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만 한국머크 GM, "한국 시장 APAC NO.1이 목표"
혁신 신약의 빠른 출시 및 급여화 통해 미충족 수요 해결…저출산 문제해결에도 기여
입력 2023.11.29 06:00 수정 2023.11.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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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을 맞은 크리스토프 하만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제네럴 매니저는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약업닷컴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을 APAC No.1으로 만들고,  혁신 신약의 급여화, 한국의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다국적사출입기자단

“머크 바이오파마의 목표는 주가의 극대화나 전 세계 제약산업을 이끄는 것이 아닌 지속 가능성에 있다. 환자를 위한 한마음 비전 아래 우수한 치료제를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크리스토프 하만(Christoph Hamann) 제네럴 매니저(General Manager)가 한 말이다. 진출한 사업에서 리더가 되는 ‘Focused Leadership’에 중점을 두고 ‘환자를 위한 한마음(As One for Patients)’ 비전 아래 우수한 치료제에 대한 한국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치료가 절실한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설명이다.

머크는 오랜 역사를 지닌 제약화학기업으로, 바이오파마(헬스케어), 일렉트로닉스(반도체, 기능성 소재), 라이프사이언스(생명과학) 등 3가지 사업부로 구성됐다. 그 중 바이오파마 사업부는 가장 큰 규모의 사업부로, 2022년 기준 총 78억 유로(11조 64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체 머크 그룹 매출의 35%를 차지했다.

한국머크 바이오파마는 ‘세계적인 특화 혁신기업(Global Specialty Innovator)’을 목표로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은 희귀난치질환을 포함, 전문적 처방이 필요한 △면역항암·종양 △신경면역 △난임 △내분비 질환 등 총 4개의 사업부에 집중하고 있다.

크리토프 하만 제네럴 매니저는 2022년 11월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사업부 총괄대표로 취임했다. 한국 부임 전에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에서 제네럴 매니저 및 대표를 역임했다. 2009년 처음 머크에 입사한 이후 독일, 스위스, 미국 등지에서 전략 및 커머셜 분야를 담당한 그는 특히 유럽 지역 난임 프랜차이즈 리더이자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부사장으로 글로벌 사업 개발과 경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약업닷컴은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국머크 본사에서 취임 1주년을 맞은 하만 제네럴 매니저와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일년간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스페셜티케어 파이프라인의 성과와 기업 전략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아래는 일문일답.

Q. 투자와 컨설팅 분야에서 근무하다 제약 기업인 머크에 합류한 이유는 무엇인가?
컨설턴트 재직 당시의 업무는 각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진단하는 것이었다. 당시 머크를 포함한 상당수의 회사들이 많은 도전 과제에 직면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머크와 처음 연을 맺게 됐다.

제약 산업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지속가능한 혁신 산업이라는 점이었다. 동시에 혁신 달성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복잡한 규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명의 탄생과 유지, 그리고 연장을 통해 환자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산업이라는 점에서 제약산업으로의 이직을 결정하게 됐다.

머크에 합류한 이유는 투자은행이나 컨설팅 경험을 활용한다면 당시 중간 규모의 제약회사였던 머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Q. 머크 합류 후 포트폴리오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재 느끼는 변화는 무엇인지?
머크에 합류한 2009년을 기점으로 머크의 포트폴리오는 상당히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 전까지 머크는 모든 분야에서 리더십을 선점하려고 했지만, 당시 머크의 기업 규모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가용 자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머크 합류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집중화가 이뤄진 것이다. 제약산업 전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보다는 혁신을 가장 할 수  있는 특정 분야에 집중해야만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전의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하고 있는 머크의 여러 전략들을 검토하고 집중할 분야들을 살폈다. 당시 아이디어 중 실현되지 않은 것도 있었고, 상당한 효과가 있던 것도 있다.  머크 본사에서 근무하며 전략 마련에 기여하고 전체적인 방향 설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Q. ‘2021 새 비전 선포식’을 통해 2024년까지 스페셜티 케어(Specialty Care) 분야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을 목표로 발표한 바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어떠한지?
2021 새 비전 선포식 이후 상당한 진척이 있었고 현재 머크가 진출한 치료 영역에선 리더라고 생각한다. 머크는 의약품 공급을 포함한 매출 등 모든 분야에서 무조건적으로 가장 큰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현재 진출한 사업에서 리더가 되는 ‘focused leadership’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환자를 위한 한마음 (As One for Patients)’ 비전 아래 우수한 치료제에 대한 한국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치료가 절실한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은 희귀난치질환을 포함해 전문적 처방이 필요한 분야를 ‘스페셜티 케어’로 지정해 면역항암·종양, 신경면역, 난임, 내분비까지 4개 사업분야에서 리더십을 갖고자 한다. 그 중 난임과 다발성 경화증 치료 분야에서 머크는 명실상부한 리더다. 또한 종양 분야에서도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Q. 집중화된 리더십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했는데,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의약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실제 성과로 말하자면, 난임 분야에서 ‘고날에프’, 신경면역 부분에서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인 ‘마벤클라드’를 꼽고 싶다. 직장암 분야에 있어선 ‘얼비툭스’가 중요한 치료 옵션이라고 생각한다. 성장호르몬 분야에선 ‘싸이젠’이 세계 주사제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이다.

‘바벤시오’가 급여화되면서 요로상피 세포암 표준 치료제로 자리잡게 됐다. 지난 30여년 동안 요로상피세포암은 치료 옵션이 화학 요법뿐이었으나 바벤시오를 통해 많은 환자들이 혜택받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중요한 분야 중에 하나가 내분비 질환인데, 성장호르몬 분야의 리더인 ‘싸이젠’이 있다.

