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비급여 정보공개, 반드시 필요…의료계와 논의”

취임 2년차 맞이한 김선민 심평원장 “비급여 가격 공개, 실보다 득 많아”

기사입력 2021-05-06 06:00     최종수정 2021-05-06 06:1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는 비급여 정보공개에 대해 환자의 선택권을 강조하며 필요하다는 의견을 재차 강조했다. 김선민 심사평가원장은 지난 4일 열린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비급여 정보공개가 중요한 만큼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반면 같은 날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의료 4개 단체가 이같은 의견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4일 강원도 원주 본원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열고 ‘건강보험 비급여관리강화 종합대책’ 실행기관으로서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업무 협조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문기자협의회는 김선민 심평원장 주재로 개최된 이번 간담회에서 ‘가격 경쟁을 조장한다’, ‘비급여마저 정부가 통제한다’는 논란을 낳고 있는 비급여 관리 정책에 대한 심평원의 입장을 물었다. 

김선민 원장은 “지난해 발표된 ‘건강보험 비급여관리강화 종합대책’에서는 비급여 과잉진료나 비용 부담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며 “심평원은 해당 정책의 실행 기관으로서 제도의 수용성 확보와 효율적 정책 수행을 위해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업무 협조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장성 강화 이후 가장 중요한 후속조치는 비급여 관리정책”이라며 “대대적인 급여 확대 결과 4대 중증질환의 보장률은 82.7%에 이르지만, 의원급 보장률은 50% 후반대에 머물고 있어 의원급에서의 비급여 진료에 대한 환자의 알권리나 선택권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선민 심평원장이 비급여 정보공개의 중요성을 언급하던 시각, 용산 전자랜드 랜드홀에서는 의사협회, 병원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등 의료 4개 단체가 공동 개최한 ‘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 정책 추진 재고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들 단체는 “비급여 진료비용 전면적 신고 의무화를 즉시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4개 단체는 “모든 비급여 행위를 보고하라는 것은 의료기관을 통해 비급여 의료 데이터를 취합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으며, 의료소비자인 국민의 비급여 니즈를 명분으로 의료인을 단순 데이터 수집 행정요원으로 전락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공동대응을 위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원장은 의료계와의 충분한 논의와 소통의 여지를 내비쳤다. 그는 “의료계가 행정적인 절차 등에 있어 부담을 느끼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의료계에서도 비급여진료비를 관리해서 국민들이 아플 때 의료비부담을 가볍게 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에 공감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해왔던 비급여 항목 가격 공개도 과잉경쟁으로 이르지는 않았고, 전체적으로 실보다는 득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공개항목 선정이나 공개방식 등 실무적인 사항들을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하면서 추진해 합리적인 방식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언급했다.

“심사평가체계‧비급여 등 4가지 핵심과제 매진할 것”
지난달 21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김선민 원장은 “지난 1년간 추진한 여러 업무 중 가장 의미 있으면서도 어려웠던 일은 단연코 심사평가체계 개편이었다”며 “심평원이 44년간 해오던 진료비 심사와 20년간 해오던 적정성 평가의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은 그 어떤 일보다 의미 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올해에도 ▲심사평가체계 개편 ▲비급여 등 보장성 강화 후속정책 ▲의료제공 체계 합리화 ▲정보통신역량 고도화 등 4가지를 꼽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지난 1년간 수립한 비전을 앞으로 2년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심사평가체계 개편을 구체적으로 차질없이 진행하고, 보장성 강화 후속정책인 진료비확인신청제도를 비롯한 기존 비급여 관리 업무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개별 업무를 고도화해 나갈 생각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제공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한 만큼, 지역의료기관 홍보사업을 확대하는 등 합리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이 세 가지는 결국 정보통신 역량 극대화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어서 AI‧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심사체계 개편의 목표로 ▲심사편차를 줄이고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것 ▲과거 비용 일변도의 심사에서 질과 비용을 같이 보는 방식으로의 변화 ▲청구 건단위로만 판단하던 것에서 의료기관 단위 데이터를 결합해 판단 정확성‧일관성을 높이는 것을 세웠다. 

최근 심평원은 급여적정성 재평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약제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약가재평가지원부’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한 급여기준이 바뀌고 그에 대한 급여기준 일부개정고시 취소 소송이 제기됐다”며 “약가재평가지원부는 심평원의 약제 재평가 업무가 법률적으로 타당한 범위 안에서 진행되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약제소송이 경제성 평가나 약리적인 측면 등 기술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법률적 타당성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 아래 신설된 부서인 만큼, 향후 약가소송에 보다 면밀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지난 1년을 돌아보니, 비전을 제시하고 위기를 관리하는 일이 제 일의 전부였다”면서 “원장이 된 후에는 더욱 직원들의 성실함과 강한 책임감을 실감하고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위기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하도록 많은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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