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연구 성과 발표
코로나19 알파, 베타 이어 델타 변이까지 효능 입증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플러스 아이콘
입력 2021.12.0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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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오상기 대표이사, 최진호 과학자문위원장, 진근우 연구소장, 김경일 CTO

현대바이오사이언스(대표 오상기)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위탁해 코로나19 감염 햄스터를 대상으로 수행한 효력시험에서 코로나19 경구치료제 CP-COV03와 항염증제 덱사메타손을 경구제로 함께 투약한 결과, 치료효과가 덱사메타손 단독보다 2.1배 높아졌다고 7일 발표했다. 

현대바이오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실험결과를 공개하고 의료계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덱사메타손과 항바이러스제의 병용으로 코로나19 치료에서 시너지 효과를 확인한 실험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인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중증 환자용으로 처방되는 약물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됐을 때 렘데시비르와 함께 투약한 바 있다. 렘데시비르는 현재까지 코로나19용 항바이러스제로 유일하게 허가된 약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료 효능에 의문을 제기했고, 예일대 연구 결과 약물내성으로 인한 코로나19 돌연변이가 보고되기도 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니클로사마이드 기반의 CP-COV03가 임상 단계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 이 병용 요법은 의료 현장에서 중증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원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로나19 중증환자 수가 줄어들면 사망자 감소는 물론 병실부족 사태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는 사실상 전무해 의료현장에서는 이들에게는 코로나19용 항바이러스제로 유일하게 승인된 렘데시비르나 항염증제 덱사메타손 등 극소수 약물을 임시방편으로 처방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 과학계는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면역력 약화라는 부작용을 수반하는 덱사메타손과 최적의 조합을 이룰 항바이러스제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진근우 박사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진근우 박사는 “스테로이드계 약물인 덱사메타손은 면역력 약화라는 부작용을 수반하므로 약화한 면역 대신에 항바이러스 효능을 내줄 병용 치료제를 찾아야 한다”며 “덱사메타손과 병용할 수 있는 최적의 짝이 CP-COV03”라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현대바이오는 처음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를 염두에 두고 CP-COV03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변이가 심한 RNA바이러스가 촉발한 코로나19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는 기존 접근 방식이나 제약계의 관행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대바이오는 기존 약물을 개량해 약효가 바이러스가 아닌 숙주세포에 작용하는 ‘숙주표적(host-directed)’ 항바이러스제를 경구제로 개발하기로 하고 전 세계 현존 약물 중 니클로사마이드를 최종후보로 선정, 첨단 약물전달체(DDS) 기술로 CP-COV03를 개발했다.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진근우 박사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현대바이오는 최대 난제인 변이를 기존 접근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며 “발상의 전환을 통해 숙주 표적 치료제가 답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여기에 맞는 최고의 약물로 찾아낸 것이 니클로사마이드였다”고 말했다. 

CP-COV03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바이러스를 표적 삼는 여러 주요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숙주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기전을 갖고 있어 오미크론, 델타 등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현대바이오의 설명이다.

현대바이오 CTO(최고기술책임자) 김경일 박사는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코로나19용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에 초점을 맞춘 ‘바이러스 표적(virus-directed)’ 기전이어서 바이러스의 변이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CP-COV03는 세포의 오토파지(자가포식)를 활성화해 세포로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므로 변이와 관계없이 효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박사는 “CP-COV03는 숙주세포를 표적으로 하므로 코로나19와 그 변종들을 치료할 수 있는 코로나19 계열의 범용약물”이라고 말했다.   

현대바이오의 최종 지향점은 숙주표적 항바이러스제인 CP-COV03를 여러 바이러스 질환에 범용할 수 있는 ‘멀티 타깃(multi-target)’ 약물임을 단계적으로 입증해 21세기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도 승리를 이끄는 최고 항바이러스제로 등극시킨다는 것이다.

CP-COV03의 임상2상 단계에서 코로나19와 독감용을 병행하기로 방침을 정한 데는 이 약물의 범용성을 1차적으로 입증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현대바이오는 밝혔다.  CP-COV03가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임상 1상을 마치면 독감용 임상은 1상을 거치지 않고 2상으로 직행한다. 

CP-COV03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 승인받으면 독감치료제로 별도로 승인받기 전이라도 의료 현장에서 두 질환의 유사 증상자에게 선제 대응이 바로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대유행에 따른 트윈데믹(Twindemic) 우려는 물론 의료대란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CP-COV03가 독감 임상을 마치면 니클로사마이드의 범용적 항바이러스 효능이 인체를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공식 입증되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현대바이오 오상기 대표는 “CP-COV03는 숙주표적 기전의 항바이러스제라 안전하면서도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증에 효능을 내는 약“이라며 “21세기 對바이러스 전쟁에서 코로나19 변이든 신종 바이러스든 모두 해결하는 게임체인저로 등극시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임상 1상을 마치는 대로 보건당국에 임상2상을 신청,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 CP-COV03의 2상을 종료하고 긴급사용승인을 받아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관계기관과 임상2상 계획을 협의하는 등 2상 준비작업도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바이오는 니클로사마이드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지난 9월 바그다드대 의대 등 이라크-카타르 연구진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임상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어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CP-COV03의 임상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진근우 박사는 “니클로사마이드의 인체에 대한 효능은 바그다드대 임상에서 이미 입증됐지만, 생체이용률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 여전히 숙제였다”며 “우리는 전달체 기술로 니클로사마이드의 생체이용률을 최대 40배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기에 임상2상 통과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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