의 표심잡기에 나섰다.
성분명처방 및 대체조제, 처방전 리필제, 한약사 일반약 판매 문제, 약대 증설 문제, 편의점 의약품 확대 방지, 불용재고약 문제 등과 같은 약사사회 현안과 경상대병원 약국 개설 문제와 몸이 불편한 회원을 위한 복지 등 부산시약의 사안들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주요 질문에 대한 두 후보의 답변을 살펴보면, 현안에 대한 인식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성분명처방의 도입에 대한 질문에 최창욱 후보는 "성분명처방은 약사들의 숙원 사업이지만, 빠른 시일내는 할 수 없다"며 "동일성분 의약품의 정리와 국제일반명(INN) 도입 등으로 대체조제의 길이 열리게 되고, 국민들의 공감을 살 것"이라고 답했다.
변정석 후보는 "성분명처방은 정부의 의지 부족과 의사들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대체조제의 인센티브 제도 확대, 의약품 사용평가제도 도입과 부작용 보고 수가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약사 문제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한약제제의 분류가 시급하다는데 목소리를 모았다.
그러나 변 후보는 "한약사에 대한 대응으로 대형 로펌을 통한 기소 처벌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강경 발언을 했으며, 최 후보는 통합약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약사법 개정을 통한 한약사 업무범위 문제와 개설 부분을 지적했다.
공동질문 시간이 끝난 후, 이철희 부산시약사회 자문위원은 "질문을 미리 주고 답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대약 회장 후보인지 먼지 모를 답변을 하고, 질문을 하는데 (후보자) 무슨 의미인지 이해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질타하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로 후보자간 현안 인식의 시각차는 컸다.
후보간 상호 토론은 보다 부산지역 약사회 내부 문제를 드러내며 치열하게 진행됐다.
최창욱 후보는 먼저 변정석 후보에게 시약회장 후보자로 나서면서도 부산시약 건축기금을 내지 않은 이유를 물어 변 후보를 도발했다.
이에 변 후보는 부인의 이름으로 냈다며 심사숙고해 진행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격에 나선 변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최 후보가 제시한 공약 이행률 지적했다. 공약 이행률 90%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15~20% 미만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는 완벽하지 않지만 90%는 오히려 겸손하다고며 변 후보의 도발을 일축했다.
최 후보는 변 후보가 부전시장에서 약국 운영 당시, 카운터를 고용하고 난매를 한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변 후보는 오히려 피해자라며 이를 부인, 증거를 제시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변 후보가 제시한 '약사의 의료인으로 직능 확장 공약'은 현실성이 논란이 됐다.
변 후보는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한 것"이라고 답하며 "간호조무사도 의료인 범주인데, 외국은 호주 미국은 약사가 의료인 역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최 후보는 "현실에 맞는 공약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변 후보의 공약을 지적했다.
또한, 두 후보의 회원과의 '소통' 방식도 논란이 이어졌다. 변 후보는 "지난 3년 간 반회 한 번 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며 최 후보의 소통 방식을 지적했다.
최 후보는 "4차산업이고 화상회의 하겠다는 후보가 온라인·오프라인 생각 없이 말하면 앞뒤가 안 맞는다"라며 "분회장 회의도, 회장단 회의도 많이 했다. 회관서가 아닌 SNS를 이용한 교류 등 비정기적 교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변 후보는 "직접 만나야 정을 나누면서 이뤄진다"며 "시약 회무가 분회와 직접 연결돼 있는데, 만난 횟수가 적으면 어떻게 공감하겠냐"라며 최 후보 답변에 반박했다.
변 후보는 편의점 품목 확대 저지 궐기대회에 회원을 동원하지 않은 이유를 따져 물었고, 최 후보는 "당시 조찬휘 집행부가 회원 기만 행위 있었다"며 "공개적인 집회보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여론를 질타 받아 나빠질 거라고 판단해 동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특히, 부산 지역에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변 후보는 "약사감시 단속 정보 유출로 여러 임원, 공무원이 피해를 입었다"며 "공직사회에서 약사회 위상 떨어졌는데, 대관 업무를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다.
이에 최 후보는 "조사 과정에서 휴대폰을 뺏긴 건 약사회가 회원을 위한 업무를 한 건데, 회원 한 두명이 경찰에 고발하면서 문제 됐다"며 "과정은 힘들었으나 무혐의로 밝혀졌다. 정상 회무로 회원 고발로 일이 생긴 건 억울하지만 시대가 바뀌면 회무도 바뀌어야 한다고 반성했다"고 전했다.
한편, 변 후보는 '젊은 패기로 최 후보와 기존 집행부 회무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였고, 최 후보는 '노련한 회무 경험을 바탕으로 시약 회무를 통해 이룰 수 있는 정책'을 강조했다.
최재경
2018.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