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BIO 기술③ 치료용 신경정신·사이키델릭 약물…"가능성 주목"
오남용으로 엄격한 규제 적용 최근 부작용 감소 기술 등 연구 활발
입력 2022.04.04 06:00 수정 2022.04.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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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용 신경정신약물(사이키델릭)과 관련 기술이  '2022년 10대 바이오 분야 미래유망기술'로 선정됐다. 특히 마약으로 지정돼 사용에 제한이 컸던 성분들에 대한 치료 효과 가능성이 제시되며 관련 임상연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영국의 캠패스 패스웨이스(Compass Pathways), 스몰 파마(Small Pharma), 독일의 마인드메디스(Mindmedis)가 대표적이고, 국내에는 최근 우리바이오가 의료용 대마 성분 카나비디올을 연구개발 중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서 ‘치료용 신경정신약물(Mind-altering medicine)을 '2022년 10대 바이오 분야 미래유망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다.

생명공학연구원에서 주목한 ‘치료용 신경정신약물’은 통상적인 신경정신과적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과 더불어 의존성과 오남용 우려가 큰 향정신성의약품 및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마약 등을 포함한다.

“신경정신질환 시장의 급성장…사이키델릭이 대안? 부작용 감소 기술 필요”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신경정신질환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향후 정신활성 물질의 유용성분을 기반으로 한 신경정신질환 치료제 개발과 관련 기술이 유망할 전망이다. 그러나 해당 기술의 실현을 위해선 환각성, 의존성, 내성, 및 중독성을 없앨 기술이 필수적이다.

지난 2021년 기준 정신질환 및 정신과적 문제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환자는 2009년 206만명에서 2019년 311만명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4.2%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증정신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2013년 14만 3,000명에서 2019년 17만 5,000명으로 증가해 연평균 3.4%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2020년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402만명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한 377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항우울제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2017년부터 성장이 나타나 2020년에는 전년 대비 33%의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존 치료제에 대한 한계점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표준 항우울제에 불응하는 환자가 전체 환자의 20% 이상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작용도 중대한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자살 위험성 증가, 소화불량, 어지럼증, 구토증 등이 보고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이키델릭 의약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사이키델릭 의약품 보편화를 위해선 정신활성물질(사이키델릭)의 의약적 작용기전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된다. 뇌이미징 영상 분석기술, 신경세포·미세아교세포·성상교세포의 상호작용 조절 분석 기반 기술, 뇌신경회로 분석 기술 등을 통해 약물의 심층적인 작용기전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사이키델릭 성분을 심층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유사 분자 개발 기술이 필요하다. 환각·의존성·중독 유발이 없는 사이키델릭 유사 분자 선별 기술과 초래 여부 예측 및 분석 기술, 환각성 화합물 유래 유용물질 분석 기술 등이 해당한다.

“글로벌 사이키델릭 치료제 개발 활발…국내는 엄격한 규정으로 침체”

최근 마약으로 잘 알려진 실로시빈(Psilocybin),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 MDMA(3,4-
methylenedioxymethamphetamine, 일명 엑스터시) 등의 물질이 해결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활용한 다양한 우울증, PTSD 등의 정신과 장애들을 치료하려는 임상시험들이 시도되고 있다. 

지난 2018년 미국 FDA가 마약의 일종인 대마초 성분이 포함된 물질을 처음으로 의약품으로 승인하면서 부터다. 해당 의약품은 그리니치 바이오사이언시스(Greenwich Biosciences)의 에피디올렉스(Epidiolex)로 드라베 증후군 등 소 난치성 뇌전증(간질)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를 계기로 사이키델릭 의약품(실로시빈, MDMA, LSD)에 대한 임상시험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7년 11월과 2020년 1월 Psychopharmacology와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학술지에 Psilocybin에 대한 소규모 연구에서 난치성 우울증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와 같은 정신적·심리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일부 보고됐다.

특히 지난 2020년 11월에 발표된 우울 장애 관련 연구에서 Psilocybin 복용군 71%가 4주 후 증상 50% 이상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또 참가자 절반이 효능을 보인 것이 발표됐다.

국내에서는 엄격한 규정 및 연구절차 등에 따라 특별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지난 2018년 대체치료 수단이 없는 뇌전증 등 희귀 난치환자들에게 해외에서 허가된 대마성분(칸나비디올 등) 의약품 수입이 허용됐다. 또 지난해 1월에서야 우리바이오가 의료용 대마 성분 카나비디올에 대한 상업적 활용 연구를 허가받았다.

해외에서는 대표적으로 영국 캠패스 패스웨이스(Compass Pathways)가 사이키델릭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유럽과 북미에서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마인드메디스(Mindmedis)와 스몰 파마(Small Pharma)도 연구 개발 중이다. 스몰 파마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케타민(ketamine) 유도체를 기반으로 항우울제를 개발 중이다. 그러나 케타민 유사 약제들에 대해 중독과 남용의 위험성이 제기됐다.

이외에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는 사이키델릭 유사 물질의 선별을 위한 환각효과 탐지 센서를 개발 중이다.

생명연은 보고서를 통해 “사이키델릭 의약품의 불법 오남용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 및 관리 방안의 설계가 필요하다”라며 “사이키델릭 의약품은 우울증과 PTSD 개선 효과는 확인 단계로, 중독·환각 등의 부작용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아이디어 융합과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생명연은 10대 미래유망기술로 ▲Platform Bio 부문에는 '세포 정밀 이미징/시퀀싱', '차세대 유전체 합성', '후성유전체 편집 기술'을 ▲Red Bio 부문에는 '치료용 신경정신약물', '차세대 백신', '소포체 기반 약물전달 기술'을 ▲Green Bio 부문에는 바이오장기 생산 키메라 기술'을 ▲White Bio에는 '나노물질 유래 친환경 충합체 합성 기술', '환경오염물질 분해 마이크로바이옴'을 선정했다.
전체댓글 2
  • 이방인 2023.02.03 07:20 신고하기
    싸이키델릭을 사용한 중독 및 정신치료는 반드시 연구되고 도입되어야 합니다. 코카인이나 메스암페타민류의 합성마약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지만, 자연에 존재하는 싸이키델릭류의 동식물 성분은 뇌의 화학작용에 영향을 미쳐 에고가 소멸하거나 잔잔한 상태에서 무의식과 고차원의 자아를 마주하게 됩니다. 강력한 힐링을 체험하게 되지요. 물론 치료 이전과 이후에 지속적 테라피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험자들이 증언하길 십여년의 인지치료 (talking therapy)보다도 한번의 강렬한 싸이키델릭 체험이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 파인딩알버트 2023.01.12 03:07 신고하기
    저는 adhd약(메틸페니데이트, 페니드) 을 10년 넘게 먹었어요. 시간이 흐르니 adhd의 문제보다 약물의존성이 더 문제되었죠. 솔직히 의사 말 안듣고 오남용 자체였습니다. 이틀에 한번씩 잤어요. 약떨어지면 암껏도 못하고 약받으면 처방용량의 열배까지도 먹었죠. 생활은 엉망이 되었고 약을 끊으려고 수차례 시도했는데 죄다 실패했어요. 오래 전부터 사이키델릭 소문을 들었고 작년에 실로시빈 트립 한번으로 약 끊었습니다. 딱 한번으로요. 인류는 피폐해 지고 있어요. 사이키델릭은 마약이 아녜요. 제 경험으로 그건 그렇게 괄시받을 물질이 아닙니다. 더 과학적인 연구와 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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