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돼, 돌아가” 정부, 서울대병원장 임명 미루는 속내는?
금감원장 사례들며 "의료계에도 본심을 드러내는 것" 비난
입력 2022.12.14 06:00 수정 2022.1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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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개월 넘게 신임 서울대학교병원장을 임명하지 않으면서 그 속내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정부는 서울대병원 이사회가 추천한 병원장 최종 후보자 2인 모두 병원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를 병원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이사회가 후보 2인을 추천한 지 4개월 만이다.
 
신임 병원장 임명이 계속 미뤄지면서 5월 31일로 임기를 마친 김연수 병원장이 계속 직무를 수행 중이다. 현재로서는 내년 초까지 직무가 연장될 것이 확실시된다.
 
표면적인 이유는 교육부 장관의 장기 공석이다. 교육부는 박순애 전 장관이 8월 사퇴한 후 3달여 동안 주인이 없다가 지난달 7일 이주호 장관이 취임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수장이 없어 떠안고만 있던 여러 과제들을 이제부터 조금씩 해결해 나가는 중이기에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역시 공석인 부산대병원장 충남대병원, 제주대병원 등의 국립대병원장 임명 건 역시 곧 처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병원 이사회 추천과 교육부장관 제청을 거친 최종 후보를 반려한 것은 사상초유의 일로, 결국 현 정부 입맛에 맞는 병원장을 앉히기 위한 작업이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서울대병원 감사에 박경오씨가 임명되면서 이 같은 우려가 한 차례 나온 바 있다. 신임 박경오 감사는 검찰에서 20년 넘게 보건·의약 분야나 마약 관련 수사 업무를 담당했었다.
 
당시, 병원 업무 전반의 적절성을 따지는 감사는 범죄 혐의를 밝히는 수사와 전혀 다른 영역인데 정권이 입김을 강하게 불면서 국립대병원 인사를 지나치게 좌지우지 한다는 말이 무성했다.
 
의료계에서는 금융감독원장 자리에 사상 처음으로 검사 출신을 임명한 것처럼 현 정부가 이제 의료계에도 본심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장이 몇 개월째 공석인데 최종 후보군을 모조리 반려하면서 검찰 출신 감사를 먼저 임명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영국 대사 공석으로 외교 공백 우려도 초래했는데 국립대병원장 공백은 크게 신경 안 쓸 것”이라며 “이쯤 되면 차라리 정부에서 정치색, 행정력, 전문성, 경영능력 등 원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설마 그러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어쩌면 정부 입맛에 맞는 용비어천가를 기다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어쨌든 병원은 다시 병원장 후보 선출 작업을 해야 한다. 다만 병원 이사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학교 총장의 임기가 내년 1월 31일까지여서 후보 선출 작업이 현 이사회에서 이뤄질지, 차기 이사회에서 이뤄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서울대병원 한 관계자는 “병원장 임명 건과 관련해서는 우리도 기사를 보고 아는 정도일 뿐”이라고 전했으며, 병원 노동조합은 “아직 특별한 공식 입장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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