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혜택 ‘유지’한다는 정부, 뚜껑 열어보니 보장성 축소
복지부, 지난 8일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대책 공청회’ 개최
보건의료단체연합 “상업적 의료 낭비지출 책임을 환자에게 떠넘기지 말라” 규탄
입력 2022.12.09 06:00 수정 2022.12.09 06:01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보건복지부가 지난 8일 공청회를 통해 공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강화 방안’이 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혜택을 유지하고 재정 효율화를 추진한다는 주장이지만,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제목의 포장과 달리 내용은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라며 정부를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날세우던 문재인 케어를 중단하는 것인 만큼, 향후 건강보험 급여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체감온도가 어떻게 변할 지 주목된다. 

정부 “국민생명 직결된 필수의료 투입 위해 ‘재정 절감’” 급여혜택 줄여
복지부 정윤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향후 보건의료정책 중점 추진방향에 대해 “앞으로 국민들께서 적정하게 이용 중인 건강보험 혜택은 유지하되,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재정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절감된 재정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와 국민 부담이 큰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에 투입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건보 혜택을 제공한 급여 부분을 축소한다는 의미다.   

복지부에 따르면, 그동안 광범위한 급여화로 의학적 필요가 불명확한 검사가 시행되는 등 과잉이용 발생, 사후관리‧심사 등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기공명영상(MRI)의 경우 두통‧어지럼에 선행검사(신경학적 검사)에서 이상이 없음에도 명확한 사유없이 촬영해왔다는 것. 환자의 개별 상태나 의학적 필요성보다 일률적으로 복합촬영을 최대 3개까지 허용해 보장성 강화 항목이 무분별하게 남용됐다는 것이다. 

초음파 역시 수술전 초음파 관련 불합리한 급여기준으로 일부 의료기관에서 척추‧어깨 등 근골격계 수술 전 상복부 초음파를 일괄 실시했다는 것. 동일일자에 불필요하게 여러 부위 초음파를 검진‧촬영하는 이상 사례도 연간 약 7000여건 확인되는 등 검사가 과잉이용됐다는 지적이다. 

또한 근골격계 질환은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 선택적 의료가 다수 혼재돼 있지만, 다른 필수적 의료와 같이 검토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 급여화된 MRI와 초음파 중 ‘재정목표’ 대비 지출 초과 항목, 이상사례 발견 항목 중심으로 급여기준 명확화해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뇌‧뇌혈관 MRI의 경우 두통‧어지럼은 현행 △신경학적 검사 시 급여가 인정되고 △최대 3번까지 촬영이 산정되지만, 앞으로는 △신경학적 검사상 이상소견이 있는 경우에만 급여가 인정되고 △최대 2촬영으로 제한을 검토한다. 

상복부 초음파는 현행 수술 전 초음파 시행 시 급여가 적용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부재하지만, 앞으로는 수술 위험도 평가 목적의 포음파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급여가 적용된다. 

초음파 전체는 동일 날짜에 여러 부위를 불필요하게 동시 검사하는 것에서 동일날 여러 부위 촬영 시 최대 산정 가능 개수를 제한하는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보장이 축소로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하지만 정부는 의학적 필요에 따라 급여화 여부를 신중 검토하겠다는 보장성 강화 계획을 강조하고 있다. 근골격계 등 MRI‧초음파는 의학적 타당성 등을 검토해 필수적인 항목 중심으로 제한적 급여화를 추진할 예정이며, 그 외 등재‧기준비급여는 의학적 유용성, 치료효과성, 재정부담 등 급여진입 기준 적합여부를 재검토 후 급여화한다는 방침이다. 본인부담률 결정기준 정비, 평가 우선순위 결정절차를 마련해 선별급여 관리도 개선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같은 날 ‘윤석열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와 시장의료체계를 고착화시키는 어긋난 필수의료 정책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보건의료연합은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 및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대해 “제목이 나타내는 포장과 달리 내용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축소해 환자에게 고통을 전가하며, 공공의료 확대강화가 해답인 필수의료 문제를 민간병원 재정지원 빌미로 삼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전국민건강보험을 도입한 1988년 이후 보장성 축소안을 제시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최초”라며 “심각한 후퇴 안으로 건강보험 제도를 악화시키려는 정부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안은 전국민건강보험 도입 이후 역사적 퇴행 △상업적 의료체계가 낳은 낭비 많은 재정지출 책임을 환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기만 △필수의료 지원이라며 민간의료기관에 보상을 늘리는 것은 지금까지의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정부 정책을 전면 반박하고 있다. 

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한국은 의료보장성이 OECD 국가 중 최저수준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보장성 강화계획은 커녕 ‘재정 건전화’를 빌미로 보장성을 축소시키려는 퇴행을 시도하고 있다. MRI, 초음파 급여 재검토는 부족한 ‘문재인 케어’조차 되돌리려는 보장성 후퇴의 시작”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것이 아닌 민간의료기관에 수가 인상으로 보상을 높이겠다는 정부 방식은 지난 30여년간 실패해온 것”이라며 “대다수 병원이 필수의료 부문을 외면하는 근본 원인은 의료공급이 민간에 내맡겨져 있는 탓이며, 공공의료 확대가 해법”이라고 반박했다.

약품비 관리방안 어떻게 바뀌나
정부는 세 가지 개선안을 통해 약품비 관리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기등재 약제에 대한 재평가를 강화할 계획이다.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시점인 2020년 7월 이전 기등재 약제에 대해서도 약가 차등 적용기준을 확대해, 기준요건 충족 여부를 평가해 최대 22.5%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약가제도 개편안은 제네릭 등재 시 기준요건인 △자체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실시 △식약처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등 2가지 충족 여부에 따라 미충족 요건 하나당 15%씩 최대 22.5%의 약가를 인하하는 제도다. 현재는 2020년 7월 이후 신규약제부터 기준요건에 따라 약가를 차등 산정했으나, 앞으로는 2020년 7월 이전 기등재 약제 2만여개 품목에 대해서도 기준요건을 평가해 약가를 차등 인하한다는 것이다.

또한 임상적 유용성 등이 불분명한 약제 중 연간 청구액이 약 200억원 이상이고, 외국 1개국 이하에서 급여되고 있는 경우도 약제 재평가 대상이 된다. 특허만료 만성질환 약제 등도 외국 약가와 비교해 재평가하게 된다. 

두 번째로 위험분담제를 통한 고가약 관리도 강화한다. 고가약 신규 등재 시 다양한 유형의 위험분담제를 적용해 관리를 강화하고, 효과성 등 성과가 낮을 경우 약가 환급 등을 계약하게 된다. 일정기간 투약 후 효과가 없을 경우 업체가 건보공단에 약가 일부를 환급하거나, 총 사용 한도 초과 시 초과분의 일정비율을 업체가 공단에 환급하는 방법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약제 사후관리제도도 지속 추진한다. 의약품 청구 내역을 활용해 실거래가 조사를 실시하고, 실거래가 수준까지 약가를 인하한다. 장려금 지급을 통해 처방‧조제 약품비 절감 등 처방행태를 개선하고 약품비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사용량이 예상 청구액 또는 전년대비 일정 비율 이상 증가할 경우,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을 통해 최대 10%까지 가격이 조정된다.  
전체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제도]건보혜택 ‘유지’한다는 정부, 뚜껑 열어보니 보장성 축소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제도]건보혜택 ‘유지’한다는 정부, 뚜껑 열어보니 보장성 축소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