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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뷰티 경쟁력은 '패키징'…친환경 인증으로 앞서가야
앞으로 뷰티 업계의 경쟁력은 '친환경 패키징'이 좌우할 전망이다. 뷰티 기업들은 변화하는 규제를 눈여겨 보고, 친환경 인증 획득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대한화장품협회는 '코스메틱 인더스트리 인사이트 리포트- 지속가능한 패키징 인증' 보고서를 28일 발간했다. 협회는 보고서에서 화장품 업계가 친환경 패키징 설계를 위한 시스템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하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국내외 친환경 인증 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근 화장품 산업은 환경에 대한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으며 패키징에 이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소비자 역시 지속가능한 가치를 고려해 구매결정을 내리고 있어, 친환경 패키징에 대한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보고서는 "더 친환경적인 원료를 사용하거나, 자원 절약을 고려한 콤팩트한 디자인이 고려되는 등 화장품 패키징 산업 전반에서 전략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기업들이 친환경 패키징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실행 전략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규제가 만든 변화화장품 패키징 업계의 변화를 촉발하는 주요 요인은 글로벌 환경 규제다. 글로벌 산업계는 EU의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SUPD)'을 비롯한 규제를 통해 플라스틱 음료병에 대한 재생원료 사용 비중을 2030년까지 30~50%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국내 역시 2025년 10%부터 시작, 2030년엔 30%까지 의무 비율 확대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곧 플라스틱 패키징 전체에 대한 재생원료 사용 의무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재생원료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규제도 고도화되고 있다.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원칙을 중심으로, 생산과 소비 구조 자체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춘 규제가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업계는 패키징의 최적화와 경량화, 다목적 재사용 가능 구조로의 전환, 재질·구조 단순화 등을 통해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보고서는 “화장품 수출 업체들이 유럽, 북미 등 주요 시장의 친환경 패키징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시장 진입이 제한되며, 브랜드 이미지와 수출 실적에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응해 "기업은 규제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지속가능한 패키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 수립을 위해 필요한 R&D 투자와 협력사 간 협업 강화도 필수라고 덧붙였다.'친환경 인증'으로 대응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를 입증하는 객관적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 화장품 패키징 산업에선 '친환경 인증'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국내 화장품 패키징 분야에서 활용되는 인증으로는 대표적으로 환경부 운영 △환경표지인증제도가 있다. 1992년 4월부터 시행된 재생원료 사용에 대한 인증으로, 제품의 전 과정에서 종합적 친환경성을 고려해 친환경 로고를 표시할 수 있게 한다. 국내 인증을 받은 경우,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핸 해외 국가에서 동일한 인증 효력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폐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표시제도도 있다. 국내 발생 폐플라스틱을 재생 이용해 만든 재생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면 제품·패키징 제조사가 그 사용 비율을 제품과 패키징에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2024년 3월 29일부터 시행됐다.해외에선 크게 △RCS △GFS △ISCC+ △ISO 14021 등의 지속가능 패키징 인증이 사용된다. 국제 인증은 지속가능 패키징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도입된 제도로, 원료 함량 표기를 넘어 공급망 전 과정에서의 추적성, 문서화, 인증기관 검증을 필수 요건으로 한다.'GRS(Global Recycled Standard)' 인증 중 하나인 RCS와 GFS는 '재활용 원료'에 대한 친환경 인증 제도다. 제품에서 재활용 소재의 비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관련 인증에 대한 통합 표준 'Materials Matter Standard'가 개발되고 있으며, 2026년부턴 모든 신규 및 갱신 인증은 통합 표준에 따를 예정이다. ISCC+는 순환 원료, 바이오 순환 원료, 재생에너지 기반 원료 등을 포함해 재활용 공정을 통해 재생산된 '대체원료'의 친환경 국제 인증이다. 공급망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인증으로, 신뢰성과 일관성 면에서 강점을 지닌다.