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채용시장에 칼바람이 드리운 것과 달리, 제약업계는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약 55%가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국내외 경기불황과 사내 구조조정 및 긴축 경영 등을 신규 채용 중단 및 축소 이유로 꼽았다.
반면, 제약업계는 고용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제약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이 바라본 2023 경제·경영전망’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은 가장 전망이 밝은 업종으로 제약을 꼽았다.
인구 고령화로 의약품 수요의 지속 증가와 원료의약품의 환율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등이 긍정적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대웅제약(대표 이창재, 전승호)은 다음달 2일까지 상반기 영업부문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우수한 인도네시아 석∙박사 채용도 진행하고 있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입 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채용 절차는 서류 및 영상 전형을 시작으로 △인적성 검사 △1-Day 면접 △인턴십 순이며, 3개월 간 인턴십 과정에서 일정 평가를 거쳐 채용할 예정이다. 지원자격은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이다.
특히 회사가 이번 채용에서 눈 여겨 볼 점은 동영상 지원이다. 이는 영상을 자주 접하고 SNS 상에서 표현이 자유로우며, 글보다 동영상이 친숙한 MZ 세대들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대웅제약 인사팀 관계자는 “영상편집 기술은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입사 의지와 지원자의 가치관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전 공채에서 가장 반응이 좋고 만족도 역시 높았던 1-Day 면접을 올해도 적용했다. 1-Day 면접이란 짧은 면접 시간 안에 지원자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면접관에게 모두 보여주기 힘든 점을 개선해 하루 동안 다양한 형태의 면접을 보는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본인의 역량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고, 몇 차례 면접 대신 단 하루만 면접에 참여하면 되기에 짧은 채용과정을 선호하는 최신 트랜드와도 부합한다.
대웅제약은 다양한 제도로 직원이 일하기 좋은 회사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하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스마트워크, 유연근무제’ △자유로운 휴가 사용을 위한 ‘휴가사유 묻지 않기’ △직원 모두가 서로를 ‘님’으로 호칭하는 문화 △나이∙성별∙근속연한∙국적 등에 상관없이 역량과 성과에 따라 평가하고 우수한 직원을 빠르게 발탁하는 ‘직무급’ △성과가 높은 직원에게는 탁월한 보상 지급(영업 직무의 경우 과감한 인센티브 지급) 등으로 젊은 조직, 여성도 일하기 좋은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창재 대표는 “이번 채용으로 대웅제약만의 체계적인 영업 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동시에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국내 근로환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나제약(대표이사 이윤하)도 회사 경쟁력 강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23년 상반기 공개채용을 실시한다.
이번 채용은 전 분야에서 신규 및 경력직원을 채용한다. 지원서 접수는 오는 4월 3일까지며 서류심사 후 실무진 면접, 임원진 면접을 거쳐 4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이윤하 대표이사는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밑바탕으로 지속적인 고용 확대로 기업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며 “우수 인재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대원제약(대표 백승열)도 2023년 상반기 신입∙경력 정기 공채를 실시한다.
모집 분야는 △영업(ETC∙OTC∙CHC) △마케팅(ETC∙학술) △R&D(BD∙임상∙MW∙PV∙합성연구∙약리연구∙평가연구∙제제연구∙건강기능식품) △ICT지원부(정보화개발) △향남공장(분석∙관리약사∙제조설비∙원료관리) △진천공장(관리약사∙제조설비∙제조) 등이다.
서류 전형에 이어 인적성 검사와 1차 실무 면접, 2차 임원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정한다.
‘대원제약 DNA 채용‘은 대원제약이 202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채용 제도로, 스펙이 아닌 역량 중심의 채용을 통해 대원인의 DNA를 보유한 인재를 찾는다는 의미다. 대원제약 임직원으로서 갖춰야 할 공통 역량과, 각각의 직무 수행에 적합한 직무 역량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대원제약은 구직자들이 채용에 대한 궁금증을 비대면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온라인 채용설명회 및 상담회를 운영한다. 지난 15일에는 유튜브 생방송으로 비대면 채용설명회와 직무 소개 코너를, 16일에는 카카오톡 ‘대원제약’ 오픈채팅을 통해 온라인 상담회를 진행했다.

특히 유튜브 설명회는 대원제약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시작한 것이지만 오프라인 못지않은 인기를 끌며 매년 연례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대원제약 직원이 직접 회사를 소개하고 채용과 관련한 정보를 전달하며 참여 구직자들이 실시간 채팅창으로 궁금한 점을 질의하면 직원이 바로 답변하는 형식이다. 양방향 소통 기회를 갖게 된 구직자들은 “회사에서 이런 기회를 마련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며 호평했다.
한독(대표이사 김영진, 백진기) 역시 2023년 신입과 경력 직원을 공개 채용한다. 한독은 전문의약품 영업(MR) 공채뿐 아니라 일반의약품, 소아 대상 특수의료용도식품, 진단사업실, 라이프 사이언스 부문의 영업직원과 내부 감사(Internal Audit) 팀원, 영어 디테일 담당자(Customized English Detailer), 당뇨 교육 간호사, 생산제조작업자 등 다양한 부서의 신입 및 경력 직원을 선발한다.
채용 과정은 서류 전형, 1차 인터뷰, 2차 인터뷰, 최종 CEO 인터뷰로 진행한다. 공채는 3월 말 1차 인터뷰를 거쳐 4월 중 2차와 최종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동제약그룹도 상반기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일동제약은 △연구 개발 △생산 △글로벌 사업 △CHC(컨슈머헬스케어) 등 각 부문에서 신입·경력·계약직 사원을 채용하며,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는 △재무 △회계 △법무 △ESG 경영 등의 분야에서 신입 및 경력 직원을 모집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제약주권이 주요 아젠다로 부상하고 업계 역시 신약 개발로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우수한 인재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며 “불확실성 시대야말로 우수 인재가 안전 자산”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