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공동 온라인몰인 ‘피코몰’은 엄연히 의약품유통 업권을 침범하는 불공정 행위입니다. 힘의 논리로 의약품유통업계의 영역을 빼앗는 것으로, 이를 통해 발생할 부작용이 가볍지 않습니다. 피코몰의 본격화로 의약품 유통에 혼란이 생길 우려가 큽니다."
남상규 한국의약품유통협회 부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제약사 직접 유통 '피코몰'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피코몰은 중소·중견 제약사들이 설립한 공동 물류·유통 기업 '피코이노베이션'이 만든 온라인몰이다. '제약업계 최초의 제약사 직거래 쇼핑몰'이라는 게 피코이노베이션 설명이다. 그간 의약품유통업체에 위탁했던 약국과 병·의원으로의 의약품 배송을 피코이노베이션으로 직접 유통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목적이다.
피코이노베이션에 출자한 제약사들은 장기적으로 피코몰에도 합류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피코이노베이션에 출자해 참여 의사를 밝힌 제약사는 25곳 이상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을 주축으로 안국약품, 일성신약, HLB제약, 국제약품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피코몰에 합류한다면 대형 의약품 유통 온라인몰이 탄생하는 셈이어서 업계에 미칠 파급력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의약품유통업계는 피코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소·중견 제약사들이 유통업체와의 거래를 끊거나 줄이고 피코몰로 계약을 넘기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회원사에 ‘피코몰에 협력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제약사들이 합작 법인을 세워 배송업무를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규모나 제약유통 먹이사슬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제약사가 다수 모여 힘의 논리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공정한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 남 부회장의 생각이다.
남 부회장은 “일각에선 유통업체도 제약사 본연의 역할인 의약품 영업·마케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피코몰이 뭐가 문제냐고 얘기하지만 두 사안은 엄연히 다르다”면서 " 전자는 제약사가 좀 더 능력과 가성비가 있는 유통업체에 자사 품목을 맡기는 문제이지만 후자는 힘의 논리로 유통업계의 생존권을 뺏는 것으로 엄연한 업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이미 대형 제약사들이 자체 온라인몰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피코몰이 뭐가 다르냐는 항변도 나온다. 실제 조용준 피코이노베이션 대표는 공동물류센터 준공식에서 "대형 제약사 다수가 온라인몰을 구축했는데, 중소형 제약사는 개별적으로 온라인몰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피코몰은 규모가 작은 제약사들이 힘을 합쳐 비용을 아끼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남 부회장은 "기존 개별 온라인몰과 피코몰은 확연히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개별 제약사 온라인몰은 자사 제품 뿐 아니라 타사 제품도 많이 취급하지만, 다수 제약사가 모인 피코몰은 취급 품목이 방대해 타사 제품을 배척하는 방식의 배타적 경영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나아가 피코몰은 다수 제약사 제품을 과다하게 할인해 약사 고객을 유인하거나 이 제품들을 미끼로 '갈아타기'를 유도하는 등 시장 질서를 흐릴 소지가 많다고 남 부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제약사는 생산에 전념하고 유통업체는 원활한 의약품 유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상생 관계가 돼야 하는데, 피코몰은 이를 깨고 유통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과연 이같은 행위가 공정한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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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공동 온라인몰인 ‘피코몰’은 엄연히 의약품유통 업권을 침범하는 불공정 행위입니다. 힘의 논리로 의약품유통업계의 영역을 빼앗는 것으로, 이를 통해 발생할 부작용이 가볍지 않습니다. 피코몰의 본격화로 의약품 유통에 혼란이 생길 우려가 큽니다."
남상규 한국의약품유통협회 부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제약사 직접 유통 '피코몰'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피코몰은 중소·중견 제약사들이 설립한 공동 물류·유통 기업 '피코이노베이션'이 만든 온라인몰이다. '제약업계 최초의 제약사 직거래 쇼핑몰'이라는 게 피코이노베이션 설명이다. 그간 의약품유통업체에 위탁했던 약국과 병·의원으로의 의약품 배송을 피코이노베이션으로 직접 유통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목적이다.
피코이노베이션에 출자한 제약사들은 장기적으로 피코몰에도 합류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피코이노베이션에 출자해 참여 의사를 밝힌 제약사는 25곳 이상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을 주축으로 안국약품, 일성신약, HLB제약, 국제약품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피코몰에 합류한다면 대형 의약품 유통 온라인몰이 탄생하는 셈이어서 업계에 미칠 파급력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의약품유통업계는 피코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소·중견 제약사들이 유통업체와의 거래를 끊거나 줄이고 피코몰로 계약을 넘기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회원사에 ‘피코몰에 협력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제약사들이 합작 법인을 세워 배송업무를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규모나 제약유통 먹이사슬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제약사가 다수 모여 힘의 논리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공정한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 남 부회장의 생각이다.
남 부회장은 “일각에선 유통업체도 제약사 본연의 역할인 의약품 영업·마케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피코몰이 뭐가 문제냐고 얘기하지만 두 사안은 엄연히 다르다”면서 " 전자는 제약사가 좀 더 능력과 가성비가 있는 유통업체에 자사 품목을 맡기는 문제이지만 후자는 힘의 논리로 유통업계의 생존권을 뺏는 것으로 엄연한 업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이미 대형 제약사들이 자체 온라인몰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피코몰이 뭐가 다르냐는 항변도 나온다. 실제 조용준 피코이노베이션 대표는 공동물류센터 준공식에서 "대형 제약사 다수가 온라인몰을 구축했는데, 중소형 제약사는 개별적으로 온라인몰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피코몰은 규모가 작은 제약사들이 힘을 합쳐 비용을 아끼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남 부회장은 "기존 개별 온라인몰과 피코몰은 확연히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개별 제약사 온라인몰은 자사 제품 뿐 아니라 타사 제품도 많이 취급하지만, 다수 제약사가 모인 피코몰은 취급 품목이 방대해 타사 제품을 배척하는 방식의 배타적 경영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나아가 피코몰은 다수 제약사 제품을 과다하게 할인해 약사 고객을 유인하거나 이 제품들을 미끼로 '갈아타기'를 유도하는 등 시장 질서를 흐릴 소지가 많다고 남 부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제약사는 생산에 전념하고 유통업체는 원활한 의약품 유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상생 관계가 돼야 하는데, 피코몰은 이를 깨고 유통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과연 이같은 행위가 공정한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