크리스토프 하만(Christoph Hamann)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제네럴 매니저. © 다국적사출입기자단

Q. 한국 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다면?
한국은 전 세계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도 선진화된 보건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과학적 근거를 중시하는 의료진의 수준도 매우 높은 매력적인 제약시장이다. 글로벌 본사에서도 신약을 개발, 출시할 때 한국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머크 임상연구 참여 기관의 약 30%가 한국에 집중돼어 있다.

Q. 우리나라에선 신약 급여 관련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한국은 선진화된 첨단 의료체계를 보유하고 있다. 단일 건강보험(one-payer)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건강보험에 등재된다면 선진화된 모니터링 및 재평가 시스템에 따라 환자들이 예측 가능한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다른 국가에 비해 급여 승인 절차가 시일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숙제다. 신약이 글로벌 첫 출시 후 한국에서 급여를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46 개월로, 약 4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전 세계에서 출시된 신약 중 33%만이 한국에 허가됐다.  낮은 신약 접근성은 선진화된 의료체계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에서 반드시 빨리 개선되어야 할 주요 문제라 생각한다.

Q. 머크 신약의 국내 급여 과정 및 상황이 궁금하다.
머크는 한국 환자들을 위해 지난 1년간 혁신 신약 도입에 최선을 다했고, 급여 등재에 성공한 사례들도 있다. 1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당시 마주했던 첫 과제는 얼비툭스의 3차 RSA ( Risk Sharing Agreement, 위험분담계약제) 협상이었다. 머크는 RSA를 3번째로 협상하는 최초의 기업이었고, 정부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노력 끝에 RSA를 체결함으로써 얼비툭스를 한국 환자들에게 계속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사례로는 올해 8월 1일부터 면역항암제 바벤시오가 요로상피세포암 1차 치료에서 보험급여를 적용 받게 됐다. 2020년 6월 백금기반 화학요법치료에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의 1차 단독유지요법으로 식약처 승인을 받은 지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OECD 국가의 경우 항암제 신약이 허가부터 급여등재까지 약 8개월(245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다소 오래 걸린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항암제의 급여는 평균 2년 8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르게 급여화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텝메코’의 급여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약가참조국인 A8국가 중 미국, 영국, 일본, 스위스 등 6개 국가에서 이미 텝메코는 급여 적용이 됐다.  한국에서 텝메코의 급여화는 상당히 진행이 느린 편이지만,  국내 14개 주요 상급종합병원의 약사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는 곧 임상현장에서 텝메코 치료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의료진과 환자가 있다는 뜻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한국은 OECD 국가 중 최저 출산율을 보유한 국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머크만의 노력이 있다면?
저출산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현재 한국의 낮은 출산율은 경제적 영향은 물론 사회적, 문화적으로 큰 영향을 야기할 것이다. 저출산 문제는 상당히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지만 머크는 이런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해 기여하고자 한다.

난임 분야의 시술 등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난임 시술이 늘어나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만혼 현상을 고려하면, 난임 치료 분야에서 기술적인 혁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수한 난임 치료제를 국내 환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단백질 재조합 기술로 만들어진 난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이 결합된 과배란 유도 주사제인 ‘퍼고베리스’의 급여화에 노력하고 있다.

제도적으로도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머크는 올해 5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저출산 대응 이니셔티브인 ‘퍼틸리티 카운츠 (Fertility Counts)’를 출범했다. 낮은 출산율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범사회적 영향을 고찰하고 민간, 공공부문, 학계의 참여를 바탕으로 저출산 관련 연구자료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출산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난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지원금이나 복지 혜택도 중요하지만, 회사 내 올바른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맞벌이 부모도 아이를 가질 수 있고 편하게 지원받는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육아휴직으로 인해 커리어에 불이익을 받거나 자녀가 있다고 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먼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문화를 조성해 인식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머크의 노력들이 한국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모범 사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다른 회사의 직원들도 아이를 가지려고 할 때 많은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약업계의 다른 회사들 또는 여러 협회들에게도 머크의 다양한 노력들을 소개하고 우리의 노력에 자연스럽게 함께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저출산 문제는 기업 차원에서의 노력은 물론 정부, 교육 시스템 등 한국 사회 전체가 협심해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Q. 국내 바이오나 벤처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 협력을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머크는 전 세계 다양한 외부 파트너 및 학계 등과 협력을 위한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환자들을 위한 더 나은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역시 우선 순위 국가 중 하나다.  

한국의 경우 실제로 많은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국가다. 디지털 기술이나 창의성 등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동기 부여도 상당히 잘된 곳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국 내에서 많은 혁신을 찾고 있다.

엔케이맥스 등 한국 바이오텍 기업들과 다양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과정을 진행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협력을 계속할 것이고 결국 그 끝에 돌파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다수의 경우 혁신에 투자를 해도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나의 신약을 얻기 위해서 수백, 수천 개의 성분과 물질들을 살펴봐야 하는 임상시험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회사 내 한 사람의 아이디어만으로 혁신이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혁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및 탐색은 머크의 미래 혁신을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한국 GM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첫 번째로는 한국 시장을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의 No.1으로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계속해서 혁신 신약을 한국 시장에 출시하고 최대한 빨리 급여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 내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되고, 머크 또한 비즈니스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재무적인 성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환자에게 집중하면 비즈니스는 성장하고, 이는 또 다른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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