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가속승인’ 항암제들은 시장서 가속퇴출?
임상적 유익성 입증 43% 뿐..정식승인 63%ㆍ회수 22%
입력 2024.04.12 06:00 수정 2024.04.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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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2017년 기간 동안 FDA로부터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취득한 46개 항암제들 가운데 63%가 정식승인(regular approval)으로 지위가 격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차후 5년여의 추적조사 기간 동안 확증시험을 통해 임상적 유익성(clinical benefit)이 입증된 항암제들은 43%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내용은 캘리포니아州 샌디에이고에서 지난 5~10일 열린 미국 암연구협회(AACR)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데 이어 의학 학술지 ‘미국 의사협회誌’(JAMA)에도 동시게재됐다.

매사추세츠州 보스턴 소재 브리검 여성병원 및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약물역학‧약업경제학 연구실에서 규제‧치료‧법(PORTAL) 프로그램 포스트 닥터 과정을 밟고 있으면서 이번 연구를 진행한 이언 T. T. 류 연구원은 “가속승인이 항암제 신약들의 허가에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에 이르렀지만, 우리는 이처럼 가속승인을 취득한 항암제들이 총 생존기간(OS)과 같이 엄격한(hard) 임상시험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FDA의 가속승인 경로는 30여년 전부터 중증질환을 치료하거나,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의 니즈에 대응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신약들에 적용되고 있다.

임상시험 대리지표(surrogate endpoint)을 근거로 조기에 승인을 결정하기 위해 도입된 프로그램이 가속승인이다.

FDA에서는 ‘임상시험 대리지표’를 임상적 유익성을 예측할 수 있게끔 해 주는 지표(marker) 또는 척도(measure)이지만, 그것 자체가 임상적 유익성을 나타내는 바로미터의 하나는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속승인 경로를 거쳐 허가를 취득했을 경우 추적조사를 위한 후속시험을 추가로 진행해 해당 의약품이 당초 예상했던 임상적 유익성을 나타낼 수 있는지 확증하는 절차를 필요로 하고 있다.

가속승인을 취득했을 경우 허가지위가 유지될 수 있으려면 차후 확증시험에서 임상적 유익성을 확인하고 상세한 내용에 대한 기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건이 바로 그것이다.

바꿔 말하면 차후 확증시험에서 임상적 유익성이 입증되지 못했을 경우 FDA가 해당제품을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류 연구원팀은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취득한 항암제들이 앞선 시험 건들을 통해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효과를 나타내는지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평가작업은 두가지 분석방법이 적용된 가운데 진행됐다.

하나는 지난 2013~2017년 기간에 FDA의 가속승인을 취득한 전체 항암제들을 대상으로 5년여에 걸친 확증시험 절차를 종결지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분석작업이었다.

다른 하나는 지난 2013~2023년 기간 동안 가속승인을 취득한 후 정식승인으로 항암제의 허가지위를 격상했을 때 입증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분석작업이었다.

허가지위가 격상된 항암제들 가운데는 5년 미만의 기간 동안 임상시험에서 효능 평가절차를 거친 경우들도 포함됐다.

분석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연구팀은 FDA의 웹사이트에 게재된 정보에서부터 제약업계의 보도자료,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운영하는 임상시험 정보 등록 사이트 www.ClinicalTrials.gov에 게재된 내용, 동료 전문가 그룹 평가 의학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등에 이르기까지 가속승인을 취득한 항암제들과 관련한 공공 공개자료를 포괄적으로 사용했다.

이 같은 자료들로부터 연구팀은 국가 임상시험 번호, 시험 설계, 일차적 시험목표, 일차적‧이차적 효능목표 등을 포함해 임상시험 관련정보를 추출했다.

그 결과 류 연구원팀은 2013~2023년 기간 동안 총 129개의 의약품이 암 관련 적응증으로 FDA의 가속승인을 취득한 것으로 집계할 수 있었다.

이 중 46개 항암제는 5년 이상의 기간 동안 추적조사 시험이 이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이들 46개 항암제 가운데 63%가 정식승인으로 허가지위가 격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22%는 회수조치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15%는 평균 6.3년에 걸친 추적조사 시험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확증시험에서 임상적 유익성이 입증된 경우는 전체의 43%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가 이루어진 2013~2023년 기간 동안 가속승인을 취득했던 항암제가 정식승인으로 지위가 전환되는 데 소요된 기간을 보면 1.6년에서 3.6년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장에서 회수조치가 결정되는 데 소요된 기간은 9.9년에서 3.6년으로 대폭 단축되었음이 눈에 띄었다.

류 연구원은 “신속하고 적절하게 회수조치가 결정된 것으로 나타난 부분은 환자들을 위해 좋은 일(good thing)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효과적이지 못한 의약품은 최대한 짧은 기간 동안 시장에 공급되다 회수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속승인에서 정식승인으로 지위가 변경되는 데 소요된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부분과 관련, 류 연구원은 “허가지위의 전환 결정이 시의적절하면서도 보다 중요한 것은 품질높은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 같은 부분은 가속승인 경로가 본연의 기능을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해 보인다고 류 연구원은 덧붙였다.

두 번째 분석작업과 관련, 류 연구원팀은 2013~2023년 기간에 가속승인을 취득했던 129개 항암제들 가운데 48개가 정식승인으로 지위가 격상되었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 중 40%는 총 생존기간(OS)을, 44%는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10%는 반응률+반응기간을, 4%는 반응률을 각각 근거로 허가지위가 전환되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1건의 경우 확증시험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도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허가지위의 전환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정식승인으로 허가지위가 전환된 항암제들 가운데 63%는 좀 더 폭넓은 적응증을 승인받았거나, 좀 더 이른 치료단계(an earlier line‧예: 3차 약제->2차 약제)에서 사용이 가능토록 허가를 취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류 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가 예비적 매개변수들을 근거로 허가를 취득한 항암제들의 불확실성에 대한 환자와 의사들 사이의 의사소통이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뒤이어 “이번 연구결과가 제한된 입증자료를 근거로 규제기관들이 가속승인 지위를 정식승인 지위로 전환하는 과정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도록 촉구하고, 항암제 관련 매개변수들이 보다 탄탄하게 입증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투자를 촉진하고, 확증시험에서 시험목표들의 개선이 좀 더 확실하게 입증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총 생존기간과 삶의 질 지표 등이 환자와 환자가족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책임저자로 참여한 에드워드 클리프 연구원은 “FDA가 가속승인된 의약품의 허가지위를 정식승인으로 전환할 때 지렛대 삼아야 할 중요한 부분은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후속시험을 시의적절하게 마무리짓거나, 회수조치하는 일이 좀 더 어려운 과제일 수 있는 만큼 허가지위의 격상을 결정할 때 이를 뒷받침하는 입증자료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클리프 연구원은 “7개 항암제들의 경우 정식승인으로 지위가 전환되는 과정에서 반응률, 즉 종양의 위축을 근거로 결정이 이루어졌지만, 해당 항암제가 궁극적으로 환자들에게 유익성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불확실성의 여지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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