국제표준인 ISO 14021은 기업이 환경성 주장을 자체적으로 할 때 기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재활용 가능' 주장을 펼칠 때, '재활용'이 무엇인지 그 정의와 증빙 자료, 검증 절차 등을 규정한다.이밖에도 재활용 종이 사용을 인증해주는 △FSC △PEFC 등이 있다.FSC는 산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가 종이와 펄프, 산림의 지속가능성, 해당 지역 노동권까지 보증하는 인증으로, 국제 기준이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PEFC는 산림인증 승인 프로그램(Programme for the Endorsement of Forest Certification)의 비영리/비정부 기구 인증으로, 각 국가별 기준을 연계해 인증을 부여한다. 한국 산림 인증위원회는 2018년 PEFC에 인증 받은 △KFCC(산림인증 표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비슷하게 북미에선 △SFI(Sustainable Forestry Initiatuive) 인증이 PEFC 표준 승인을 받아 활용되고 있다.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에선 뷰티 브랜드의 납품 조건, 유통사의 친환경 조달 정책, ESG 공시 등의 이유로 인증의 도입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이에 대응해 국제 인증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북미 시장은 '유통업체 기준' 통용대부분 규제와 인증이 정부 주도로 전개되지만, 북미 시장은 '시장 주도형' 인증이 중심이다. 북미의 주요 화장품 유통 업체들은 지속가능한 패키징 사용에 대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각자의 요구사항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소비자들에 별도의 '친환경 제품' 카테고리로 소개해 친환경 소비를 유도한다.보고서는 이에 대해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납품 조건으로 작용하며 사실상 산업 표준으로 정착된 사례"라고 설명했다.국내 뷰티 기업들에게 가장 주요한 3대 유통 업체인 아마존, 세포라, 울타 뷰티는 모두 각각의 친환경 패키징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Amazon)은 △FFP(Frustration-Free Package)란 친환경 패키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불필요한 패키징(스티로폼 완충제, 케이블 타이, 파쇄지, 트위스트 타이 등)을 줄이고, 개봉이 간편하며 100% 재활용 가능 소재의 패키징 도입을 목표로 한다. 불필요한 포장을 줄임으로써 운송 과정의 비용과 탄소 배출을 줄이고, 폐기물 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는 점도 강조한다.또, 아마존은 지속가능성 제품 분류인 △CPF(Climate Pledge Friendly) 라벨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CPF Friendly 라벨을 받기 위해선 아마존 자체 인증인 'Compact by Design'을 획득하거나, 아마존이 인정하는 제3자 인증을 받아오면 된다. 아마존 내에 CPF 인증 상품의 수는 50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4월 기준 아마존 화장품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제품 중에 Compact by Design 인증 제품은 2개 뿐이었다.보고서는 "아마존은 인증 제품의 노출을 확대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친환경 소비를 장려하고 있으며, 화장품 업체에 지속가능한 패키징으로의 개선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화장품 업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북미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 채널의 강자 세포라(Sephora)도 친환경 제품 사용을 장려하는 △플래닛 어웨어(Planet Aware) 인증을 자체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패키징, 지속가능 원료, 기업의 약속, 투명한 정보 제공이란 4가지 필수 요소를 만족해야 인증이 주어진다. 각 요소별로 상세 기준이 제시돼 있으며, 더 엄격한 추가 기준을 만족하는 경우, 보다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성 활동을 이행한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세포라와 쌍벽을 이루는 또 다른 뷰티 유통 채널 얼타 뷰티(Ulta Beauty)는 얼타 공식 홈페이지나 앱(App), 매장 내 프로모션에서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브랜드 및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컨셔스 뷰티(Concious Beauty)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컨셔스 뷰티 프로그램은 기준이 '브랜드'다. 브랜드 전체 제품 패키징 중 50% 이상이 바이오 기반이거나 재활용 소재,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리필 가능한 소재로 제작돼야 인증 받을 수 있다. 패키징의 무게 역시 개별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가 판매하는 전체 제품의 패키징 무게를 기준으로 평가한다.보고서는 "지속가능한 패키징 전략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며 "기업들은 친환경 패키징 혁신, 규제 대응, 글로벌 인증 획득을 핵심 전략으로 삼아 지속가능한 뷰티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수연
2025.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