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보안법, 美 제약ㆍ생명공학사 “기대반 우려반”
내부 관계자 32% “오히려 혜택” vs. 19% “여파 불가피”
입력 2024.06.14 06:00 수정 2024.06.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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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보안법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제약‧생명공학기업들이 갈림길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강구하는 데 취지를 두고 있는 생물보안법의 의회 통과가 예상됨에 따라 지금까지 중국기업들에게 제조 부분을 크게 의존해 왔던 미국기업들이 기존의 협력관계를 재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생물보안법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법이 제정되면 생산시설의 자국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기존의 공급사슬이 와해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비즈니스 정보 서비스업체 글로벌데이터社는 7일 공개한 ‘2024년 제약업계 동향’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의 국가 안전보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중국 제약기업들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면 그만큼 국가재정에서 적대관계(adversary)에 있는 국가의 생명공학기업들에게 자금이 제공되지 않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시 바이올로직스社(WuXi Biologics: 無錫藥明生物)와 같은 중국의 위탁제조기업들 뿐 아니라 제조 부문을 중국에 아웃소싱하고 있는 미국 제약기업들은 생물보안법을 둘러싸고 로비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글로벌데이터는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물보안법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미국 제약기업들은 일관된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데이터는 이 같은 상황이 생물보안법의 제정과 관련해서 제약업계에 팽배해 있는 혼란과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글로벌데이터社의 애덤 브래드버리 제약담당 애널리스트는 “북미지역 제약업계 내부 관계자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생물보안법이 업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나머지 절반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나머지 절반 가운데 32%는 추가적인 계약수주가 이루어지면서 오히려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19%는 비용상실과 계약파기 등으로 인해 상당한 외상(外傷)을 입을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들이 북미지역 관계자들에 비해 생물보안법 통과에 따른 부정적 영향에 더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래드버리 애널리스트는 “좀 더 폭넓은 의미에서 생물보안법 통과의 영향을 물은 결과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들 가운데 대다수가 제조 부문이 미국의 동맹국 또는 중립국으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특히 아시아‧태평양지역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들의 경우 73%가 제조 부문의 이전을 예상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생물보안법은 중국기업들과 맺고 있는 기존 계약사례들의 경우 소급적용을 배제하고 기득권을 인정하는 이른바 조부(祖父: grandfathered) 조항을 8년 동안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수정안이 최근 제출된 상태이다.

수정안은 제약업계에 초래될 가치사슬의 와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취지를 담고 있다.

한편 지난달 15일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는 표결 끝에 생물보안법안을 하원 전체회의에 상정키로 결정했다.

여기에 포함된 수정안은 우려 대상 중국기업들과 체결한 기존 계약 건들의 경우 오는 2032년까지 유지를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브래드버리 애널리스트는 “생물보안법이 미국 제약업계를 중대한 국면으로 이끌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생물보안법의 영향이 공급사슬 전반을 새롭게 형성시킬 뿐 아니라 제약업계 전반에 걸쳐 보다 폭넓은 지정학적 역학관계가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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