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상 이후 기술이전이 우리 현실? FDA 허가 완주해야"

신약개발 매진하는 '이머징' 신생 바이오파마에 대한 북미 투자 상황 고조

기사입력 2021-07-12 07:07     최종수정 2021-07-13 16:4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큐비아는 '이머징 바이오파마(EBP)'를 일정 수준의 연간 연구개발 투입 비용과 연간 매출 실적 기준으로 정의하고 있다.  2018년도의 경우 2억달러 이하 연구개발 비용과 5억달러 이하 매출을 기준으로 산업 전체에서 약 3천 2백여개 회사가 EPB로 분류됐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앞서 언급한 2개 기준을 단순 고려했을 때 연구개발 투입의 매출 비중이 40%를 전후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머징'이라는 수식어는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신생 제약바이오기업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미국 BIO(Biotechnology Innovation Organization) 산업분석부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원년인 지난 2020년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나스닥 EBP 상장기업의 후속공모(FPO) 166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총 금액이 사상 최고치인 240억달러(한화 27조5600억)를 달성했다.  여기서 후속공모는 기업공개(IPO)를 이미 진행한 상장기업이 추가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진행하는 절차를 말하고 유상증자인 신주발행등이 포함된다.  참고로 2020년도를 포함하는 BIO 산업분석부문 조사는 후속공모 1건당 1000만달러를 초과하는 사례만 집계했다.  

후속공모 240억 달러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  전주기 관점에서 글로벌 신약 하나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 평균 15억에서 20억 달러가 소요된다고 가정했을 때 240억 달러는 신약 13개 전후를 초기 탐색부터 허가까지 완주할 수 있는 규모의 자금이다.  또한 눈 여겨 볼 점은 주로 임상3상 단계에 집중됐던 후속공모 자금이 임상2상에도 활발하게 투입된다는 최근 동향이다.  2019년의 경우 미국에 본사를 둔 나스닥 EBP의 후속공모 107건에서 총 108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수혈됐고, 공모 건수와 금액 모두에서 임상3상 단계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하지만 2020년에 들어 후속공모 건수와 금액 모두에서 2상과 3상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물론 임상3상부터 허가 획득까지의 완주 확률이 임상2상부터 완주보다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미국 제약바이오시장에서는 신약개발에 매진하는 이머징 기업에 전방위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가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예로 미국에 본사를 둔 나스닥 EBP 상장기업의 2020년 후속공모 상위 20건(하단 표 참조)을 약업닷컴이 분석한 결과 임상2상에 42억4500만달러, 임상3상에 53억6500만달러 자금이 투입됐다.  2020년 후속공모 상위 20건의 금액 총계 기준으로 임상2상은 41%, 임상3상은 52%를 차지했다.  질환·분야별로는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암질환이 47억8200만달러(4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코로나19를 포함하는 감염질환 22억5800만달러(22%), 안질환 10억4900만달러(10%) 순이었다.



나스닥에 상장한 외국계 EBP 기업에 대해서도 비슷한 투자 경향이 관찰되고 있다.  예로 지난 2020년에는 외국에 본사를 둔 나스닥 EBP 상장기업의 후속공모(FPO) 32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사상 최고치인 44억달러(한화 5조500억)를 달성했다.  이들 기업의 2020년 후속공모 상위 20건(하단 표 참조)을 분석한 결과 임상2상에 17억1800만달러, 임상3상에 19억200만달러 자금이 조달됐다.  관련 상위 20건의 금액 총계 기준으로 임상2상은 43%, 임상3상은 47%을 차지하면서 미국계 기업보다도 그 격차가 더 좁혀졌다.  질환·분야별로는 앞선 미국계 EBP 분석처럼 암질환이 14억2800만달러(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면역질환 8억4200만달러(21%), 내분비질환 7억9800만달러(20%), 혈액질환 5억1700만달러(13%) 순이었다.



2020년이 코로나19 팬데믹 원년이라는 특수성이 있었다면 2021년에도 유사한 투자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을까.  올해 5월말 기준으로 미국계 나스닥 EBP의 후속공모 75건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총 75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형성됐다.  눈에 띄는 경향은 이들 이머징 기업의 올해 후속공모 상위 10건(하단 표 참조) 분석에서 과반을 초과하는 자금 54%가 임상1상과 2상이 결합된 1/2상 단계에 투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에디타스 메디신(Editas Medicine), 제너레이션 바이오(Generation Bio), 패시지 바이오(Passage Bio) 3개사가 총 6억3300만달러 규모의 후속공모를 달성하면서 암질환에 이어 유전자치료제가 질환·분야별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외국계 나스닥 EBP의 후속공모 26건에서 총 25억달러 자금이 조달됐다.  이들 이머징 기업의 올해 후속공모 상위 10건(하단 표 참조) 분석에서는 임상3상 단계에 43%, 임상2상 32%, 2상과 3상 결합의 임상2/3상에 10%의 자금 조달 분포를 보였다.  임상1/2상의 6%까지 감안한다면 임상2상이 전부 또는 일부 관여된 개발 단계에서 과반에 육박하는 48%가 투입되고 있다.  질환·분야별로는 네덜란드 기업 아겐스(Argenx)가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항체신약 물질로 6억6500만달러 규모의 후속공모에 성공하면서 면역질환이 암질환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미국계 기업이던 외국계 기업이던 나스닥 상장 EBP를 기준으로 봤을 때 임상3상 이전 단계에 규모를 갖춘 자금이 수혈되는 모멘텀이 작년에 이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업계 전문가는 "혁신성, 신규성을 갖춘 신약 후보물질이 있다면 미국 제약바이오시장에서 과감한 승부수를 던질 필요가 있다"며 "2상 이후 기술이전이라는 가능성 배제적인 접근보다 3상에서 FDA 허가까지 완주하겠다는 강한 도전의식이 있다면 미국 시장은 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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