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V 치료제인 길리어드의 ‘빅타비(빅테그라비르 50mg/엠트리시타빈 200mg/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 25mg, B/F/TAF)가 4년 연속 글로벌 의약품 매출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이벨류이에트 밴티지(Evaluate Vantage)'가 공개한 보고서 ‘Evaluate Vantage 2023 Preview’에 따르면, 빅타비가 HIV 치료제 중 처음으로 100억 달러 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상위 매출 10위에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2년 글로벌 매출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이벨류에이트는 빅타비가 4년 연속 TOP 10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 것.
빅타비는 2018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후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글로벌 매출 72억 6000만 달러(한화 약 9조5000억원)를 기록하며 HIV 치료제 중 글로벌 매출 1위 달성과 동시에 전체 의약품 글로벌 의약품 매출 9위에 이름을 올리며 TOP 10에 처음 진입했다. 이후 2021년에는 86억 달러(한화 약 11조2500억원)의 매출로 글로벌 매출 10위를 기록하며 2년 연속 글로벌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HIV 치료제 중 글로벌 TOP 10을 2년 연속 달성한 치료제는 빅타비가 유일하다.
빅타비는 글로벌 HIV/AIDS 치료 트렌드에 부합한 표준 치료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글로벌 에이즈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고 있는 HIV 치료 트렌드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요법(ART)을 통한 ‘신속 치료’다.
HIV 및 에이즈 관련 세계 유수 기관들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신속하게 ART 치료에 돌입하는 것이 HIV 감염인의 치료 예후를 개선할 뿐 아니라 에이즈 종식에 기여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HIV 진단 후 가능한 한 7일 이내에 치료제를 처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진단 당일 즉시 처방해야 한다는 권고도 있다. 이런 신속 치료 트렌드에 있어 빅타비가 적합하다는 평가다.
미국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DHHS)와 미국에이즈학회(International Antiviral Society-USA, IAS-USA)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신속 ART 치료를 위해 3제 요법 빅타비를 권고하고 있다. 두 가이드라인 모두에서 빅타비를 HIV 감염인들에게 권장되는 초기 ART 요법으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빅타비는 약제 내성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신속한 ART 치료 시작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빅타비는 최근 폭넓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 2건을 통해 초치료 감염인 대상 높은 항바이러스 억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Study 1489와 Study 1490 연구의 5년 장기 데이터에 따르면, HIV 치료 경험이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빅타비를 투여해 HIV 치료를 시작하고 240주 차까지 약 98% 이상이 바이러스 미검출 수준을 달성 및 유지했다.
두 임상 모두 추적 연구 기간동안 내성으로 인해 치료가 실패한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빅타비가 내성 면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인 데 대해 연구팀은 2세대 통합효소 억제제(InSTI) 중 강력한 내성 장벽을 가진 빅테그라비르(Bictegravir) 성분이 포함된 점을 꼽았다.
빅테그라비르는 다리-이고리(Bridged bicyclic) 형태로 링 2개가 결합된 독특한 분자 구조로 이뤄져 있어 효소에 잘 부착되고, 약효가 분해되는 시간도 기타 다른 InSTI와 비교했을 때 가장 천천히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와 더불어 빅타비의 매출 성장에는 복용 편의성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HIV 치료제는 꾸준한 복용이 중요하다. 빅타비의 경우 음식물 섭취와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하고, 알약의 크기가 다른 HIV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작아 복용 편의성이 높다.
이에 진범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빅타비는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고 알약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다"면서 "HIV 감염인은 당뇨, 고혈압 등 다른 만성질환보다 투약 대상의 연령이 낮은 경향이 있어 출장, 여행 등 활동적인 일상생활에서 이런 장점이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