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9주년 특집] “약사님, 비대면 진료 앱 왜 쓰세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제휴 약사 2인 익명 인터뷰
입력 2023.03.30 06:00 수정 2023.03.3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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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불법과 탈법행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회원 약사들의 플랫폼 제휴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달 초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는 자사의 제휴 병‧의원과 약국이 3000곳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2020년 12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1년반이 지난 지난해 1분기에 700여 곳의 제휴처를 확보했으나, 이후 1년동안 약 3배가 넘는 3000곳의 제휴처를 확보했다는 것. 

이에 약업신문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약 배송을 통해 비대면으로 환자들에게 약을 조제하는 일명 ‘제휴 약사’ 2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각각 서울과 경남권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이들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제휴를 맺은 경위와 약 배송 경험 후 느낀 장‧단점 등에 대해 입장을 전했다. 다만 이들의 의견을 제휴 약사 전체의 의견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으며, 이들의 개인 신상이 노출되지 않도록 익명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점을 미리 밝힌다. <편집자>
 

Q. 어떤 계기로 비대면 진료 앱을 통해 약을 조제하게 되었나.

서울 약국장 A씨 - 코로나19 시기에 한 전문언론 기사를 보게 됐고,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당시에는 코로나가 많이 심각한 상황이었고, 비대면 진료에 대한 얘기가 나오던 시기여서 관심을 갖고 시작하게 됐다. 

또한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비대면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해당 서비스 사용자가 늘어나는 것을 봤다. 추후에 약국이나 의원 분야에서도 이런 시스템의 도입이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미리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 

경남 약국장 B씨 - 친구 약사가 닥터나우를 써본 후 서비스도 괜찮고 환자들도 좋아한다고 권유해서 가입하게 됐다. 


Q. 현재 비대면진료를 통한 약 배송에 참여하는 약국을 상대로 약사회가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각 시도지부 및 분회를 통해 앱 탈퇴를 강요받은 적이 있는가. 

A씨 - 약사회에서 탈퇴를 강요하는 연락이 3번 정도 왔다. 이 제휴를 통해 하는 일이 불법이고, 그런 이유로 고소에 들어갈 예정이며 형사처벌도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꼭 탈퇴하라고 했다. 하지만 탈퇴하지 않았다. 

탈퇴하지 않은 이유는 일단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닥터나우 측에도 해당 부분에 대해 물었을 때 여러 법적 근거를 통해 설명을 해줘서 납득이 됐다. 약사회는 무작정 ‘불법이다, 문제될 것이다’라고 강조해서 그런 점이 와 닿지 않았다. 

강한 단어가 들어간 회유가 있다보니 마음이 약해진 것도 사실이었다. 고소, 패널티, 형사처벌 이라는 단어가 주는 압박이 있기는 했다. 

B씨 - 대한약사회 전체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이득도 있지만, 환자들의 편의를 생각하고 시작한 일인데 약사의 직능에 배반하는 행위인지 고민이 됐다.


Q.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한 약 배송을 경험한 후 느낀 장‧단점은 무엇인가.

A씨 - 장점은 확실히 코로나19와 일상이 바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저도 어린 자녀가 아팠을 때 어플을 사용해 진료를 본 적이 있는데, 코로나 시국에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간다는 사실이 꺼려졌기 때문이었다. 또한 어린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서 대기하고 진료를 보고 약을 받아오는 게 부담이었다. 직접 경험해보니 편리한 점이 피부로 와닿았고 환자들도 비슷한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약국의 운영에도 도움이 됐다. 예전 코로나 시국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도움이 되고 있다.

단점은 환자들과 직접 대면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어서 관계형성은 조금 부족한 것 같다. 

B씨 - 처방 접수와 조제에 여유가 생겨 낭비되는 시간이 확 줄었다. 병원이 다양해져 대체조제가 있는데 환자들이 대체조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Q. 플랫폼을 통한 약 배송 이후 가장 뿌듯했던 경험은 무엇인가. 또 기존에 약국을 운영할 때와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A씨 - 동네주민 중 한 사람이 직접 약을 조제받을 때도 있고, 비대면으로 처방을 받기도 한다. 닥터나우를 통해 저희 약국을 알게 돼 단골이 된 케이스라 조금 신기하다. 아기 엄마인데, 코로나때 약을 받아본 후 직접 약국에 종종 놀러오기도 한다. 당시 약 먹던 아기도 데리고 온 적도 있다. 개인적으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B씨 - 아무래도 대면 조제는 복약지도할 때 대기하고 있는 환자가 보이면, 중요한 것 위주로 간략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비대면은 시간 여유를 가지고 통화로 복약지도를 하다보니 환자의 궁금증이나 복약 상세내용을 전할 시간이 충분해 환자가 만족하거나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한다. 이럴 때 가장 뿌듯하다. 


Q.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이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A씨 - 도움은 됐다. 특히 코로나 시국에는 특화됐던 것 같다. 직장인들이 바빠서 시간이 없을 때 병원간다고 얘기하지 않아도 되니 좋은 것 같다. 

B씨 - 거동이 힘들거나 아이가 어려서 외출이 힘든 사람, 병원과 약국이 멀어 가기 부담스러운 사람, 혹은 의사에게 보이기 부끄러워가기 꺼려지는 사람 등 접근 장벽이 낮아져 진료를 받기 편해지니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Q . 비대면 진료 앱이 제휴 약국과 약사를 위해 배려해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 

A씨 - 약사회는 무작정 불법이라는 식의 주장이 너무 강한 것 같다. 너무 약사법의 법리적 해석만을 강조하면서 탈퇴를 권유해서 반발심도 생기는 것 같다. 닥터나우는 법리적 해석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대승적 차원을 강조하는 점이 더 마음에 와 닿았다. 

B씨 - 비대면 진료 앱과 제휴를 맺었을 당시 패드나 박스, 봉투 등을 제공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자리를 잡도록 도와줬다. 또 혹여나 생길 수 있는 환자나 약사회(보건소)와의 마찰에도 적극적으로 제휴 약국 편에서 도와주려고 노력했다. 조제가 이미 완료된 후 환자가 환불을 원하는 경우에도 진료를 받게 하는 등 여러모로 힘을 써줬다. 


Q. 약업계와 산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씨 - 현재 병원과 약국 전산프로그램이 여러 곳이 있듯이, 비대면진료와 어플도 여러 곳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서로 어느 정도의 서비스에 필요한 정보와 기본 체계는 맞추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B씨 - 상생방안이라기보다는 약사회에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대면 진료를 시작하고 어플을 통한 약 배달 이야기가 나올 때 무조건 반대 입장만 고수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히려 약사회가 주도해서 플랫폼을 만들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관계가 됐을지도 모르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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