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약학회장 포부 밝힌 '70분 토론 맞대결'...김형식 VS 이병훈
54대 대한약학회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 영상, 10일 공개
김형식 "약학 균형 발전" VS 이병훈 "APR 공정성 검토"
입력 2024.09.11 06:00 수정 2024.09.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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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기호 2번 이병훈 교수, 사회 강령아 약사, 패널 서원희 교수, 기호 1번 김형식 교수.

차기 대한약학회장을 노리는 두 명의 후보가 약학회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공약 진검승부를 펼쳤다.

대한약학회는 10일 제54대 대한약학회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공개했다. 이번 회장 선거는 김형식 교수(성균관대 약대)와 이병훈 교수(서울대 약대)의 맞대결로 진행되고 있다.

후보자 토론회는 오는 23일부터 실시될 전자투표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대한약학회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들이 각 대학이나 유권자를 직접 방문, 대면해 선거유세를 펼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있기 때문. 오는 22일 자정까지인 선거운동 기간에 해당 내용을 위반할 시 후보 자격을 박탈당한다.

두 후보는 토론회에서 △학술대회 발전방향 △APR 발전방향 △재정 확보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호 1번 김형식 교수는 20년 동안 약학회에서 활동해 온 만큼 학회의 발전과 운영 전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약학회 80주년(2026년)을 맞이할 차기 약학회장의 적임자는 본인임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세대와 지역과 전공의 장벽을 허물고 서로 머리를 맞대 우리 약학계에 닥친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호 2번 이병훈 교수는 '변혁'과 '미래', '도약' 3가지 키워드로 약학회를 새롭게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교수는 "지금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도약을 준비해야 할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한국독성학회와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에서 회장을 역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위대한 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약학회 학술대회'의 발전 방안

김형식 교수는 '약학회 학술대회를 이원화' 카드를 꺼냈다. 김 교수는 "봄 학회는 다양한 주제와 세션을 구성해 융복합 학술 대회로 변화를 시도하겠다"며 "학문적인 다양성을 수용하고 젊은 세대와 신진 연구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특별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우수 연구 발표와 산학 협력 학술 발표 역시 지속 강화시켜나가겠다"고 했다.

이병훈 교수는 정기 학술대회와, 비정기 학술 행사로 나눠 차별화하겠다고 했다. 이 교수는 "정기 학술대회에서 미진했거나 회원들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한 부분을 다양한 비정기 학술 행사를 통해 충족시키겠다"면서 "분과 학회와 무관한 융복합 학술 행사의 형태로 개최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APR'의 성장 방안

약학회 영문저널인 APR 에 대한 두 후보의 평가는 엇갈렸다.

토론회 패널로 참여한 서원희 교수(중앙대 약대)는 “APR의 임팩트 팩터는 6.9로 상위 4.1%대로 짧은 시간 내 크게 상승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며 각 후보에게 ‘국제적 저명 학술지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질의했다.

이병훈 교수는 "논문 범위가 약학회 회원들의 주요 연구 분야 전반을 아우르지 못하고 있고, 편집 권한이 있는 특정 개인과 그 주변 사람들의 논문이 엄청나게 많이 실렸다"면서 APR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차기 약학회장이 된다면 APR이 취지에 맞고 공정하게 운영됐는지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김형식 교수는 "APR이 국제적 수준으로 발전하려면 편집위원회의 독립성이 굉장히 중요하고, 학술지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근간이 돼야 질적 향상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그런 노력으로 임팩트 팩터가 7.0에 가까이 이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같은 APR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전공과 세대, 지역을 포괄하는 다양한 전공의 논문을 수렴해 지속 발전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 과정을 도입하고 편집위원에 국제적인 권위를 가진 전문가를 확보해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이며, 최신 연구 동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 및 국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약학계 R&D 예산 확대 방안

정부의 약학분야 연구 R&D 예산에 대한 정책 방향성은 궤를 같이 했다. 두 후보는 현재 약학대학 규모는 37개 학교로 증가됐음에도 여전히 약학 분야 연구비는 의학 계열에 비해 적게 편성돼 있다며 불공정한 R&D 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형식 교수는 "국가 과학기술정책 참여를 통한 지속가능한 연구환경을 마련하겠다"면서 △약학 발전을 위한 국가 과학기술 로드맵 제시 △R&D 위원회 강화를 통한 국가연구개발 정책 수립 △학문분야 독립(약학단)을 통한 기본 및 지역우수 연구과제 부활 △미래약학/제약바이오산업 신규 국가연구개발 지원사업 추진 방안을 약속했다.

이병훈 교수는 "연구비 삭감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풀뿌리 연구지원을 확대하고, 집단과제 배정 방식을 개선하겠다"며 △약학 R&D 예산확보를 위한 정책 입안 △과학기술 네트워크 적극 활용 △첨단 바이오분야 연구 선제적 기획 △맞춤형 기술매칭으로 산학연구비 확충 방안을 제시했다.

 

약학회 재정 확보 방안

이병훈 교수는 독성학회 회장 경력을 바탕으로 민간과 정부를 대상으로 재원 확보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후원 기업들과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연구비가 단절된 교수들의 참가비 면제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대학원생들의 트래블 어워드를 대폭 늘리며 신임교수 소속 대학원생들의 참가비도 면제하고 필요할 경우 논문 투고료도 감면해 주겠다"고 했다.

김형식 교수 역시 바이오벤처, 의료기기, 제조업체 등 기업 및 산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기부 유치를 도모해 발전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또 이병훈 교수가 독성학회장 시절, 사무총장으로서 다양한 기업의 후원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회무에 기여한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식 교수는 추가 재정 확보는 물론, 재정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학회 운영을 펼치겠다며 "회원을 늘리고 정회원에 대한 혜택도 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기호 1번 김형식 교수와 기호 2번 이병훈 교수.

김형식 교수는 세대와 지역과 전공을 넘어 모두가 함께 조화롭게 균형 발전하는 대한약학회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 약학계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약학 분야의 기초 연구비를 확대하고 신진세대 혜택을 증가시켜 약학회 80주년을 향한 성장판을 마련하고 나아가 100주년 초석을 쌓겠다고 다짐했다.

이병훈 교수는 회원을 위한 회원에 의한 약학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교수는 기업의 기술 수요와 연구자의 연구역량을 연결해 줄 수 있는 '맞춤형 기술 매칭 프로그램'을 구축해 실용적 산학연구가 이뤄질 수 있게 하고, 다양한 예산을 지원하며 APR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2일 확정된 선거인 명부는 총 882명으로 오는 23일 오전9시부터 30일 정오까지 전자투표가 실시된다. 같은 날 오후2시부턴 제4차 선거관리위원회를 개최해 투표 결과를 확인하고 제54대 약학회장 당선자를 공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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