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바이오제약 10년 R&D 550억원..신약후보물질 단 1개

환자 중심 혁신 신약개발은 뒷전..수익 쫓는 벤처캐피털식 기업투자 행보

기사입력 2021-07-20 09:2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지난 2012년 동구바이오제약의 전신인 동구제약 조용준 대표이사는 향후 회사명에 '바이오'라는 수식어를 추가하는 단초를 마련했다.  2011년도 회기 매출 760억원을 기록한 동구제약은 연 매출 7%에 육박하는 50억원을 노바셀테크놀로지 160만주(지분율 33.4%) 취득에 투자했다.  당시 항암제 포함 4개의 신약 파이프라인, 3개 바이오마커, 8개 펩타이드 및 천연물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했던 노바셀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가 50억원을 투자한 동구제약으로 변경됐다.  2021년 1분기 기준으로 동구바이오제약은 노바셀테크놀로지 지분 17.5%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듬해인 2013년 3월 조용준 대표는 4년 임기의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에 새로 취임했다.  이후 그는 2번에 걸친 연임에 성공하면서 오는 2025년 2월까지 12년간 약 100여개의 중소 제약바이오기업 회원이 참여하는 단체의 수장을 맡게 된다.  조용준 이사장은 현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이사장직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불과 13개사만이 참여하는 제약바이오협회 수뇌부격인 이사장단사의 일원으로 제약협동조합이 포함되고 있다.  그만큼 조용준 이사장은 중소 제약바이오기업들을 대표하는 무게감 다분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피부과 처방 1위 기업임을 표방하고 아토피 피부염(AD)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바이오테크 기업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동구제약은 조용준 대표이사의 제약협동조합 이사장 취임이라는 모멘텀과 함께 2014년 1월부터 사명을 '동구바이오제약'으로 전격 변경했다.  그 배경으로 바이오 사업을 포함하는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국내 제네릭의약품 제약사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비전이 담겼다.  조용준 대표는 "사명 변경은 근본적으로 '체질개선'이 되는 것"이라며 "기업 '상장=성장'이라는 공식까지 확대 적용시켜 비약적인 도약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중소 제약바이오기업이 직면한 체질개선은 과연 어떤 의미인가.  우선적으로 약업닷컴은 중소 제약바이오기업 대표성을 갖춘 동구바이오제약의 지난 10년간 연구개발 관련 집행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회사는 누적 매출 9425억원과 누적 연구개발비 551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기준으로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5.9%를 차지했고 2011년 매출비 3.0%에서 2020년 10.2%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눈에 띄는 점은 총 551억원에 달하는 10년 기간의 연구개발비 집행에서 자산으로 인식한 금액이 전혀 없다는 분석이다.  550억원이 넘는 금액이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포함하는 연구개발비 비용 계정으로 100%로 인식됐다는 분석은 곧 동구바이오제약이 제네릭의약품 전문기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으로 귀결된다.  2011년~2016년 회계 기간의 감사보고서와 2017년~2020년 기간의 사업보고서의 '사업의 내용'과 '재무제표 주석'을 살펴보면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 10년간 단 하나의 신약 후보물질(NCP112)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마저도 앞서 언급한 노바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외부에서 확보된 물질이다.

국내에서는 '개량신약'이라는 표현이 산학연관병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개량신약의 영어 표현은 IMD(incrementally modified drug)다.  개량신약의 영어 표현에서는 '신약'이라는 단어 또는 의미가 없다.  다만 기존 약물(drug)이 점진적으로 개선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피부과와 비뇨기과의 전문의약품 처방 시장에서 동구바이오제약이 표방하는 '성공'은 제네릭과 개선약물(IMD) 중심의 제제개발과 치열한 영업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례로 2021년 1분기 분기보고서는 "매출의 성패는 곧 영업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표현을 담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큐비아는 '이머징 바이오파마(EBP)'를 일정 수준의 연간 연구개발비 투입과 연간 매출 실적 기준으로 정의하고 있다.  2018년도의 경우 2억달러 이하 연구개발 비용과 5억달러 이하 매출을 기준으로 정했다.  이 수치로만 보면 동구바이오제약이 '이머징 바이오파마'로 분류될 듯 하지만 회사가 자체적으로 탐색하고 추진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이 전무한 상태이기에 '이머징'이라는 수식어와는 거리가 있다.  이머징은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혁신적 중소 제약바이오기업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3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동구바이오제약은 청약 증거금 2조7699억원이라는 규모의 금액을 기록했다.  당시 회사는 공모 자금을 시설 운영 자금 및 사업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장식에서 조용준 대표는 "합성의약품 제조 중심에서 토탈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거듭나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후 2021년 7월 조용준 부회장은 국내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벤처캐피털(VC) 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한국경제 기사에 따르면 조 부회장은 VC 설립 배경으로 "투자수익을 올리고 새로운 사업 기회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투자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 등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2년 노바셀을 필두로 단행한 다수의 투자 활동에서 동구바이오제약은 단 하나의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100여개에 달하는 중소 제약바이오기업을 대변하는 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은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는 듯한 인상도 남겼다.  그는 "자금력과 인력의 한계가 있는 중소·중견 제약사가 국내외 대형 제약사와 신약 개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무모한 짓"이며 "좋은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바이오벤처와 ‘피’(지분 투자)를 섞는 게 훨씬 현명하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가 간과하는 점은 신약개발에 매진하는 중소 규모의 이머징 바이오파마가 수천 개를 상회하고 바로 여기서 대다수의 혁신 신약이 허가로 귀결되면서 환자에게 중요한 치료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출 증대를 위한 다양하고 다각적 시도는 기업공개를 단행한 상장 기업의 의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기업은 환자 중심의 경영 철학 아래 미충족 치료 수요(unmet medical needs)를 해결한다는 비전을 이행해야 한다.  조용준 부회장은 관련 인터뷰에서 '환자'라는 표현을 단 한 번 언급했고 이는 신약이 아닌 건강기능식품과 관련한 것이었다.  그는 '신약' 표현도 외부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단행으로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 선상에서 언급했다.  여기서 업계 전문가들은 과연 동구바이오제약이 혁신 바이오테크 기업과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이머징 바이오파마는 기업공개와 후속공모 등을 통해 시장 투자 활동을 설득하고 이끌어내면서 신약 약물 탐색부터 허가까지 완주하는 연구개발 역량을 자체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제약주권을 지켜내기 위해 신약개발 역량을 증대한다는 비전을 전하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 부이사장이자 제약협동조합 이사장, 그리고 상장기업의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인과 그의 회사 행보에 대한 평가는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냉철하고 정확한 판단 아래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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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이 충실합니다. 수준 높은 기사 감사합니다. (2021.07.21 16:15)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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