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배달’에 발끈한 약국…‘규제 챌린지’에 반정부 투쟁 시사

대한약사회·경기도약사회, 지난 11일 기자회견‧성명서 통해 정부 작심비판

기사입력 2021-06-14 06:00     최종수정 2021-06-14 08:4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이 지난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원격조제와 약배달 서비스 추진을 작심 비판하고 있다.▲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이 지난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원격조제와 약배달 서비스 추진을 작심 비판하고 있다.

지난주 국무조정실이 밝힌 원격조제와 의약품 배송 허용 방침에 대한 약업계의 반발이 심상찮다. 대한약사회와 경기도약사회는 지난 11일 각각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통해 이에 정면 반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규제허용 방침을 지속할 경우 반정부 투쟁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원격조제와 의약품 배송 허용이 현실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중소‧중견기업 경제인간담회에서 “이달부터 해외와 비교해 과도한 국내 규제가 있으면 과감히 없애는 규제챌린지를 추진하겠다”며 “세상의 변화에 정부가 제때 대응하지 못해 느끼는 기업들의 애로와 답답함을 풀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외에 비해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는 ‘규제챌린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민간이 해외 주요국보다 과도한 규제를 발굴해 개선을 제안하면, 소관부처별 규제입증위원회, 국무조정실장 주재 협의회, 총리 주재 민관회의 등 3단계를 거쳐 최대한 규제 개선을 이뤄내는 정책이다. 

분명 기업의 숨통이 트일 시원한 정책이지만, 문제는 이번 과제에 ▲비대면 진료 및 의약품 원격조제 규제 개선 ▲약 배달 서비스 제한적 허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약업계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은 지난 11일 오후 2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약품 배달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법은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아닌, 안전한 의약품 복용을 위한 법제도적 장치”라며 “정부는 이에 대한 정확한 판단도 없이 규제개선이 절대 선이라는 맹목적 논리에 빠져 기업 논리에 부화뇌동하고 있다”고 관련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정부는 현장 파악도 하지 않고 섣불리 발표부터 했다”며 “보건의료 분야를 산업적 시선으로 보고 규제 개선 계획을 이렇게 툭 발표해도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나 보건복지부 그 어디에서도 협회와는 논의 한 마디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보여주기식 발표에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기업은 오직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규제개선이라는 명분으로 국민건강을 도외시한 정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의약품 배달은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인 만큼 약사회는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약 배달 정책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약사회 역시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기업을 살리려고 국민 건강을 외면하는 원격조제‧약 배달 허용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강력히 호소했다. 

경기도약사회는 “기업의 답답함과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것이 과연 국민 생명과 건강보다 우선하는 가치인지 정부에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의약품의 직접 대면과 복약지도가 아닌, 원격조제와 배송 허용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의약품 변질과 독성화, 향정신성의약품 등 마약률의 오배송과 악용은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때로는 치명적일 수 있는 원격조제와 의약품 배송은 약사법에 의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보건의료체계를 부정하고 오직 ‘편리하다, 기업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상술로 가득한 기업과 장단을 맞춘다면, 정부는 대한민국 재벌의 대변인과 다름 없는 격”이라고 일갈했다. 

경기도약사회는 “어떤 제도나 정책도 국민 건강과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절대 시행되서는 안 된다”며 “의약품은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지만 언제든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며 이번 정부의 원격조제와 약 배달 서비스 허용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도약사회는 “만약 정부가 국민건강을 외면하고 약사직능을 말살하려는 시도를 지속할 경우 생존권 차원에서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반정부 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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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배송이 세계적 추세이고,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먼저 나서서 준비해야합니다. 이미 의사협회는 비대면 처방에 대해 찬성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습니다. 약사도 준비해야합니다.
(2021.06.14 21:08)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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