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집단행동 속 진료 대란 현실화...약사 '처방전 리필제' 필요성 부상
약사 사회 "의사 독점 권력 가져올 타이밍" 의견도 나와
입력 2024.02.21 06:00 수정 2024.02.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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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0일 개최된 ‘서울특별시약사회 제70회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권영희 서울시약사회장이 이야기하고 있다. ©약업신문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 속, 약사 사회에선 '처방전 리필제 - 성분명 처방 - 공적전자처방전'에 대한 염원이 커지고 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을 두고 의사단체가 정부와 갈등을 빚고, 우려했던 집단행동을 20일 실행에 옮겼다. 전공의들이 무더기로 환자의 곁을 떠나자, 암 수술이 당일 취소되는 등 의료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권영희 서울시약사회장은 이날 "의료 대란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며 "처방전 리필제 등 약사 사회에서 나오는 방안들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흥진 구로구약사회장은 2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약사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의사 인력 부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의사가 독점하고 있는 의료 권한을 약사가 위임받아 오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의약분업 당시 회유책으로 의사 정원을 10% 감축하고 동결해 온 결과, 의사 인력이 부족하게 된 것"이라며 "현재 의대 정원 확대 이슈로 큰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약사회 차원의 전략이나 준비 사항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권영희 서울시약사회장은 "의사들의 독점 권한으로 약사도 보건의료계에서 다른 직역과 마찬가지로 고립돼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워 지켜보며, 어떤 방법이 지혜로울까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권 회장에 따르면, 약사 사회에선 '성분명처방'과 '처방전 리필제'를 대안으로 의료 대란을 극복하겠다고 나서야 하는 타이밍이 아니냐는 의견과, 의료공백을 메꾸겠다고 한 한의사회와 간호사협회에 편승하자는 의견도 있고, 좀 더 지켜보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처방전 리필제는 개원의 포함 의사 파업 시 유용한 방안으로,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의 전공의들이 집단 행동을 한 현재 상황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권 회장은 전했다. 또 만성질환자 장기처방에 대해 처방전 리필제도가 없는 현 상황에서 정부에 주장을 하더라도 당장 시행할 순 없다는 것.

이에 권 회장은 환자의 지난 처방을 재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시작해 '처방전 리필제'를 차근차근 추진하는 방안과 경질환에 대해선 약국의료보험을 부활시키는 방안 등을 준비하며, 시점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또 정부와 의사단체의 강 대 강 정국이 총선이 다가 오는 만큼,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대 정원 2000명을 현실적으로 갑자기 늘릴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조정을 할 것이라는 정책 쪽의 이야기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정부의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 발표와 관련해선 성분명처방과 공적전자처방전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권 회장은 "의약품 품절 사태는 물론이고, 공적처방전 없이 약사가 어떻게 조제를 하느냐"면서 "위-변조 가능한 팩스처방전으론 처방전의 진위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약사 단체인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도 19일 입장문을 내고 많은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만성질환자의 처방전 재사용 제도 시행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약준모는 "독점 권한을 악용하는 의사들의 행패를 줄이고, 그로 인한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안전이 검증된 일부 의약품 및 특정 사례에 대해 약사의 의한 처방권을 지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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