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광군제,매출은 '글쎄'
연중 세일로 특수 사라져… K-뷰티도 부진
입력 2024.11.13 06:00 수정 2024.11.13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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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광군제(光棍节)는 '역대 최장' 진행됐으나 기대 이하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여러 플랫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최대 쇼핑 이벤트 광군제는 상반기 내내 주춤했던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해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됐다. 일반적으로 10월 말경 막을 올리던 광군제 사전 행사가 올해는 중순부터 시작됐다. 

올해 첫 행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 14일로, 지난해보다 10일 빠르다. 대부분 주요 플랫폼이 한 달을 꽉 채워 광군제 프로모션을 진행한 셈이다. 지난해에 비해 타오바오·티몰은 10일, 징둥닷컴은 9일, 더우인은 7일, 핀둬둬는 6일 행사 시작 일자를 앞당겼다. 

현지 매체 신화일보(新华日报)는 “검색량이 급감하고 플랫폼 및 가맹점의 홍보도 약화되는 등 올해 광군제는 인기가 주춤했다”고 평가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광군제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다양한 쇼핑 페스티벌이 1년 내내 이어지기 때문에 굳이 광군제를 기다렸다가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반구 싱크탱크 장한(江瀚) 선임연구원은 신화일보를 통해 "지속되는 행사에 쇼핑 피로를 겪는 소비자들도 있어 구매 욕구가 감소할 수 있으며, 플랫폼 간 경쟁 심화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뷰티 브랜드는 판촉전에 뛰어들었다. 현지 마케팅 관련 매체 징저연구소(惊蛰研究所)는 다수 플랫폼이 공개한 자료를 기반으로 올해 광군제 뷰티 업계 매출은 총 600억 위안(약 11조643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아직 정확한 매출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실적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칭옌데이터(靑眼情報) 등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광군제의 화장품 매출은 786억 위안(약 14조207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광군제에선 그동안 ‘궈차오(国潮 애국소비)' 열풍을 업고 기세등등하던 로컬 브랜드들이 힘을 잃었다. 로컬 브랜드 중엔 프로야(Proya)가 다수 플랫폼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하며 높은 매출을 올렸지만 전반적으로 글로벌 브랜드가 득세했다. 로레알 파리, 랑콤, 스킨수티컬스,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톱 브랜드들이 상위권을 유지했다. 

징저연구소는 "지난해 더우인 뷰티 랭킹 상위 20위에는 글로벌 브랜드가 7개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3개로 증가했다"며 "해외 브랜드들도 이커머스 플랫폼 투자에 집중하고 마케팅 전략을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K-뷰티는 올해도 부활하지 못했다.  국내 기업 중엔 LG생활건강의 후(The history of whoo)가 더우인 뷰티 브랜드 판매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난징 재경대학교 장웨이푸(张为付)교수는 신화일보에 "아무리 큰 할인과 혜택을 제공해도 광군제 마케팅이 일종의 '속임수'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기본의 온라인 마케팅 방식은 이제 뒤처진 방식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특히 소비자 판촉은 마케팅이 아니라 정직한 서비스로 대체돼야 한다"며 "품질과 내구성이 뛰어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활화학 기업 리바이테크놀로지의 쉬샤오둥(徐晓東) 부사장은 "소비자들의 요구가 점점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며 "우수한 품질과 다양한 제품 레이아웃으로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 나가야 롱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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